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있다. 종교개혁이 일어난 이유 중 하나는 당시 가톨릭교회가 지나치게 ‘부’를 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거꾸로 ‘부’를 탐했던 가톨릭에 저항했던 개신교가 물질의 단맛에 취하게 되었다.

<기독교사상 10월호>에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 개신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과 사상을 재현하고 진정 ‘개혁교회’로서 소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일조하고자 특집을 마련했다.

책속에는 먼저 “종교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출발하여 당당히 ‘개혁교회’라는 이름을 얻은 프로테스탄트들, 그리고 그 전통을 계승한다고 자부하는 한국 개신교회는 오늘날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하여 교회 안팎으로부터 끊임없는 비난의 소리를 듣고 있다”며, “이와 관련, 한국교회는 몇몇 단체나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를 내긴 했지만 대부분 말로 그치고 말았다”고 전제한 뒤, “권력에 당당히 맞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며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편에 서는 교회, 맘몬 앞에서 신앙의 자존심을 지켜내는 교회, 성서의 본질을 추구하는 교회, 신학이 지적 욕구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목회로 설교로 꽃피어나는 교회. 이 모든 것을 ‘네가 실천하라’ 하지 않고 ‘나의 실천 과제’로 받아들이는 교회만이 진정한 개혁교회로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집에는 ‘한국교회, 종교개혁의 칼 앞에 서다’란 주제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를 비롯해 이현주 기자(기독교연합신문), 송용원 목사(은혜와선물교회), 김주한 교수(한신대) 등이 참여해 한국교회에 진심어린 충고를 했다.

박종화 원로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란 제목으로 “오는 2017년에 맞이하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한국 개신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을 되찾고 희망의 미래를 맛보는 해가 되어야 한다”면서 “온 교회가 연대하여 ‘오직 성서’, ‘만인사제직’ 등 종교개혁의 주요 주장들을 계승하여 오늘 여기서 ‘다시’, ‘새롭게’ 주장하고 실현함으로써, 반지성주의와 교권주의, 물량주의의 포로가 되어 죽어가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 개신교를 해방하고 소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는 ‘한국교회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 상황을 살펴보며’란 제목으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개신교의 준비 상황을 모니터링 했다. 대다수의 기념사업이 종교개혁 정신과는 거리가 멀고 교회 안에 고립되어 있다”고 비판한 뒤, “종교개혁 정신의 정수는 사랑이며, 그 사랑은 교회의 벽을 넘어 사회, 무엇보다 약자들을 향한 것이다. 선을 향한 분투 없는 ‘오직 믿음’은 결코 완전한 믿음이 아니다. 종교개혁자들은 그런 믿음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송용원 목사는 ‘종교개혁의 원음을 복원하라’란 제목으로 “한국 개신교회에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본래 목소리가 울릴 수 있도록 복원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종교개혁 사상은 그 수용자나 시대적 조류 등에 따라 변천을 거듭했고 왜곡되기도 하였으며, 한국의 경우 미국교회의 절대적 영향 아래 그것을 전수받아 오늘에 이르렀기에 과연 한국 개신교회가 실제의 종교개혁에 대해 알고 말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특히 종교개혁자들의 성찰과 실천의 주요 대상 중 하나였던 ‘공동선’은 자유와 정의를 위한 교회의 사회경제적 노력이었으며, 오늘날도 지극히 유효하고 현재 한국 개신교회에 전적으로 결핍된 요소”라고 지적했다.

김주한 교수는 ‘종교개혁의 주요 기치, 그 오해와 진실 - 한국교회 상황에서’란 제목으로 “16세기 종교개혁의 기치의 핵심은 ‘본질적인 것’으로 되돌아가 ‘보다 새로운 존재’로 돌아오는 것”이라면서 “곧 한국 개신교회의 개혁은 종종개혁 시대로 돌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정신과 사상이 오늘날의 지평에서 새롭게 해석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의 개혁운동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근본 원인은 신학적 토대의 부재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특집에서는 특별히 ‘급진적인 종교개혁 프로젝트’라는 이름하에 모인 세계 신학자들이 마르틴 루터의 95개 테제를 오늘의 상황에서 재해석해 발표한 94개 테제를 소개했다.

이밖에도 10월호 교회와 현장에서는 ‘루터의 종교개혁 3대문서 다시 보기(1)’와 ‘프랑스 종교개혁의 현장을 찾아’ 등 종교개혁 당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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