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원 목사
대한민국을 뒤흔든 파렴치하고 잔악무도한 사건이 또 터졌다. 목사로서 매번 이러한 소식을 전하는 것이 가슴이 아프지만, 두 번 다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펜을 잡았다.

사건은 2년 전 입양한 6살 딸을 17시간 동안 학대해 숨지게 한 뒤 그것도 모자라 시신을 불에 태워 훼손한 양부모 이야기다. 이 양부모들은 벌을 준다는 명목으로 이 어린 생명의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고 17시간동안 그대로 방치했다. 이유는 말을 잘 듣지 않고 식탐이 많다는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양부모는 그러고도 태평하게 아이가 사라졌다고 거짓신고까지 했다니 할 말이 없다. 어떻게 그 어린 생명에게 그처럼 가혹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차라리 입양을 하지 않았다면 그 아이는 더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지 않았을까.

갈수록 인정이 없고, 갈수록 도덕적 경계선이 쉽게 무너져버리는 것 같다.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생명보다 값진 것이 어디에 있다고, 도대체 누가 아이를 죽음으로 내몰아도 된다고 권리를 줬단 말인가. 어디에도 그런 법은 없다. 이는 단지 어른들의 이기심과 욕심에서 나온 최악의 선택일 뿐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앉아서 잔악무도한 뉴스를 접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이 사회에서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모니터링하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단지 몇몇 단체에서 하는 것이 아닌, 이웃이, 단체가, 교회가 나서서 주변의 학대받거나 방임에 처한 아이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그 방법 밖에 어린 생명의 삶을 지켜주는 것은 없다. 그중에서도 한국교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교회 내에서도 아동 학대와 방임은 자유롭지 않다.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만만치 않다. 갈수록 나이가 어려지는 부모들, 개인이기주의 등이 자리잡아버린 세태에 누구를 원망만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제는 교회가 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교회가 성경에 입각한 자녀교육의 틀을 제공하고, 아이의 역할이 아닌 부모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또한 학대를 받는 모두가 하나님의 동등한 자녀임을 깨닫게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의 개념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알려야 한다. 모두가 평등한 가운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교회가 단지 예배 처소로만 이용되지 않고 언제든지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이웃, 어린이들이 피난처로 활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아야 한다. 고통을 당하고 있는 우리의 생명들이 언제든지 찾아와서 자신의 위험을 알려 더 큰 봉변을 당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아동학대가 일어나지 않도록 눈에 불을 켜고, 주변의 어린 생명의 지킴이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길 바란다. 그 길이 바로 한국교회에게 주어진 가장 긴박한 과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교회가 부흥과 성장에만 목을 매어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고, 이 땅의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소금과 빛의 역할에 매진하길 바란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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