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 10월 월례 발표회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란 주제로 지난 14일 명성교회(담임 김삼환 목사) 샬롬관 2층 두란노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는 영등포 쪽빵촌 노숙인 광야교회 담임인 임명희 목사와 북녘 다제내성결핵 치료 유진벨재단 회장 스티브 린튼 박사, 말기암환자 샘물호스피스 선교회 원장 원주희 목사, 외국인노동자 암미선교회 대표 김영애 선교사 등 현장에서 소리 없이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맡았다.

‘광야의 발자국’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임명희 목사는 “우리는 계속 밖으로 나가고 있다”며, “매주 화요일 밤 자정에 말씀과 라면을 가지고 역전 대합실로 나가고, 금요일 저녁에는 역전 광장 노방전도를, 주일 예배 후에는 동네르르 돌며 회개의 복음을 외치고, 토요일에는 쪽방 속에 들어가며 한 사람 또 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한다”고 전도사역을 밝혔다.

임 목사는 또 “추수감사주일을 전후로 ‘광야인의 날’ 행사를 열어 복음전도와 위로 공연 및 월동잠바를 나눠주고, 연말에는 10여일 간 매일 저녁, 역전 대합실에서 연말 자정 전도 집회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 목사는 비전에 대해 “앞으로 제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치하므로, 약 500만개의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수많은 실직자들이 실망하며 방황하다가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많은 상황에서 노숙인 사역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또 “이미 수백 만 명의 중독자(2014년 7월 9일 중독포럼)가 사회에 만연함으로 교회는 중독자 사역에 관심을 갖고, 중독자 치료를 위한 목회자와 전문 사역자를 양성해야 할 것”이라며, “알코올 중독, 야동 중독, 방랑중독, 사주관상 등의 특별한 부분에 관련한 사역자를 양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목사는 이와 함께 세계 도처와 대도시의 다운타운에 늘어나고 있는 홈리스들을 위한 홈리스 센터를 세우고, 그들을 돌보고 섬기는 일을 통해 복음을 증거할 계획도 내비쳤다.

‘가장 소외되고 약한 말기환자들을 섬기는 샘물호스피스선교회’란 주제로 나선 원주희 목사는 “샘물호스피스선교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립형 호스피스 시설을 1993년 11월 26일부터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서 운영하고 있다”면서, “교회, 병원, 단체후원 및 개인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현대 의학적으로 소생될 수 없는 말기 암환자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꼭 필요한 말기환자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섬기는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샘물호스피스병원(90병상 규모)을 운영하며 의학적으로 더 이상 치료 불가능하다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낙심한 가운데, 죽음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말기환자들을 생을 마칠 때까지 그리고 환자들이 생을 마친 이후에도 그 유가족까지 하나님의 사랑으로 돌보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목사는 샘물호스피스선교회 사역의 목적과 방향에 대해서는 “말기질환으로 더 이상 의학적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잔여수명이 6개월 전후로 예측되어지는 말기환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생의 마지막 시간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하나님 사랑 안에서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아울러 에이즈 환자, 성인 자폐증 장애인 등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연약한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선교회의 사역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죽음의 절망 앞에 있는 말기환자가 위엄을 유지하면서 평화스러운 마음으로 내세에 대한 믿음과 소망을 갖고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서, “생의 마지막까지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아울러 환자의 가족도 격려하고 지지해주는 역할을 호스피스에서 감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죽음의 노예생활에서 벗어나게 하는 복음 전파 △죽음준비문화 확산을 통해 하나님 나라 가치관 확대 △죽음의 고통 해결을 통해 교회의 소금과 빛의 사명 감당 △기독교적 생사관으로 장례문화 개혁 등을 호스피스 사역의 기대 효과라고 전제한 뒤 각 교회가 호스피스 프로그램을 도입해, 인간의 죽음을 해결하러 오신 예수님 사랑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피력했다.

암미선교회의 사역을 보고한 김영애 선교사는 “이주노동자들의 근무조건이 많이 향상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인권의 사각지대여서 그들에게 얼마나 문제가 많았는지 모른다”며 “선교라고 해도 그저 그들의 긴급한 현실적 문제를 돕는 일이 전부였는데, 여성인 내가 3D 업종의 거친 남자들 속에서 그런 문제들을 대하는 일은 너무 버거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선교가 자리를 잡아가더니 지하 50평의 공간이 생겼고, 10년 후에는 선교센터도 짓게 됐다”면서, “2012년부터는 이주노동자들 외에 다문화가정들이 생겨나면서 암미 다문화센터로 명칭이 바뀌었고, 이주민들(이주노동자 및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면서 암미가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주관의 사회통합 프로그램(KIIP) 일반 운영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또 이슬람권 선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 김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힘쓰고 있는 이슈 중에 이단문제, 동성애 문제와 더불어 이슬람확장 저지가 있으나, 이 문제는 고려해 볼 점이 있다”면서, “이슬람권 선교가 어려워도 이주민들 가운데 이렇게 열매가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교회가 나서서 이슬람 확장저지 운동을 펼 경우, 그나마 이주민선교까지 위축되지 않겠는가”라며 반문했다.

또한 이슬람확장이 테러위험을 가져올 수 있어서 걱정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일차적으로 정부가 책임질 일이라며, 교회로서의 첫째 사명은 선교적 사명인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선교사는 “한국교회는 오히려 이슬람에 대해 선교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열심히 연구하며 이슬람 선교의 기회를 포착해야 해야 옳다”면서, 한복협이 이 문제를 연구주제로 삼아 발표를 해줄 것을 제안했다.

김 선교사는 “암미의 특징 하나는 초교파 선교단체로 책임 있는 후원처 없이 주로 협력선교로 동참하는 교회들과 개인 후원자, 그리고 소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협력선교의 모델이 되고 있는 점”이라며, “이렇게 이주민선교를 통해 더욱 협력운동(연합운동)이 일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선교사는 “21년 전, 어떤 선교계획도 없이 단지 노엘이 처한 어려운 형편에 관심을 좀 가져준 것뿐이었는데 하나님은 그 일을 계기로 이렇게 선교 역사를 일구어 내신 선교의 하나님이시다”면서, “과연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주님께 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한 케이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드린 예배는 김명혁 목사(한복협 회장, 강변교회 원로)의 인도로 박종화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경동교회 원로)가 메시지를 전하고, 이옥기 목사(한복협 총무, UBF 총무)와 정일웅 교수(한복협 중앙위원, 전 총신대 총장), 임석영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은빛선교회 대표)가 △한국교회의 영적 각성과 회개운동 △한국교회의 윤리적 각성과 사랑운동 △한국교회의 교회적 각성과 연합운동 등을 위해 합심으로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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