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원 목사
국낸 최대의 기업인 삼성. 그 중에서도 매번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으며 스마트 업계 당연 1위를 자부했던 삼성전자가 요즘 심상치 않다. 의욕적으로 선보였던 갤럭시노트 7이 발화사건으로 인해 최종 단종 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따른 향후 손실금이 3조원 중반에 육박할 정도라는 전망까지 나온 상태다. 역대 최고라는 박수갈채를 받은 제품이 하루아침에 최악의 폰으로 전락했으니, 기업으로서 여간 속상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바로 삼성전자가 그동안 쌓아왔던 기업 이미지마저 퇴색해 버렸다는 점이다.

솔직히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애플사의 아이폰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그 위용이 대단했다. 서로 기술적인 언쟁까지 붙어 곳곳에서 재판이 열리기도 했다. 그만큼 두 제품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세상의 모든 스마트폰이 갤럭시 아니면, 아이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것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의 제품이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데 묘한 성취감까지 느끼게 만들었다. 그런 기업의 제품이 한 번의 실수로 이미지 실추의 길을 걷고 있으니 아쉽기도 하다. 한 번 잃어버린 이미지를 어떻게 재생시킬지 모르겠지만, 그 길은 분명 가시밭길이 될 것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진실과 신뢰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불신의 눈총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느리더라도 진실되게 소비자들에게 다가오는 기업의 면모를 되찾을 때 비로소 사람들에게 다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이번 사태를 보고서 한국교회의 처지와 같다고 생각했다. 한국교회도 부흥과 성장의 시절이 있었다. 전 세계가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한국교회는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다. 단순한 성장이 아닌, 사랑과 나눔, 헌신이 깃들어진 진실된 부흥과 성장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성장은 멈춰버렸고, 믿음의 불씨는 불신의 눈총으로 변해버렸다. 더 이상 한국교회를 향해 본받고 싶은 종교라고 쉽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가장 가슴이 아픈 부분이다.

믿음의 선조들이 온갖 핍박과 억압 속에서도 굳건히 헌신해 쌓아온 이미지를 순식간에 잃어버린 것이다. 세상적인 기준에 맞춰 가려다보니 진정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잃어버려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속빈 나눔은 진심을 전달하지 못했고, 휘황찬란한 예배당은 곧 부자들의 종교로 손가락질 받게 만들어 버렸다. 성장에만 치중하는 잘못된 선택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예배당은 많은데 예수님이 찾아올 곳은 없게 만들어버렸다.

이제 한국교회는 개혁과 갱신으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외형적인 풍요함에 목을 매지 말고, 진정 나누고 헌신할 줄 아는 주의 몸된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가장 낮은 자리에서 겸손하게 섬길 줄 알아야 한다. 발화사건으로 단종까지 결심해야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온전히 인정받기 위해 신뢰를 회복해야 하듯이, 한국교회도 무분별한 성장주의에서 벗어나 온전히 세상을 섬기는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신뢰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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