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사명 잃어버리고 빛 꺼진 등, 맛 잃은 소금으로 전락
섬김과 봉사, 연합과 화합의 공동체로 되돌아갈 때 희망 있어

 

△목사님, 반갑습니다. 창간 4주년 특별대담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독교한국신문은 4년 전 사랑, 생명, 정의, 평화, 환원이라는 사시로 창간의 기치를 올린 후, 한국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부족하나마 소임을 감당해 왔습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과 역사 앞에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하나님과 역사 앞에 바로설 수 있도록 그 소명을 다하고자 오롯이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여전히 바람 앞의 등불처럼 대사회적 이미지 실추 속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창간 이후 4년이 흐른 지금 목사님을 모시고 한국교회의 문제점과 그 대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기독교한국신문 창간 4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지난 4년 동안 유달상 국장님과 직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고와 봉사로 기독교한국신문이 눈부시게 성장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기독교한국신문은 우리나라 많은 교계 신문 가운데 교계 소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보도하여 독자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신문이 된 것을 감사합니다.

△최근 한국교회를 향한 위기의 목소리는 갈수록 증폭되고 있습니다. 안티 기독교세력이 갈수록 세력을 확장하고 있고,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으며, 사회로부터 신뢰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대다수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했다는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그러한 원인을 찾아내어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며,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데 주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교회가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고 잃어버린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목사님을 뵙자고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교회에 대한 위기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원인을 여쭙고 대안을 듣고자 함입니다. 한국교회의 지도자이자 원로로서 목사님만큼 정확히 한국교회의 상황을 분석하고 있는 분도 많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과거 한국교회는 나눔과 섬김, 사랑을 실천하면서 사회의 모범이 되었으며,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병원을 설립해 의료선교에 힘썼고, 학교를 세워 교육에 힘썼으며, 봉사와 구제를 통해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존경은커녕 도리어 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세태가 되었습니다.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작금의 한국교회의 상황은 참으로 가슴 아프고 염려되는 현실입니다. 그것은 교회의 본연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타락의 길을 가고 있어서 빛이 꺼진 등불과 맛 잃은 소금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평신도의 책임이 아니고 한국교회 목사와 지도자들의 책임입니다. 그러므로, 나 자신을 비롯한 모든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철저한 반성과 깊은 회개운동이 일어날 때 침체된 한국교회가 재기할 수 있습니다.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일어났던 회개의 운동이, 한국교회에 일어날 때, 침몰해가고, 병들어가는 한국교회를 살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교회가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데에는 소위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책임도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지도자들은 교회 안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영향력을 갖기 때문에,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사료됩니다. 오늘날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사회로부터 돈과 권력, 명예를 추구하고,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한국교회의 위상 추락과 위기가 한국교회 지도자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지도자들의 책임이 크다면 앞으로 어떤 반성과 실천적인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할까요.

=지난 130년간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사역하신 발자취를 살려보면, 진실하고 정직하며, 윤리와 도덕성이 성결하여 불신사회로부터 존경과 칭찬을 받았던 숭고한 지도자들이었습니다. 당시 목회자들이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이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는 1950년 6.25 사변 후 예수님을 믿고 구원을 받았는데, 그때 당시 목사님, 전도사님 하면 천사같이 성자같이 존경받고 우러러 보았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금욕에 눈이 어두워 교회 헌금을 마음대로 남용하며, 성도와 불신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으며, 권력과 명예욕에 미혹되어, 신앙양심에서 벗어난 행위를 서슴없이 감행하고 있어서 지도자의 권위를 상실하고 있음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한국교회 성장이 멈춘 이유는 그 책임이 집사나 권사나 장로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목사와 지도자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교회에 성실하고 훌륭한 목회자도 있지만, 부패하고 타락한 목회자가 너무 많아서 때로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에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교인과 불륜의 관계를 갖는 부도덕한 목회자, 물질에 눈이 어두워 양심을 속이고 공금을 착취하는 목회자, 그리고 소중한 생명을 살인하는 목회자와 신학교 교수가 사법당국에 체포되는 사건은 성직자들의 타락한 현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오늘의 유럽교회와 같이 문을 닫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어린이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 50%, 청년부가 없는 교회 60% 된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이 모든 것은 지도자들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각 부문에서 갈수록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교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오히려 교회는 양극화현상으로 사회보다 더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보수교회와 진보교회가 좁혀지지 않는 이념적 평행선을 그리고 있고, 부자교회와 가난한교회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극심한 위화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또한 목회자와 목회자간, 목회자와 교인간, 교인과 교인간의 양극화 또한 심각한 수준입니다. 양극화현상의 해소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특히 농어촌교회와 미자립교회를 위해 한국교회가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양극화 현상은 국가와 사회가 그만큼 자기 이기주의와 욕망이 팽배해 있다는 현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 묻혀 있는 한국교회도 똑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교회 보수진영의 교회와 진보진영의 교회가 서로 갈등하고 비난하며 화합되지 못하는 것은 불신의 담이 점점 높아지는 실로 유감인 것입니다.
더욱이 교계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보면, 대형교회 중에 자기교회 명예만 자랑하고 높이는 일에만 몰두하지, 가난한 이웃교회와 개척교회를 돕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교회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1년에 미 자립교회 중 문을 닫는 교회가 500개가 더 된다는 것은 한국교회의 당면한 비극입니다.
대형교회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으니, 미 자립교회와 개척교회에 대하여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고 살리는 일에 힘쓸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다.

 

△목사님께서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는 그동안 교회연합과 일치운동에 앞장서면서, 사랑의 실천, 나눔과 봉사, 구제 등 이웃사랑에 힘써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활동을 간략히 소개해 주시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혀 주십시오.

=제가 섬기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가 창립되던 1975년 당시에는 한국의 전체 교단이 18개 교단이었습니다. 그때 고 한경직 목사님을 비롯하여 18개 교단 총회장, 총무와 교계지도자 평신도 대표 등 110명이 영락교회에 모여서 국가의 안보와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시급함을 인식하고 본 협의회를 창설하였으며, 현재 50개 교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후 찬송가공위회를 구성하여 3개로 나누어 부르던 합동찬송가, 개편찬송가, 새 찬송가를 하나로 편찬하는 일에 앞장을 서서 오늘의 찬송가가 나온 것입니다. 그리고 부활절 예배도 보수진영에서는 덕수궁에서, 진보진영에서는 남산에서 나누어 드리던 것을 1975년 부활절에 여의도광장에서 30만 명이 함께 모여 드린 것이 본 협의회의 업적이며, 한국교회의 새로운 역사인 것입니다.
그러나 작금에 이르러 교단이 300개 이상을 나뉘어 있고, 연합기관도 많아지고 분열되어서 한국교회의 장래가 염려됩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명예욕을 버리고, 겸손히 자중해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연합체를 만드는데 비전을 가지고 헌신해야 됩니다.

지도자는 자기를 내세우면 한국교회가 하나로 연합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땅 속에 묻힌 한 알의 밀알이 되어 한국교회를 위하여 희생 되어야 합니다. 본 협의회는 1992년도부터 대한적십자사와 국민일보와 협력하여 한국교회의 유일한 사랑의 헌혈운동을 전개하여 한국사회에 피가 부족하여 사경을 헤매는 이웃을 살리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1981년 11월 30일 세계대학교 총장회의에서 전 경희대학교 총장 조영식 박사가 발의한 세계평화의 날을 매년 9월 셋째 화요일 지키자는 제의를 하였고, UN총회에서 통과하여 36년 째 지켜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년 12월이 오면 노숙자 500명을 초청하여 용산 문화체육관에서 성탄절위로잔치를 열고 추위에 떨고 있는 노숙자를 돕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99년 전인 1517년 10월 31일 가톨릭 신부였던 마틴 루터가 당시 교황과 성직자들의 만연한 폐습을 지적한 95개조 반박문을 발표하면서 종교개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매년 10월 마지막 주일을 우리 개신교에서는 종교개혁 주일로 지켜오고 있습니다.
당시 가톨릭은 심각하게 부패한 상태였습니다. 교직을 돈으로 매매하였고, 16세기 초에 와서는 심지어 사람이 죄 사함을 받는데 면죄부를 사면 죄 사함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며 그런 일을 교황청에서 감행했습니다. 루터는 이에 대해 돈으로 죄를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은 기독교 복음의 본질에서 변질된 것이며, 선량하고 무지한 민중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교황청의 기만이라고 공격하며 95개 조항의 반박문을 게시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은 성서의 권위와 하나님의 은혜와 믿음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세속적인 신앙에서 초대교회신앙으로 돌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교회가 세속화되고 교회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할 때, 교회는 부패하고, 세상은 혼탁해지고, 사회는 전반적으로 어두워졌습니다. 이처럼 종교개혁은 우리 개신교 역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500여 년이 흐른 지금 교회 안팎에서는 ‘제2의 종교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교회가 부패했다는 것입니다. 목사님께서는 이러한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5세기 로마 가톨릭이 부패했을 때, 마틴 루터가 전개한 종교개혁은 하나님께서 분노하신 종교혁명인 것입니다. 마틴 루터가 일으킨 종교개혁이 지금 한국교회에서 일어나야 할 시급한 운동입니다.
교회가 본연의 사명을 잃고 세속화 되었고, 목사 등 종교 지도자들이 사명을 잃고, 영적으로 무능하여 불신 사회로부터 조소와 비난을 받고 있는 시점에 마틴 루터의 제2의 개혁운동이 반드시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기독교한국신문이 창간 4주년을 맞았습니다. 기독교한국신문은 한국교회가 하나님과 역사 앞에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하나님과 역사 앞에 바로설 수 있도록 그 소명을 다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부족하나마 한국교회를 개혁하고 깨우기 위한 정론지로서의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기독교한국신문 임직원과 독자들을 향한 충고나 조언,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창립 4주년을 맞은 기독교 한국 신문은 한국교계 독자들에게 큰 감동과 은혜를 주는 신문이 되어, 전국적으로 독자가 점점 증가되기를 바랍니다.
바라는 것은, 기독교 한국 신문은 교계 문제점, 단점, 부끄러운 문제는 가급적으로 감싸주고 독자들에게 은혜가 되고 유익을 주는 기사가 널리 보도되기를 바랍니다.

대담=유달상 국장
정리=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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