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마르틴 루터가 오늘날의 교회를 관찰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소리칠 것이다. 여러분 중에 왜 그렇게 다툼이 많은가? 서로 화목하고 양보하고 나누는 것을 배우시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 이것은 여러분이 즉시 할 수 있다. 새로운 종교개혁 없이도 여러분이 꾸밈없이 서로를 사랑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국제루터교회에서 드려진 ‘제499주년 종교개혁 기념 한독연합예배’에서 ‘종교개혁의 날’(롬 3:21-28)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한 폴커 티테만 재한독일교회 목사는 이같이 말했다.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마르틴 루터의 나라 독일에서 태어난 티테만 목사는 “때때로 저는 새로운 마르틴 루터와 새로운 종교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새로운, 사랑이 넘치는, 믿을 만한 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마르틴 루터가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을 말할 것 같나?”라고 반문한 후, “압박과 부자유하게 하는 것들로부터 여러분을 자유롭게 하라. 마지막에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여러분을 어떻게 생각하시는가라고 외칠 것”이라고 밝혔다.

티테만 목사는 이어 “저는 모든 세례 받은 그리스도인들의 보편적 만인사제직에 대해 말했다. 왜 여러분의 교회에는 아직까지도 위계질서와 심각한 불평등이 있나? 왜 목사에게 그렇게 많은 권력이 있고 신자들에게는 거의 없는가? 왜 여러분의 교회에서 여성들이 여전히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가?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지적이고, 더 부지런하고 그리고 더 나은 교육을 받은 경우가 자주 있다”고 루터가 지적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리스도인 여러분들은 저로부터 500년이 지난 시기에 살고 있다. 저는 유감스럽게도 계몽주의와 학문의 발전을 경험하지 못했다. 왜 여러분은 성경 텍스트 내에 있는 여러 갈등을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옛 이야기들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과학과 학문연구를 더 많이 이용하지 않는가? 여러분은 성경 말씀이 성령을 통하여서야 비로소 하나님의 말씀이 된다는 것을 잊었는가?”라고 루터가 호통 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루터가 오늘날의 교회를 관찰한다면 왜 여러분은 아직까지도 그렇게 많은 옛날 옛적의 노래들을 부르고 교회에서 단지 소수의 사람들만 이해하는 언어를 말하는가? 저는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는지를 보고’ 새로운 찬송 시들을 작사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설교했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한 해 앞두고 있는 지금 티테만 목사의 충고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티테만 목사는 “마르틴 루터 시대에 가톨릭교회는 선한 행위와 돈을 통하여 하나님이 죄를 용서하시게 할 수 있다고 설교했다. 이러한 오해는 오늘도 널리 퍼져 있다”면서 “많은 교회에서 믿음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 사람들은 기만당하고 있으며, 복음의 참 의미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더 많은 돈을 교회와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그 대가로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언젠가 영생을 얻게 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 폴커 티테만 목사

그는 “루터는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공동체에 보낸 서신을 그저 읽는 것을 넘어서 바르게 이해했기 때문에 이 거짓에 반대하여 싸웠다. 바울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거저이며 무상임을 강조했다. 예수님이 우리를 구하셨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써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영구히 해결되었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를 받아주신다. 우리가 받아야 했었던 형벌을 그리스도께서 스스로 지셨다. 하나님과 그리스도인 사이를 분리시킬 그 무엇도 더 이상 없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오직 그리스도를 통하여서만 하나님 앞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사람들이 세례를 받고 믿으면 그들에게 아무런 나쁜 일도 일어날 수 없고 이렇게 죽음과 지옥은 단지 우스꽝스러운 것일 뿐이며, 영생이 우리의 확실한 미래가 될 것이다. 이렇게 우리들은 마귀를 비웃을 수 있다. 마귀는 우리에게 아무런 피해를 줄 수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의 은혜에 대하여 마음껏 기뻐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심판이 불안의 근거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소망의 근거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티테만 목사는 또한 “우리가 더 이상 두려움을 갖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확실히 믿을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하며, 오직 양심과 하나님 앞에서만 책임이 있다. 마르틴 루터는 이것을 그 누구의 하인도 되지 않는 그리스도인의 자유라 칭했다. 우리가 이 자유를 잊지 않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