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길이고, 진리고, 생명이지만 예수만은 아니라는 주장이고, 이 주장에 세상이 환성을 지른다. 오직 예수만의 신앙을 고지식한 주장으로 치부하고, 독선이라고 몰아 부친다. '오직 예수'라는 말 자체를 거부한다.

모든 종교에 다 구원의 진리가 있다는 다원주의적인 사상이나 가르침을 선호한다.

반면에 예수만이 우리의 구원이라고 주장하는 기독교의 좁은 문은 발길이 뜸해지고, 나중에는 길이 점점 좁아져서 인적 없는 험로가 될 것이다.

참 어려운 시대와 형편에서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고, 그 분을 믿고 따르는 좁은 문의 사람임에 스스로 놀라워 감사드린다. 세상 사람들이 다 가는 그 길을 가부하고, 예수님만을 나의 구주로 모시고 걷는 좁은 문, 좁은 길의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기이하고 놀라운 일로 기적이 아닌가.

내가 믿고 싶다고 믿을 수 있는 일이던가? 내 의지가 강해서 이거나 내 눈으로 무엇을 보았기에 선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은혜로 믿게 하시니 이 얼마나 기이한 일인가.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 2:8)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우리가 이 놀라운 선물을 값없이 받고, 예수님을 마음과 삶에 모시는 좁은 길의 사람이 되었음이 우리가 영원히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서 고민할 것은 좁은 길로 들어섰다고 해서 모두가 좁은 길을 가는가의 문제이다. 좁은 문을 들어선 사람이 좁은 길을 가는 것은 상식일 것이지만 실제로 그러한가 하는 것이다.

마태복음 7장은 예수님이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실 때 이 말씀을 받은 대상이 불신자가 아니라 제자들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것을 요구한다.

산상수훈은 주님이 믿지 않는 사람에게 하신 말씀이 아니다. 예수를 믿고, 따르기 위해 주의 제자가 된 믿음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증거 하신 말씀이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요, 구주가 되심을 신앙으로 고백하고, 그 주께 자기를 던진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을 통해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하신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단순히 '예수를 믿으라.'는 말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가 그 속에 담겨져 있음이 분명하다. 좁은 길로 걸어가라는 말씀은 '이미 너희는 나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고, 믿는 자들이니 이제는 험하고, 고단하고, 외로운 이 좁은 신앙생활을 끝까지 잘 감당하라.'는 말씀이 아닌가.

'좁은 문 들어서기'와 '좁은 길 걸어가기'는 원칙상 하나여야 한다. 그러나 좁은 문으로 들어서기는 했지만, 걸어가야 할 길이 워낙 험하고, 좁아 두려워 보이기 때문에 그 길을 피하려고 무단히 시도한다. '좁은 문 들어서기'와 '좁은 길 걸어가기'가 별개 일 수가 없음에도 마치 그것이 별개의 것인 것처럼 생각하고, 적당히 믿으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예수 믿기'와 '예수 좇아가기'를 하나로 하지 못함을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의 신앙태도를 말함이다.

신앙고백이 신앙생활일 것이 당연함에도 오히려 이상히 여기는 왜곡된 신앙풍토를 참 많이 본다.

좁은 문으로 들어왔는가? 좁은 문으로 들어온 사람은 분명한 신앙의식으로 좁은 길을 걸어가야 한다. 하지만 들어오긴 했으나 좁은 길 걷기는 싫어한다.

좁은 길 변방에서 넓은 길을 기웃기웃 거리고, 넘나들면서 그저 적당히 하려고 시도하므로 바른 신앙생활에서 멀어져만 간다.

우리가 지금 좁은 길을 가고 있는 하나님의 자녀인가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스스로 답변해야 한다.

세상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 하는가? 믿으면 믿을수록 바른 신앙생활 하는 것이 얼마나 피나는 노력과 절제와 인내를 요구하는 일이라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지금 좁은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예수 믿는 일이 좋고, 행복하기만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처럼 늘 즐겁고,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도 많이 있다. 이 신앙태도도 정상이다. 예수 믿으면 기쁘다. 예수를 믿음으로 걷는 좁은 길의 노정(路程)에서 겪는 수고와. 고난과 역경 그리고 아픔이라도 주님이 주시는 기쁨과 감사와 즐거움을 뺐지 못한다. 세상에서 예수 믿는 것만큼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이 또 있는가.

하지만 마냥 즐겁고, 좋고, 기쁘고, 넉넉하여 부하고, 형통하는 것만이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좁은 길을 온전히 걷지 못하는 어린 신앙의 사람일 수도 있다.

의왕중앙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