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해 나라가 엉망진창인 것 같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연루된 인사들이 속속 구속되는가 하면, 조사를 받고 있다. 또 국민들의 공분은 하늘을 찌르고 있으며, 대통령 하야와 2선으로 물러날 것을 목청껏 외치고 있다.

매주 수십만명이 모여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한 규탄과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야당 의원들도 여기에 가담했다. 한마디로 나라전체가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인해 대한민국 운명의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

여기에다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이것은 또 미국의 고립주의와 백인우월주의, 그리고 미국 우선주의의 형태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대한민국에 대해 미군 방위비 전액부담, FTA 재협상 등을 들고 나왔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이럴 때 생각나는 성서의 인물이 있다. 민족을 구한 믿음의 여인 에스더이다. 에스더는 사촌오빠인 모르드개의 보호를 받았다. 모르드개는 하만에게 경배하는 것을 거부했다. 하만은 이를 계기로 모르드개를 비롯한 유대인 전체를 명절시키려고 흉계를 꾸몄다. 하만의 계략은 한마디로 인종청소라는 무서운 것이었다.

하만은 유대민족이 자신의 율법을 지키기 위해서 왕의 법률을 지키지 않는다는 거짓말로 아하수에 왕을 격노케 했다. 엄청난 양의 은을 하만에게서 받은 아하수에 왕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유대인을 죽이라고 조서를 내린다. 아하수에 왕의 유대인 왕후였던 에스더는 모르드개의 도움을 받아 왕명을 철회하게 했고, 유대인을 학살하려고 했던 하만의 음모를 좌절시켰다. 극적인 반전이다.

모르드개를 처형하기 위해 준비한 바로 그 교수대에서 하만 자신이 처형을 당했다. 오히려 유대인을 죽이려고 했던 원수들이 유대인에게 죽임을 당했다. 에스더의 이야기는 목숨을 담보하고서 왕에게 담대히 나가는 신앙적 결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에스더와 같은 유대민족의 어머니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그 동안 이 땅의 어머니들은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항일무장투쟁을 위해 아리랑고개를 넘는 남편과 아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는 딸들을 위해 어떠한 형태로든지 기도했다. 또 이들은 3.1만세운동의 주체로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또한 해방 후 경제적 어려움 극복과 6.25한국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나라의 복구를 위해서 기도했다. 한마디로 이들은 구미정 교수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핑크빛 리더’였으며, 민족을 구원한 에스더였다. 이들에게는 빛도, 이름도 없었다. 오직 나라와 민족 구원만을 소망했다. 이들이 걸어온 그 길을 이 땅의 어머니들은 따라가야 한다.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의 미국우월주의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을 위해, 아니 한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재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이 기도는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대해 침묵했던 잘못과 최태민 목사의 발아래 무릎을 꿇었던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잘못에 대한 회개가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

민족을 위해서 기도하는 모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로만 기도한 것이 아닌지. 이제라도 민족의 어머니들은 기도하면서, 행동해야 한다. 무엇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행동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위해 이 땅의 어머니들이 나서 민족이 나갈 길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특히 가장 적대적이고, 처절한 민족의 아픔의 현장인 분단의 중심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민족이 사는 길이며,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는 것이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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