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욕망이 과적된 한국교회가 침몰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마디로 씁쓸하다 못해 참담하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을 성전에 가두는 ‘성전의 하나님’으로 만들면서, 아니 무게의 중심이 하늘 높이 치솟으면서, 서서히 침몰해 가고 있다. 언제 무너져 내릴지, 바벨탑보다도 높은 십자가 첨탑을 처다보는 순간 아찔하다.

여기에다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맘몬과 바벨에 길들여진 나머지 국민들의 아우성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외면하고 있다. 그것은 하는 높이 쌓은 욕망의 바벨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욕망의 바벨탑을 내려놓으려는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고, 천박하고 참담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목회자와 교인들을 보면 그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누구도 목회자와 교인들의 이같은 모습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교인들은 이미 한국교회의 흐름인 맘몬과 바벨의식에 길들여졌으며, 자신들이 주류라는 의식이 가슴깊이 뿌리를 내렸다. 그것은 무게의 중심이 나에게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회자와 교인들의 입에서 연일 천막한 목소리가 쏱아져 나온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일부 목회자들의 입에서는 “예수님을 믿은 아이들은 괜찮은데, 예수님을 믿지 않은 아이들은 지옥에 갔을 텐데…”하며, 안타까운 심정을 이렇게 내 뱉었다. 한기총의 한 인사는 “기차나, 버스타고 불국사로 여행을 갈 것이지, 가난한 집의 아이들이 세월호를 타고, 여행을 가다가 이 같은 사단을 일으켰냐”고 막말을 내뱉어 국민들로부터 몰매를 맞았다.

이와 비슷한 말들이 요즘 다시 회자되고 있다. 보수적인 목회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 중 하나가 “배를 타고 가다가 사고로 죽었는데, 이렇게 난리를 피우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또한 세월호 희생자와 6·25 참전용사를 비교하며 ‘6·25참전용사들은 최고 10만원 약값 지원받고, 세월호 애들은 최고 대우받고, 나라를 위해 죽은 자가 거지취급 당하고 여행가다 죽은 자 황제 대우 받는다’는 내용의 플랜카드를 내 걸었다. 생명의 존엄성을 그 누구보다도 귀하게 생각해야 할 기독인이 할 말은 아니다.

이 같은 내용들은 잃어버린 생명 하나를 천하보다도 귀하게 여기는 예수님의 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예수님은 잃은 양 한 마리를 찾기 위해 벼랑 끝으로 내 몰렸는데, 가시덤불을 헤치고 다니셨는데, 어떻게 참담하게 죽임을 당한 아이들을 향해 이 같은 말을 내 뱉을 수 있을까(?) 이것은 분명 한국교회 안에 종교적, 개인적 이기주의가 만연되어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이른 한국교회는 목사가 자기부인을 죽여 암매장하고, 신학대학교수가 자식을 때려 숨지게 했는데도, 어떠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데 서글프다. 싸구려 복음을 전하며, 성령을 방매하고, 자기모순에 빠져 있는 목회자들이 한국교회 안에 존재하는 한, 한국교회는 한마디로 희망 없다. 오늘 한국교회는 자기개혁은 고사하고, 낡은 철갑을 더욱 죄어 매고 있다. 여기에 염증을 느낀 의식 있는 교인들은 교회를 떠나고 있다.

그렇다보니 한국교회 안에서 노동자를 비롯한 농민, 떠돌이,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대신 그 자리에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는 부자들로 채워지고 있으며, 이들은 호화로운 교회당을 건축해 놓고 예수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곧 ‘돈’이 ‘신’이 되어 버렸다. 교인들은 돈으로 하나님나라 티켓을 구입하는 결과를 연출하고 있으며, 목회자들의 입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하나님나라의 척도, 구원의 척도를 ‘헌금의 액수’라고 말한다. 이렇게 타락해 가는 한국교회도 중세교회의 전철을 밟고 있다. 누구도 한국교회에 희망을 걸지 않는다. 하비 콕스는 “교회가 세상을 버리면, 하나님은 교회를 버린다”고 했다. 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이럼에도 한국교회는 깨닫지 못하고, 계속해서 타락한 중세교회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은 무엇일가(?)

인천 갈릴리 교회 담임/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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