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신 목사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대한민국 전체가 충격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모 정치인의 비상식적인 발언과는 다르게 거센 민심의 불길은 꺼질 줄을 모르고 있다. 주말이면 100만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마라’며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는 국민들의 절규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광화문에 나선 어린아이부터 수능을 끝낸 고등학생, 직장인과 대학생, 가정주부,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세대와 연령을 뛰어 넘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황이 이런대도 대통령은 여전히 불통이다. 그야말로 깊은 한숨만 가슴 가득 답답할 뿐이다.

오늘의 상황에 이르기까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공직자들의 부패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공직자들의 부패는 사회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공직자들의 부패가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더 지능적이고 정도가 훨씬 심각해지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공직자들에 대해 ‘희망’이 아니라 ‘절망감’만을 느낄 뿐이다. 우리 사회의 부패고리는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총체적인 관계 속에서 행해지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이대로 나아가면 정치적인 위기뿐 아니라 경제와 사회 전반에 엄청난 혼란과 위기가 닥쳐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은 이제 직면한 현실이 되었다.

부패와 범죄는 단순히 법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죄는 근본적으로 인간성에 달려 있는 만큼 철저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민중은 개 돼지’ 발언을 일삼는 공직자가 한두 명이 아니다. 인성교육보다 오로지 출세, 남을 밟고 올라서는 성공만을 강조한 교육의 결과가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혼탁한 세상 속에서 교회는 마땅히 복음의 선포를 통해 양심이 바로 서고 질서가 지켜지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모든 성도들은 갈수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물질과 권력만을 탐하고 있는 어두운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교회성도는 사회와 똑같이 부패하고 야심을 저버리는 반인륜적인 삶만을 추구하고 있다. 교회는 성스러움이 사라져 버리고 물질을 숭상하는 곳으로 전락했으며 성도는 그곳에서 자신의 탐욕이 채워지길 기도한다. 교회의 타락이 바로 사회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반성 속에서 교회 갱신과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과연 교회와 성도가 이를 귀담아 듣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제 더 이상 교회가 가만히 눈과 귀를 막고 벙어리처럼 개교회 보신주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사회와 교회가 동반몰락하기 전에 일어나 다시 복음을 선포하고 교회와 성도들이 부패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한국교회는 부패의 고리에서 자유로운지 가슴에 손을 얹고 우리 스스로에게 반문할 때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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