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을 떠난 교회 희망 없다

“교인 3명 중 1명이 출석교회를 떠나고 싶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그 중에 많은 교인이 스스로 교인이기를 포기하겠다고 대답했다.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는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당연한 여론조사 결과이며, 대답이다. 한마디로 민심을 떠난 교회는 희망이 없다. 사실 한국교회는 최태민 목사와 최순실의 국정농단에서 자유롭지 않다. 1970년대 한국교회의 내놓으라는 지도자들은 최태민 목사의 발아래 엎드려 온갖 혜택을 누렸다. 그리고 얼마의 돈을 주고, 어깨에 별을 달았다. 또 목사안수도 받았다.

권력에 밀착된 이 같은 모습이 오늘도 한국교회 안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당시 수색포기, 농성중단을 외치며,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고 주장했던 인사가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임명됐다. 세월호 7시간의 진실에 국민 대부분이 주목하고 있는데,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대못을 받은 인사가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결국 권력의 주변을 맴돌면서, 얻어낸 훈장이 아닌가. 최소한 그가 침몰된 배안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았다면, 이 같은 막말을 쏟아내지 않았을 것이다. 생명의 가치를 잃어버린 결과이다.

잃은 양 한 마리, 한 영혼, 한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가시밭길을 헤매야 할 목사,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의 언덕을 넘어야 할 목사의 입에서 이 같은 말이 나오고, 그가 또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입명되었다는 것은, 또 한 번 국민을 우롱하는 것은 아닌지(?). 여기에다 이 인사는 5.16 군사정권을 옹호하고, 교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담임목사 세습을 단행했다. 그의 악행은 여기에서 머물지 않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분열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분열의 당사자이며, 담임목사직을 세습하고, 민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자녀를 바다에 수장시키고, 실의에 빠져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그가 불통으로 치닫고 있는 국민대통합을 이루어낼 수 있는 인사인가(?) 국민 모두는 의아해 한다. 심지어 기독교인마저도 이것은 아니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내두른다. 아들과 딸을 차가운 바다 속에 두고, 실의에 빠진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해도 모자랄 판에 이 같은 막말을 내뱉은 그는 그리스도의 정신을 이탈한 것이 분명하다. 목사가 되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가 한국교회 지도자라는데 교인들은 부끄러워한다. 아니 스스로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같은 목사의 모습을 본 교인들은 스스로 교회를 떠나겠다고 한다. 이것은 교인들이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는 단초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공익실천연대 대표회장 김화경 목사는 “인간의 수단과 방법으로는 절대로 국민대통합위원장의 직책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베옷을 입고 마음을 찢으며, 자신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한 것에 철저히 통회자복 회개하며,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하라”고 했다.

또한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분노한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대통령 하야와 퇴진을 외치고 있는데, 보수적인 한국교회는 대통령 감싸기 맞불집회를 주도하고, 연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한마디로 민의 행동에 반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것은 희망 없는 한국교회의 모습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이것도 모자라 ‘기도회’, ‘미스바성회’라는 이름아래 피의자 대통령 감싸기에 나섰다는데 부끄럽다. 이것은 분명 국민들의 감정을 거스르는 것임에 틀림없다.

교인 3명 중 1명 개신교인이기를 스스로 포기

최태민 목사 발아래 엎드린 한국교회 지도자

서울역에서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맞불집회를 주도한 보수단체의 유명목사들의 모습이 텔레비전을 통해 국민들에게 비쳐질 때마다, 교인들은 목회자가 ‘이것은 아닌데’ 라며,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또한 목회자들은 카카오톡을 통해 이 집회에 참여해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자’는 내용의 글을 보내며, 이 집회에 참여할 것을 종용했다.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목회자들의 카카오톡의 글 내용 중 눈에 띄는 것은 촛불집회에 참석한 국민들을 ‘빨갱이’, ‘죄파’, ‘종북세력’, ‘용공’ 등으로 매도하며, 적그리스도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이 주최한 서울역 광장 맞불집회에 참석했던 한 목사는 “대통령이 흔들리는 것은 내용과 영향력에서 일반 사업체 사장이 흔들리는 것과는 급이 다르다. 강한 리더십이 필요할 때인데,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나라를 위해 대통령을 흔들어서는 안 되며 하야해서도 안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 논란의 발언은 인기 발언인가. 아니면 이것이 바로 기독교 목사가 해야 할 소신 있는 발언인가.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4%가 바로 목회자들이며, 그들이 서울역 광장에 모였다.

반공과 승공을 내세우며, 최태민 목사의 발아래 무릎을 꿇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이 같은 반민족적이고, 반국민적인 모습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최태민 목사를 쫓아 다녔던 교계인물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당시 한국교회 목회자들 중 영세교 교주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에서 자유롭다고 말 할 수 있는가(?). 여기에 대해 한국교회는 분명하게 대답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국민대통합위원장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들은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웠던 인물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자신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최 목사는 일간에 여러 차례에 걸쳐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에 드는 글을 광고로 게제하기도 했다.

사실 보수적인 한국교회는 최태민 목사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알면서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 그런 한국교회의 박 대통령 감싸기는 당연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은 교인들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것은 선교지가 대한민국이고, 선교의 대상이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교인과 국민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교인들은 교회를 떠나고, 국민들은 교회를 찾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문제는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이 국민들과 유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보수적인 한국교회는 연일 막말을 쏟아내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그것도 촛불집회에 참여한 국민들을 ‘종북세력’, ‘빨갱이’로 매도하면서까지 극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일부 목회자와 교인들의 행동에 교인과 국민들은 마음아파 한다. 신학자 하비콕스는 “교회가 사회를 버리면 하나님은 교회를 버린다”고 했다.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권력과 함께해온 교회

권력의 주변을 맴돌며, 교회를 성장시켜 온 한국교회 일부 목회자들의 박 대통령 감싸기는 당연한지도 모른다. 사실 한국개신교는 선교초기 구한말 왕가를 등에 업고 성장했다. 당시 일부선교사들은 조선의 백성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며, 부를 축적하는 잘못도 범했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그렇게 내세우는 알렌과 언더우드의 모습에서 잘 알 수 있다. 그러면서 피압박 민족을 향해 회개하라고 했다. 숨을 죽이고, 억눌려 살아온 조선의 백성에게 회개할 것이 얼마나 많다고 회개만을 강요했다. (박순 경박사 저, <민족통일과 기독교>, 한길사)

또한 영미 선교사들은 일본제국주의 아래서 ‘정교분리’를 내세워 교인들의 의식화를 철저하게 막았다. 그리고 일본제국주의에 협력하며, 온갖 혜택을 누렸다. 한마디로 일본제국주의자들의 한국침탈을 정당화 해주는데 앞장섰다. 그것은 영미의 팽창주의와 일본의 식민주의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본 국가주의에 협력하는 대신 한국개신교는 일본제국주의로부터 온갖 혜택을 누렸다. 장로교는 6개의 법인을 일본제국주의로부터 허가를 받아 냈다. 또한 한국개신교는 일본국가주의에 쉽게 굴복하고, 신사참배를 결의하는 등 하나님을 배신하는 배교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이 같은 잘못은 해방 후에도 계속되었다. 분단의 중심에 교회가 서 있었으며, 이승만 독재정권과 박정희 유신정권, 전두환 독재정권을 정당화 해 주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민족의 어머니들은 3.1만세운동을 일으켰고, 전덕기 목사를 비롯한 이희영 선생 등을 중심으로 항일 무장투쟁을 벌였다. 교회에 반민족적인 행위에 염증을 느낀 민족지도자 백범 김구 선생을 비롯한 김규식 선생 등은 교회를 떠났다.

하나님과 민족을 배반하며, 오늘의 교회를 구축해온 개신교 지도자들의 민을 이반하는 행동은 당연하다. 세상이 변하면 내려놓을 것이 너무 많은 교회,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는 교회, 성전을 호화롭게 만들어 놓고 하나님을 성전에 가두어 놓는 교회, 다윗문화에 길들여진 교회, 민을 외면하는 교회를 향해 언제 국민들이 돌을 던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여전히 맘몬 교회당 건축에 경쟁을 벌이며, 박근혜 대통령 감싸기에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깨어난 교인들은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기독교교단협의회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법 준수의 본이 되어야 할 입법기관의 국회의원이나 대선주자로 나서려고 하는 분들이 위법 탈법으로 문제 해결을 하려고 성급하게 ‘대통령 퇴진’, ‘2선 후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강제하야’를 관철하려는 것은 법치주의를 유린하는 행동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가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서 ‘대통령 강제하야’는 안 된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국력을 가진 강국이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시위로 끌어내려 헌정을 중단시키는 미개한 나라가 아니다. 헌법대로 준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목회자여 민의 목소리를 들어라

이 단체는 또 “촛불집회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실망하고 분노한 국민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구 통진당원, 사회주의혁명을 추구하는 노조와 각종 집단, 재야반국가단체들이 주축이 된 시위대도 있다. 심지어 일본의 전일본철도노동조합연맹협회(JR연맹)의 회원들이 깃발을 들고 대거 참여했다. 일본 경시청은 JR연맹에 공산주의 혁명을 추구하는 자들이 침투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대통령을 강제하야 시키고, 헌정을 중단시켜 민중혁명 환경을 조성하려 할 수도 있다. 현 정치구도에서 헌정이 중단되고 들어서는 새 정권이 종북좌파정권 혹은 사회주의혁명정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민중혁명’으로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성명서는 일간지 광고에 그대로 게재됐다. 한국기독교교단협의회도 성명서 내용 일부에 “박근혜 대통령을 변명하거나 도와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특정 정파를 위한 것은 더욱 아니다. 대한민국의 안보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기독인이 나서야 한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국민에 반하는 행동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단체의 대표는 “우후죽순처럼 드려지고 있는 구국기도회 대부분이 대통령 감싸기라는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정반대의 기도회가 과연 국정 정상화에 무슨 도움이 될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한 목회자도 “교회가 권력에 기생하며 권력의 비호 안에서 온갖 특권을 누린 것을 반성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대통령 감싸기 기도회를 개최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 함께 촛불을 들어야 한다. 이것이 행동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양심과 자세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기독교인으로 널리 알려진 가수 윤복희의 SNS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국민들을 “빨갱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으로 몰아붙였다. 그의 SNS 글의 내용은 이렇다.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합니다. 내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억울한 분들의 기도를 들으소서”라며 “빨갱이들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을 물리쳐 주소서”

그녀는 ‘빨갱이’, ‘사탄의 세력’이 누구인지 명시하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맥락상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깎아내린 것이 아니냐며 항의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지만, 그를 향한 비난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공인의 말 한마디가 기독교 선교에 큰 방해가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교훈하고 있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장발 단속하던 시대에 미니스커트 입고 신문물 뽐내시던 분이 세상 바뀐 줄 모르나 보네요’, ‘윤복희 씨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거리로 나간 200만 명을 빨갱이라고 표현하시다니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윤복희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편을 가르는 일은 사탄이 하는 일”이라며 “이편저편 가르는 일 없이 다 같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자는 취지에서 올린 글”이라고 발뺌했다. 이어 ‘빨갱이들이 날뛰는 사탄의 세력’이라는 표현이 야당이나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나는 ‘촛불’이란 단어 자체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지금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얼마나 평화롭게 시위하고 있냐? 이건 자랑스러운 일이다”며 “촛불시위 참가자들을 겨냥해 폄하할 뜻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만 국민이 편을 가르는 일 없이 함께 나라를 위해 기도하자는 뜻”이라고 본인의 잘못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들이 윤복희씨 SNS의 글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의 SNS 글은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으며, 교회 내부에서 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그의 이 같은 행동은 나라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예수님을 핍박하는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강하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살아 있었다면, 대한민국은 분명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교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래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재를 뒤집어쓰고, 통회자복하며, 회개의 기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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