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학자인 하비 콕스는 “교회가 세상을 버리면, 하나님은 교회를 버린다”고 경고했다. 오늘 한국교회가 그런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 엉망이다.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지지도도 4%대로 떨어졌다. 대통령에게서 민심이 떠났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헌데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모습은 이와 정반대이다. 목회자들이 앞장서서 대통령 감싸기에 나선 것 같다. 카카오톡에 올라오는 글들도 대부분이 박 대통령을 감싸는 글들로 도배를 한다. 목회자들의 이 같은 모습은 분명 민심에 반하는 것이다. 어떻게 민심을 떠나서 교회가 성장하기를 바라는가(?) 세상 사람들과 교인들은 묻고 있다.

분명하게 말하면 한국교회는 가난하고, 소외되고, 땅을 일구는 농민, 산업역군인 노동자, 미천한 사람들과 함께 예수님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였을 때 성장했다. 일본제국주의 아래서 피압박 민족은 교회로 몰려들어 선교사들과 무관하게 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으며, 이 땅의 어머니들은 어떤 형태가 되었던 아리랑고개를 넘는 남편과 아들, 정신대로 끌려가는 딸들을 위해 기도했다.

또한 해방이후 6.25 전쟁과 초근목피로 경제적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 때 나라의 재건과 민족을 위해 기도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크게 성장했으며, 국민들로부터 교회지도자들은 존경을 받았다. 70-80년대 농민들과 노동자들이 교회로 몰려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민족과 함께 하며, 성장했던 것이다.

이런 일부 교회지도자들이 민심에 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교인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크게 성장한 한국교회가 가진 것이 너무 많아 내려놓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면서도 중세교회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타락한 한국교회의 오늘 상황에서 민심을 반하는 이런 행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보수단체가 주도하는 집회의 중앙에는 늘 한국교회 유명목사가 등장하고, 그 모습은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다.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거리에서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규탄하며, 박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지도자들의 이 같은 모습은 볼썽사납다. 사실 한국교회 일부 보수적인 목회자들이 주도하는 집회는 기도회 또는 미스바성회라는 이름을 내걸고 있다.

한마디로 하나님의 이름과 예수님의 이름을 내건 기도회이며, 성회이다. 분명한 것은 민심에 반하는 교회의 모습은 전도의 문을 닫는다. 그래서 군중들 속에 들어가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라고 했다. 예수님도 가난하고, 천박하고, 병신, 창녀, 농민, 미천한 사람들 속에서, 이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였다.

그래서 생각 있는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호화로운 교회당을 건축해 놓고, 예수님을 기다리지 말고, 예수님이 계신 곳으로 가라고 했다. 민명배 교수는 예수님이 계신 곳은 농촌의 논두렁이며, 농촌교회가 참교회라고 했다. 오늘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인해 촉발된 촛불집회에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광화문에 나선 어린아이부터 수능을 끝낸 고등학생, 직장인과 대학생, 가정주부,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까지 세대와 연령을 뛰어 넘어 국민 모두가 촛불을 들었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절규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50만-100만-130만-150만-232만명이 참여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만이 민심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민을 버린 종교는 성장할 수 없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기념행사를 준비하기 이전에 한국교회는 예수님이 계신 그곳에서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여야 한다. 이스라엘서 로마를 거쳐 유럽에 들어온 기독교는 그들의 정서에 맞게 뿌리를 내렸듯이, 한국교회도 선교의 대상이 한민족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선교지가 대한민국이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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