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헌 철 목사

‘닉슨’대통령이 재선되기까지 최고의 두뇌이며, 제일의 참모였던 ‘찰스 콜슨’(Charles W. Colson)의 회심기인 권력(權力), 부패(腐敗) 그리고 회심(回心)의 “백악관에서 감옥까지”라는 책의 일부를 소개 한다. 그 이유는 작금의 우리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일련의 상황에서, 정치인들, 각계각층의 지도자, 특히 기독교 지도자들 등에게 꼭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에서이다.

‘찰스 콜슨’(Charles W. Colson)은 자시에 대하여 말한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1972년의 대통령 선거 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닉슨의 오랜 강적이었던 기자가 내 사무실로 찾아와서 과거 일을 뉘우치며 어떻게 하면 백악관의 자비를 얻을 수 있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나는 “손목을 자르는 게”어떻겠냐고 말했다. 물론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겁을 주려고 한 말이기도 했다. 그것은 정복당한 적 앞에서 승자가 보여 주는 거만이었다.

지금 이렇게 조명이 어두운 정원 출입구에 앉은 나는 자기중심적인 과거가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괴로웠다. 고통이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나 자신을 방어하려고 애썼다. 정부에서 일하느라고 나 자신을 희생하지 않았던가, 좋은 수입을 포기하고, 내 주식을 몽땅 백지위임(blind trust: 직권 남용의 비판을 막기 위해서 공직자의 주식, 부동산 등을 백지위임한다. - 옮긴이)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내가 곧바로 깨달은 진실은 백악관에서의 그 자리를 돈보다도 더 원했다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아무런 희생도 없었다. 그리고 내가 나의 희생에 대해서 더 많이 말을 하면 할수록 그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 자신을 과장하려고 더 애를 쓰는 것에 불과했다. 정부의 최고 자리에서 나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면 내가 번 모든 것을 다 기꺼이 포기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추진력은 ‘루이스’가 말한 “가장 큰 죄” 교만이었다. - 나는 나 자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존재”가 있다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고, 혹시 내가 잠시나마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에 대해서 생각했다 하더라도 그런 하나님을 내 인생과 연관시키지는 않았다.

갖가지 정치적 술수로 닉슨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재선시켜 권력의 정점에 오른 대통령 참모 ‘찰슨 콜슨’은 마음에 공허를 느끼며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 1974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연류 되어 유죄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 ‘찰스 콜슨’ 은 역설적이게도 성공과 권력의 자리가 아니라 실패와 치욕의 자리에서 새 삶을 발견한다.

교도소에서 수많은 이들을 주님 앞으로 인도한 ‘찰스 콜슨’은 그 공로로 1993년 저명한 종교상인 ‘템플턴 상’을 수상했고 상금 1백만 달러를 받았으나 전액을 교도소 선교회에 기부했으며, 2008년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시민이 받을 수 있는 두 번째로 높은 상인 ‘대통령시민메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09년 11월에는 복음주의, 가톨릭, 정교회, 대표들과 함께 종교의 자유, 생명의 존엄, 결혼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저항할 수 있다는 내용의 “맨해튼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권력과 부패로 타락의 길로 달려가는 미국사회에 기독교인들이 신앙의 양심을 밝힌 이 맨해튼 선언은 ‘찰스 콜슨’이 기초를 마련한 것으로 나중에 525,000명이 지지서명을 하기도 했다.

오직 자기들의 욕망을 위해서는 인간의 생명의 존엄성마저 무참히 짓밟으면서도, 오직 성공만을 추구하며, 조금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자들을 향하여 ‘찰스 콜슨’은 “성공과 권력의 자리가 아니라 실패와 치욕의 자리에서 새 삶을 발견”하였음을 회심의 고백을 통해, 진솔하게 인간의 삶의 목적으로 안내받게 한다.
그 날에 눈이 높은 자가 낮아지며 교만한 자가 굴복되고 여호와께서 홀로 높임을 받으시리라(이사야 2장 11절)

한국장로교신학 학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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