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원 목사

다사다난했던 2016년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는 유독 추운 날씨에 소외된 이웃들의 겨울나기가 한층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물론 구세군자선냄비가 등장하고 연말연시를 맞아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전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난한 우리 이웃들이 겨울을 나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자취를 하는 학생들을 생각한 한 미화원 어머니의 마음이 결국에는 김장 나눔 행사로 번진 훈훈한 소식이 있다.

바로 숙명여대 미화원들과 교수, 재학생, 외국인 유학생들까지 모두가 함께 어우러진 ‘사랑의 김장 나눔’ 현장이다. 본래 그 시작은 한 미화원의 제안에 있었다. 이 미화원은 자취를 하는 학생들에게 김치를 담가주고 싶은 마음에서 사비를 털어 김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소식이 알려지게 되면서 회사와 동료들은 물론, 학교측까지 나서 도움의 손길을 건네기로 한 것이다. 결국에는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김장을 담그는 행사를 벌이게 됐다.

참으로 훈훈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갈수록 개인이기주의와 집단이기주의 속에서 남보다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세상에서 모처럼 기쁜 소식이다. 나와 너가 아닌 우리라는 큰 틀에서 모두가 함께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각박한 세상의 틀 속에서 벗어나 나눔과 섬김 실천에 몇몇 사람들이 아닌, 모두가 동참했다는 점에서 본이 되는 것이다. 마치 도미노를 세워놓고, 한 개의 도미노만을 넘어트렸을 때 연이어 도미노들이 넘어지듯이, 사랑의 실천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모두가 동참하게 된 것이다. 말 그대로 사랑의 도미노이다.

이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금의 한국교회는 각종 문제들로 인해 성장이 멈췄고, 성도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있는 성도들 중 3분의 1도 언젠가는 떠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그 돌파구를 찾기보다는 오히려 대사회적인 노력에 소홀했다. 급기야 소외된 이웃을 향한 나눔에도 인색하게 이르렀다. 결국 한국교회는 스스로 자충수를 두고 있는 셈이다.

이 난국을 뚫고나가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사랑의 도미노’를 쌓는 것이다.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지 말고, 소외된 이웃을 향한 아낌없는 나눔과 섬김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 운동이 전국 교회로 확산되었을 때 비로소 한국교회는 사랑의 종교로서의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그 방법만이 지금까지 실망감만을 줬던 한국교회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한국교회가 가진 것을 내려놓고,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나눔과 섬김에 인색하지 않기를 원한다. 2016년 끝자락에 한 미화원의 작은 사랑실천이 점점 커졌듯이 한국교회의 작은 나눔과 섬김의 실천 하나하나가 전국으로 불처럼 확산되어 타오르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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