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교연 제6대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회원교단 및 단체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렴하고, 명실상부 한교연이 국가와 사회를 선도하는 교회의 선지자적 사명을 감당하는 연합기관으로 온전히 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먼저 바쁘신 가운데에서도 이렇게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39개 회원교단과 10개 단체가 가지고 있는 신앙의 전통과 신학을 존중하면서 대화와 협력을 통한 일치와 연합을 위해 힘차게 달려온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의 제6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이 자리까지 인도해주시고 한국교회에서 가장 크고 중심적인 연합기관인 한교연의 대표회장으로 세워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하나님 앞과 한국교회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선도할 한교연의 제6대 대표회장으로서 회원교단 및 단체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렴하고, 명실상부 한교연이 국가와 사회를 선도하는 교회의 선지자적 사명을 감당하는 연합기관으로 온전히 서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한교연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전력을 쏟겠습니다.

-대표회장님께서는 한교연 출범 때부터 적극 참여하면서 공동회장, 법인이사, 법규개정위원장, 회관건립위원장 등을 맡아 한교연 발전과 더불어, 한국교회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애쓰셨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교연의 새로운 회기의 출발이 기다려집니다. 대표회장님은 한교연을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가겠습니까.

=그동안 한교연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39개 교단과 10개 단체들이 참여해 가장 건전하고 모범적인 교회 연합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 전체를 이끌고 나가면서도 한국교회의 제2부흥기를 책임질 위치에서는 여전히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하나 되어 지금의 침체를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이루도록 앞장서겠습니다.

그 출발은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가 화합과 일치로 거듭나는 데 있다고 생각됩니다. 교단은 서로 달라도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연합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교회 연합운동은 교단이 크든 작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양보해야만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국교회 안에 이러한 전통을 세우는데 한교연이 모범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교연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격려하면서 우리 민족과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거룩한 복음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도록 선봉에 서겠습니다.

또한 복음주의 신학과 신앙의 정체성을 굳게 붙잡고, 민족 복음화와 교회의 부흥, 성장과 성숙을 책무로 삼아 이 땅에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믿음의 신앙선배들의 숭고한 유산을 계승하고, 다음 세대를 향한 책임 있는 선교교육에 매진할 것입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하나님이 주신 정의와 평화, 창조보전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고,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며 섬기는 일에도 앞장설 것입니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통일을 준비해 나가는 교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세계교회와 호흡하며 교류를 통해 연합과 일치의 길을 모색해 나가는 데에도 모든 역량을 다할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모든 이목이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화합과 일치를 향한 바람이 큽니다. 하지만 모두의 바람과 달리, 작금의 상황은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이 요원해 보입니다. 더욱이 당사자격인 한교연과 한기총을 제외하고, 소위 교단 중심의 통합으로 쏠리는 분위기입니다. 자칫 연합을 위한 노력이 오히려 또다른 분열을 야기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통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일은 매우 시급하고 중차대한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우선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에 대해서는 쌍수를 들어 환영합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자칫 인위적이고 정치적인 통합을 시도할 경우에는 또 다른 분열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은 두 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의논해야할 문제라고 사료됩니다. 다른 기관이 협력해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한기총과 한교연이 주체자가 아닌 다른 기관이 주도하려 한다면 통합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단 문제가 선결되지 않는다면 통합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단사이비를 제외한 한국교회 전체가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아름다운 연합체가 되어야 합니다.

▲ 정서영 대표회장은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과 관련 자칫 인위적이고 정치적인 통합을 시도할 경우에는 또 다른 분열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경계하고,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은 두 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의논해야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마냥 웃고만 있을 수 없어 보입니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2017년은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회개와 각성을 통한 개혁과 갱신으로 거듭나야하는 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대표회장님께서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 한교연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지요.

=한국교회는 세계 교회사에 유례가 없는 부흥과 성장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교회는 존경과 신뢰 대신 비판과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2017년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뜻 깊은 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수준의 행사만 연다고 한국교회가 달라진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진정한 회개와 각성 없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큰 의미가 없습니다.

때문에 한교연이 한국교회에 만연한 세속화의 물결을 배격하고, 실천적인 갱신과 개혁운동에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단순히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교회의 하나됨과 이타적 사랑, 사회 통합과 민족 통일을 위해 제사장적 역할을 감당하는 교회 본질의 모습으로 회귀할 수 있도록 개혁과 갱신의 본을 보이겠습니다.

-작금의 한국사회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국민들은 연일 촛불집회로 대통령을 하야하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민심에 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교회가 국가와 사회를 선도하는 선지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한교연의 대사회적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사료됩니다. 대표회장님께서는 대사회적인 노력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금 우리 사회는 불의와 불법의 덫에 결려 신음하고 있습니다. 거의 무정부상태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6회 총회 선언문에서 밝힌 대로 오늘의 위기는 대통령 한사람의 위기가 아닌 국가와 국민 모두의 위기로, 우리는 오늘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자유와 평화, 민주를 더욱 굳건한 토대 위에 세우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죄인임을 고백하고 통회자복 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불의와 불법에 무참히 조롱당하도록 방조하고 외면한 죄, 동성애와 이슬람 등 반사회적이고 위험한 사조에 힘을 합해 대응하지 못한 죄, 분단의 고착화와 남남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노력하지 못한 죄, 이웃을 향해 높은 담을 쌓아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 죄, 그리고 이 모든 죄와 허물을 내가 아닌 남에게 전가하고 스스로 도덕적 자만과 방종에 빠져 사분오열을 방치한 죄들을 낱낱이 고백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적 위기 앞에서 불의한 정치권력에 야합해 선지자적 사명을 망각한 죄악을 회개하고 민족과 사회 앞에 빛과 소금의 본분을 다해야 합니다. 구조적 모순과 고통으로 양극화된 이 땅에 평화와 화해로 오신 주님을 본받아 세상의 가장 작은 자를 가슴에 품고 섬기는 사역에 매진해야 합니다. 한교연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역하는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등 반사회적 죄악에 맞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사수하고, 이슬람의 확산, 종교인과세 등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초교파적인 대응기구를 만들어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사회는 한국교회를 향해 맘몬과 바벨에 길들여져 있다고 손가락질 합니다. 몇몇 단체나 교회, 목회자, 성도들의 잘못을 확대해석하는 느낌도 있지만, 분명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누구보다 낮은 자세로 나눔과 섬김의 본을 보여야 할 목회자가 성폭력, 사기, 폭력, 살인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사건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돈과 권력에 눈이 먼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터져 나옵니다. 벼랑 끝에 내몰린 한국교회에 이러한 문제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것이 현실화되는 듯 보입니다. 대표회장님께서는 목회자들의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끄러운 자화상이지만, 한국교회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씁쓸합니다. 주의 종으로서 주어진 사명 감당에 최선을 다하기 보다는 세상적인 유혹에 휩쓸린 결과라 생각됩니다. 외형적 성장에만 치우쳐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마치 폭풍우를 만난 배가 금방이라도 전복 위기에 처한 것처럼 이러한 문제로 인해 한국교회는 큰 위기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단지 몇몇의 문제로 치부해 버린다고 해결될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심각한 폭풍우에 휘말려 자초위기에 놓인 배에서 몇몇 사람들을 바다 속으로 던져버린다고 폭풍우를 잠재울 수는 없습니다. 모두가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때 비로소 거센 폭풍우를 헤치고 고대하던 육지에 안전하게 다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무릎을 꿇고 회개와 각성을 해야 합니다. 재물과 권력에 눈이 멀어 본질을 망각한 과거와 단절하고, 집단이기주의에 빠져 본질을 호도하는 그릇된 행태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오직 성경에 입각한 개혁과 갱신의 정신으로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며,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소명을 다시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 정서영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의 당면한 과제는 산적해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한국교회가 세속화의 물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모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인 3명 중 1명은 교회를 떠날 의향이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사에 의하면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에 대해서는 ‘세속화/물질주의’가 39.5%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신천지 등 이단문제’가 28.6%, 근소한 차이로 ‘목회자의 자질부족/사리사욕/이기심’이 27.9%, ‘양적팽창/외형에 치우침’이 뒤를 이었습니다. 대표회장님께서는 한국교회의 가장 당면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또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한국교회의 당면한 과제는 산적해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한국교회가 세속화의 물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한국교회를 날씨에 비교하면 잔뜩 ‘흐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량주의와 교회 세속화는 고질병이 되었고, 분열과 갈등의 골도 여전합니다. 오죽하면 세상 사람들은 한국교회를 향해 권력과 돈, 성에 얽매여 욕망의 바벨탑을 쌓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작금의 한국교회는 16세기 부패하고 타락한 중세교회의 전철을 밝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초대 교회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교회답고, 목회자는 목회자다워야 합니다. 목회자가 바로 설 때 한국교회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목회자들이 세상적인 욕심을 버리고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섬김의 본을 보일 때 비로소 한국교회는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는 첫발을 내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화합의 중재자로서 분열과 갈등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한국교회를 치유할 때 한국교회는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한국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줘서는 안됩니다. 이제는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것이 아닌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한교연을 비롯해, 한기총, 교회협, 한장총 등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여러 연합기관이 있습니다. 때로는 의견 대립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통된 입장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각자 갖고 있는 성격 때문에 하나의 입장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반드시 관철되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대표회장님께서는 연합사업 부분에 있어서 어떠한 입장을 견주고 계시는지요.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한국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듭해 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해 양보와 협력, 조화와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합니다. 특히 각 연합기관에서 서로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진정 위기에 처한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올바른 목소리를 내어야 합니다. 아울러 이단사이비와 반신앙적 사조를 배격하고, 세속적인 문화와 풍조로부터 한국교회를 지키는 데에도 서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장시간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한교연 제6대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끝으로 한국교회를 향한 따끔한 충고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작금의 한국교회는 연합과 일치, 회개와 각성이 절실한 때입니다. 더 이상 분열과 갈등의 모습으로 사회의 질타를 받지 말고, 모두가 하나라는 마음으로 힘을 합쳐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 본질의 모습을 되찾아 이 땅에 소외된 이웃을 향해 사랑의 손길을 건네야 할 때입니다. 한국교회는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회개와 각성 기도운동을 뜨겁게 벌여 ‘떠나고 싶은 교회’가 아닌 ‘정말 다니고 싶은 교회’의 모습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 선봉에 한교연이 서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부족한 종이지만, 회원 교단 및 단체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경청하고, 이 사회가 한국교회와 한교연을 향해 무엇을 원하는지 깊이 새겨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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