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굉장한 그러나 이해가 안되는 그런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너무 열심히 모든 것을 하고, 잘하는 데도 만족하지 못하고, 오늘 시험을 봐도 당장 오늘 밤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이었다. 스스로 잘하는데도 만족이 없고, 계속 더 열심히 해야만 하는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그를 볼 때마다 답답하여 ‘왜 저렇게 열심히만 살까? 충분히 높은 점수를 맞았는데도 꼭 100점에 목을 매는 이유가 무얼까?’ 그를 좋아하면서도 같이 있으면 힘들고, 질려했던 친구가 있었다.

그런 그가 나중에 전해주는 자기 집안 내력을 듣고서 나름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말 그대로 공부 잘하는 사람들로 둘러싸인 가정환경에서 자랐다고 했다.

형들과 동생까지도 수재(秀才)들에 가까워, 공부밖에 할 줄 모르는 많은 형제들 속에서, 그것도 극심한 가난과 부모님의 극단적인 헌신으로, 살기 위해 공부하는 환경 속에서 자랐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재들 틈에서 자라면서 나름 학급이나 학년에서 몇 등(等) 안에 들어 주위 사람들에게는 부러움을 사도 가족들에게는 한 번도 “잘했다.”는 칭찬을, 공부에 대하여 인정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언젠가 칭찬해줄, 언젠가는 인정받을, 그 무엇을 바라면서 끝도 없이 노력한 것이었다.

이 완벽주의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성공적인 실패”라고 요약한다.

항상 완벽을 추구하며 혹사(酷使)하도록 노력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나름의 성공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스스로 성공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에서 그에게는 결국 실패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 실패자, 또는 미달된 사람으로 평생을 살게 되는 결과에 이른다.

이런 사람들은 이루어지지 않는, 결코 종점이 없는 허망한 기대와 이룰 수 없는 약속을 쫓아 산다. 그것은 “어떻게, 어떻게 하면 인정받을 거야. 어떻게, 어떻게 하면 용납될 거야.”라는 것인데, 율법으로 구원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극단적 자기 학대와 극기를 일삼는 율법주의자와 흡사 닮은꼴이다.

그것은 결코 노력이나 수고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거나 그 완벽한 수준에 다다를 수가 없는 기대이기 때문에 일평생을 자기를 혹사하는 잘못된 인식구조 안에 갇혀, 결국 실패를 결론으로 사는 인생을 살게 된다.
“나는 이것으로는 안되. 나는 왜 이것 밖에는 안되지. 나는 실패했어. 나는 더 잘해야 돼. 더 해야만 돼.” 이런 자기질책과 비하는 끊임없는 악순환의 무리한 자기노력을 낳고, 그 노력으로 인한 성과는 결코 스스로 즐길 수 없고, 행복하지 않는 삶의 반복을 거듭하게 한다.

이것은 진정 불행이다.

이런 악순환의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 사람은 어찌해야 하는가?

“무엇, 무엇을, 어떻게, 어떻게 해야만 너를 인정하겠어.”라는 그 누군가의 목소리 또는 자기 내면의 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는 노력, 나름의 자기 기준으로 자기 성취를 인정하는 훈련을 시작해야만 한다. 외부와 내면으로부터 자기를 속박하고, 인정하지 못하게 하고, 누리지 못하게 하는 소리와 인정받고 싶은 과도한 욕구 같은 것들을 단호히 끊어 낼 수 있어야한다.

자기 질책과 비하 후에 시도하는 과도한 노력의 악순환의 반복을 차단해야 한다.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자기를 인정하지 못하고, 비하하는 것에 강력하고, 단호하게 맞서야한다. 그리고 “이정도면 나는 최선을 다한 거야. 나는 즐길 수 있어. 그들과 나를 비교할 이유가 없어, 나도 나름은 성공한 거야.” 하는 등의 자기 비하에 맞설 수 있는 자긍심과 용기를 스스로 북돋우어야 한다. 그리고 주변의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도움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

과도한, 넘치는 노력으로 에너지를 소진하며, 자신을 학대하거나 피곤을 즐기듯 하는 태도에서 필요이상의 노력은 과감하게 줄여, 몸과 정신을 쉬게 해줄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의 어디까지, 어떤 노력까지가 정상범위인가를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스스로 체크하고, 주변의 조언에 대하여 너그러울 필요가 있다.

무엇도 그럴 수 있지만 완벽주의는 “인생의 덫”이다.

머릿속에 “무엇, 무엇하지 않으면 인정받을 가치가 없다.”는 생각으로 과도하게 스스로를 혹사하는 완벽주의의 인생의 덫에서 믿음과 복음으로 자유 하는 하나님의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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