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루터의 사상이 거의 전적으로 신학적 차원에서 좁게 해석됐고, 또 그것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여러 차원에서의 루터 연구들을 통해 루터와 종교개혁이 포괄적인 개혁을 가능하게 했음을 볼 수 있다.”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가 마련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강좌에서 한정애 교수(협성대 역사신학)는 루터의 공공 사상이 드러나는 근거로 만인사제직, 선행 실천 등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한 교수는 지난 19일 서울 안암동에 위치한 연구소 도서관에서 진행된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 강연자로 나서 “루터 사상의 공공성은 그의 개혁 사상이 신학적 기반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개개인의 종교적 또는 신앙적 차원 뿐 아니라 온 사회와 삶 전체에 영향을 끼친 것에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르틴 루터의 공공신학 사상’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루터 사상의 공공성은 그의 수많은 저서들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루터가 집필한 ‘독일 크리스찬 귀족에게 보내는 글’, ‘선행에 관하여’, ‘시의회 의원들에게 그리스도교 학교를 건립 운영하도록 호소한 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야 할 부모의 의무에 관한 설교’ 등에 나타난 만인사제직 사상, 선행실천, 교육이해를 분석해 보면, 그의 주장이 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국가 정치, 교회 정치 그리고 지역 정치에 이르기까지 수용되어 변천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정애 교수는 또한 “정치계에 호소하는 루터의 전반적 개혁안이었던 ‘독일 그리스도교 귀족에게 보내는 글’에서는 루터의 개혁 사상이 신학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체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공공성을 보여준다. 근세 민주주의의 초기 역사를 이룬 그의 만인 사제직을 봐도 그러하다. 이것은 그의 사상이 구체적으로 수용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라고 제시했다.

한 교수는 또 “루터의 선행에 관한 이해도 마찬가지다. 칭의와 실천적 선행의 상관관계에 대한 그의 새로운 해석이 자신의 영혼 구원을 꾀하는 이기주의의 발판이 아닌 이웃 사랑의 바탕에서 이뤄지는 선행을 가능하게 해주었음을 볼 수 있다”면서 “루터는 그의 문서 ‘선행에 관하여’를 통해 칭의론의 잘못된 이해를 막았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차원의 봉사와 기증문화의 길을 열어줬다”고 했다.

그는 또한 “루터는 교육과 관련, 성서를 바탕으로 ‘남녀 모두를 위한 교육’을 하기 위한 교육 개혁적 사상을 시민들에게 전했다”며 “당시 몰락해가던 수도원 학교들과 성당 학교들을 보면서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고 학교 건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 박사에 의하면, 마르틴 루터의 교육의 필수성에 대한 이해와 개혁안은 헤센 정부에 의하여 수용됐고, 헤센의 필립이 그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혁해 최초의 개신교 대학인 마르부르크 대학이 설립됐다.

또 루터는 그의 친구 라차루스 슈펭글러에게 사회 전체를 위해, 개개인의 보수가 허락되는 직책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설교를 헌정했는데, 루터는 이 설교문에서 장학재단 설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결국 이것이 미래의 사람들에게도 유익하고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정애 교수는 “루터의 개혁적인 공공 신학 사상이 모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것에 대해 숙고하고 그에 따르는 결과를 현실적으로 깊이 인식하며 올바르게 적용하는 것도 오늘 우리에게 하나의 과제일 수 있다”며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있는 한국교회가 공공성의 신학을 실천하는 일에 좀 더 매진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혜암신학연구소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강좌인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를 3월부터 11월까지 총 8차례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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