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서 영 목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6년은 역사 속에 묻히고, 2017년 새해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새해를 맞은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교회 내적으로는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교회 밖으로는 최태민 목사와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발화된 성난 촛불이 결국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또한 지구촌은 하나님의 창조질서 파괴로 인한 자연재해가 끊이지를 않았고, 전쟁과 기아로 인해 많은 생명들이 희생을 당했습니다.

한국교회는 전쟁과 기아가 종식되고, 분열과 갈등의 중심에서 화해자로서의 역할을 작게나마 감당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인간과 자연의 화해를 통해 하나님의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는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고난당하는 이웃을 더욱 아프게 만들지나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한국교회는 가던 길을 멈추고, 역사의 현장에서 예수님이 벌인 하나님나라운동에 동참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 그리고 평화가 이 땅에 뿌리 내리기를 간절히 소망해야 합니다. 그리고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분단의 중심에 교회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는 곧 예수님의 정신을 회복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예수님은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섬기시고, 이들 속에서 역사하셨습니다. 아니 보잘 것 없는 사람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셨습니다. 한마디로 예수님은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현장에서 보잘 것 없는 사람들과 함께 불의한 권력에 맞섰습니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는 그렇지 못하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교회는 분명 예수님이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계신 곳이 교회입니다. 그래서 역사학자인 은준관 박사는 농촌교회가 가장 모범적인 교회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한국교회의 선교가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향해 있어야 한다는 말로 해석됩니다.

또한 예수님은 인류의 역사 속에 새로운 미래를 열었습니다. 닫힌 인류사회, 인류의 역사를 열고 새로운 나라, 새로운 삶을 인류에게 가져다가 주었습니다. 전쟁과 갈등으로 인해 파괴된 인류에게 평화를 선포하셨습니다. 닫힌 인류사회가 소통하며, 미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데도, 그 중심에 예수님이 계셨습니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역사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다윗문화에 길들여진 나머지 예수님과 하나님을 성전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며, ‘돈’을 ‘신’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틀에 박힌 생활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미래가 열리지 않습니다. 중세교회를 닮아가고 있는 한국교회에게는 예수님의 새로운 미래가 없습니다.
 
불의와 거짓의 토대 위에서 사는 인간들의 삶속에서 메시아를 발견할 수 없듯이, 불의한 정권을 대변하고, 생명의 가치를 잃어버린 한국교회에는 메시아가 없습니다.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맑은 귀와 볼 수 있는 맑은 눈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는 오방과 악령에 길들여진 권력자는 감싸면서,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불의한자들과 권력자, 가진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기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리스도의 평화를 보잘 것 없는 사람들에게 선포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를 온 몸으로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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