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헌 철 목사

당시 권부 내에서 말도 많고 사연도 않았던 골칫거리가 바로 박대통령의 큰딸 근혜양 옆에 붙어 다니던 최태민(崔太敏)이란 존재였다. ~ 근혜양에게 접근한 최씨(崔太敏)가 근혜양을 업고 ‘구국선교단’ ‘구국여성봉사단(후에 새마음봉사단)’ 같은 전국조직을 만들어 움직이자 세간에는 곱지 못한 여론이 등장했다. 안보의식을 고취시키고 사회봉사, 여성교육을 주도한다는 명분이었으나 “도대체 대통령 딸이 왜 이런 운동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조금씩 커갔다. 특히 최씨를 둘러싸고 물의가 끊이지 않았다. 최씨의 구구여성봉사단을 둘러싼 의혹덩어리는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우선 최씨의 신원과 정체가 베일에 싸여 있었다. ~ 봉사단 간부들을 모아놓고 “나는 영적 계시를 받아 움직인다.”고 이야기를 한다는 부분도 뭔가 이상한 냄새를 풍겼다. 봉사단의 자금문제도 의문이 된다. 최씨가 딱 부러지게 실정법을 위반한 사례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봉사단의 씀씀이가 헤펐고 지출예산보다도 기업체 등으로부터 끌어 모은 것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봉사단이 수익사업을 한다며 이권에 개입 하려한 흔적도 적지 않았다고 증언자들은 전한다.

우선 민정수석실로 진정서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최씨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기부금을 걷는다는 거였죠, 우리가 알아보니 실제로 돈을 줬다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겉으론 말은 안했지만 기업들은 ‘방위성금도 내는데 그런 돈까지 내야 하나’라는 불평도 있었죠. ~ ‘도대체 구국이라니, 그러면 지금 나라가 큰일 날 위기라도 있단 말이냐, 설사 위기가 있더라도 왜 그런 단체에서 구국을 해야 하느냐’는 시선이 만만찮았죠,
김재규 전 비서실장은 “약삭빠른 ‘차지철’은 근혜양 눈치를 보느라 최씨(崔太敏) 문제를 못 본 척 못들은 체 했지만 다소 우직한 ‘김재규 부장’은 곧이곧대로 문제 삼았다가 박대통령한테 눈총을 받고 근혜양에게 미움을 샀다”고 기억했다.

청와대 부속실에 근무했던 김두영씨는 “당시 분위기로 봐서 김부장의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니다”고 했고 ~ 나하고 김부장은 최씨 때문에 속 깨나 끓였어요, ~ 그러던 중 하루는 김부장이 나를 찾아와 이러는 거예요 “그놈의 최씨와 봉사단 때문에 여론도 안 좋고 말이 많은데 그대로 두면 각하께 누가 되는 것 같아, 아무래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라고요, 그래서 나도 “중정에서 조사를 해보는 게 좋겠다.”고 맞장구를 쳐주며 민정비서실에서 수집했던 자료를 그대로 넘겨주었지요. ~ 최씨의 측근임을 자처하는 S씨(여)는 거듭되는 최씨 인터뷰 요청에“그 분은 원래 언론과 만나지 않는다. 그 분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출처 : 김진 저. 청와대 비서실. 중앙일보. 1992)

작금에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이 유행처럼 회자되고 있다. 정치는 도덕, 정직, 진실을 말해야 한다. 그러나 모를 수 없는 일들을 ‘모른다. 기억이 없다.’ 하니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유추 된다. 정치, 정보, 수사, 재계, 언론계 등 알만 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는 방증(傍證)이 있는데도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하니 어안이 벙벙해 진다. 따라서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좀 더 진실을 말할 수는 없을까? 특히 하나님의 공의를 외치는 그리스도인들은 더할 나위 없다. 따라서 성탄(聖誕)을 기념하고 2017년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고, 교회가 사회로부터 냉소의 대상이 아닌 신뢰를 회복하도록 거짓말은 물론, 방향을 잃고 갈팡질팡 하거나, 이념에 매몰되거나, 권력, 돈 등에 굴종하는 일 등은 버려야 한다.

그 정죄는 이것이니 곧 빛이 세상에 왔으되 사람들이 자기 행위가 악하므로 빛보다 어두움을 더 사랑한 것이니라(요 3:19)

한국장로교신학 학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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