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성 택 목사

12월 27일, 결국 새누리당 소속 의원 29명이 분당을 선언하고 선도 탈당한 사람을 포함하여 가칭 ‘개혁보수신당’이 출범하고 당직을 인선했다. 신당 측은 성명서를 통해 새로운 길을 향해 출발을 선언하며,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고, 질서 있고 안정된 개혁을 위해 희망의 닻을 올린다고 했다. 그들은 친박계를 향하여 패권세력으로 규정하고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망각했고, 그 결과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했다. 그리고 헌법유린과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을 비호하며 국민 앞에 후안무치의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정치적 이념 지향을 '개혁적 보수'로 규정했다.

명실상부한 4당 시대가 열렸다. 정국은 대통령 탄핵 소추의 결과를 기다리는 살얼음판이고, 대선을 눈앞에 둔 폭풍전야이다. 년말연시의 흥청거릴 소란스러움이 당연함에도 울분과 빈정거림도 멸시와 조소가 난무하는 초라한 아침과 짜증나는 저녁을 맞고 있다. 존경받고 신망 얻은 지도자가 없고, 이미 무너져 버린 권위와 질서로는 이런 갈등과 아픔으로 삐딱거리는 민초들을 거둬잡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런 시대에 국민들의 가슴에 희망을 주고 새로운 가치와 도전을 줄 수 있는 것은 속상하지만 역시 정치적인 방법밖에 없다.

정말 기대하기 싫은 집단이고 기대할 능력도 못 갖춘 집단들로 보이지만, 이것이 우리의현실을 풀어내야 하는 정치권의 운명적인 현실이요 숙명이다. 개헌이라는 메가톤급 정치과제를 두고 갑론을박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힘과 열정은 있으나 갈길이 막힌 국민들의 일치된 요구가 개헌이요 그 나마 기대볼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통령과 여야정치권이 국민에게 안긴 것이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 길을 완성해 줄 집단이 정치권 말고는 없으니 정치권은 이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한다.

분당해 나간 이들도 그렇지만, 이로 인한 새누리당의 충격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남아 있는 새누리당의 처신과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신당의 출현과 새누리당의 변신을 바라보고 있는 두 야당의 셈법은 복잡할 것이다.여기에 내년 초에 귀국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이 가져올 정치적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지 알 수 없는 변수를 가지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하여 국민은 기대반 불안반으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시선이 직접적으로 모든 정치 세력을 쏘아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정치권의 담론과 결정이 중요한 시기이다.

이런 국민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만일 기존의 정치권들이 개헌과 대선 그리고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자파 자당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끝까지 견지할 경우, 내년 대선에서 그 세력을 퇴출하는 총성이 울릴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헛웃음으로 통곡하고 있다. 허탈한 미소로 스스로의 울분을 달래고 있다. 이 눈물과 울분을 달래줄 유일할 집단이 국민을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미달의 정치인이라는 것이 속상하지만 어쩌겠는가?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정치권이 하루빨리 정신을 차리고 대동의 길을 열고, 상처받고 아파하는 국민들을 달래고 치료해야 한다. 이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요,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해야 한다.

진정한 혁명은 총칼이나 표풀리즘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민주의식의 피와 땀과 눈물이 이루는 것이다. 민주시민들이 지금까지 쏟아낸 피와 땀과 눈물에 정치권이 진심어린 충성으로 응답해야 한다. 입으로 국가충성과 국민사랑을 말하지 말고, 체감할 수 있는 행동으로 말해야 한다. 우리의 자유, 민주, 평화가 작금의 위기를 넘어 성숙한 국격 진보를 통해 향후 세계질서의 주도권에 동참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광화문과 대한문의 물결이 한 곳에서 만나 만세를 부를 그 날이 속히 오기를 고대한다.

그리스도대학 전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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