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한해는 그 어느 해보다 격동의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국정농단 사태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시위로 번져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이끌어 냈다. 시민들은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에 나서 촛불을 들고 불법과 불의로 얼룩진 대한민국이 새롭게 거듭나기를 기원하며 소망의 촛불을 들었다. 헌법재판소의 확정 판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유독 촛불에 대해 소극적이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교계 진보 진영에서 목소리를 높였지만 대다수의 보수적인 한국교회는 국민들의 열망으로 표출된 촛불을 외면했다. 더구나 일각에서는 대통령 감싸기에 모든 힘을 결집해 국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한국교회가 대다수 국민들의 요구와 열망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셈이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자, 과부, 고아 등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서 이들을 대변하고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셨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을 자처하는 한국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이 과연 이러한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도리어 세속주의와 기복신앙, 이기심에 매몰되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한국교회가 나눔과 섬김의 자세를 잃어버리고 교권 다툼과 명예, 물질만을 탐하고 있다는 질타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의 존재는 비관적이지 않을 수 없다. 복음 선교는 교회에 대한 신뢰로부터 시작한다.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한 교회의 복음 사업은 결코 성공하지 못하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새해에는 이러한 불신을 씻어야 한다. 교회가 바로 서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나약하여 하나님에게 의지해야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교회가 타락에 빠져 있다면 우리 사회는 그만큼 불안과 좌절이 넘치기 마련이다. 지금 남북의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경제 불황도 언제 끝날 지 아무도 모른다. 부의 양극화로 인한 사회의 계층 분화가 심각하다. 생계를 위한 범죄도 늘어가고 인성교육보다 경쟁교육이 앞서다 보니 이기적인 인간들만 양성되고 있다.

약자들이 더욱 살기 힘든 세상에서 내일에 대한 희망의 빛은 오직 복음뿐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는 목회자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새해에는 교회가 바로서는 개혁의 해로 삼아야 한다. 만일 교회의 거듭남이 없다면 그야말로 우리 사회는 암흑과 절망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교회는 항상 인류의 희망이었다. 조선 시대 암울한 시기에 복음을 통해 병원과 학교를 세워 근대화를 이루게 한 힘이 있다. 오늘 한국이 이처럼 발전한 원동력이 교회에서 나왔던 것이다.

2017년 정유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개혁과 갱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예언자적인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이다. 환골탈태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기대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증경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