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의 경 목사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교회 안에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리더십이 한층 강화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사회적으로 여성들의 위상과 역할은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신장되고 있다.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남성들이 사회나 교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여성들은 그저 보조적인 존재로 머무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여성들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교육 등 각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사회의 각 분야에서 남녀평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인식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교회에서는 남녀평등이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가 변하고 있는데도 교회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교회는 사회보다도 인간의 평등과 사랑을 구현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사회적 지위를 따지지 않고 고아와 과부, 창녀 등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셨다. 여성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럼에도 교회가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사실 교회에서 여성들의 지위와 역할은 보조적인 위치에 머무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교회 목회자 중 여성목회자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으며 여성장로 또한 남성에 비해 현저히 적다. 또한 이들의 위치와 역할도 남성들과는 다르게 보조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 교인들 수가 많은 교회가 대부분임에도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교회의 전반적인 방향을 이끌어가지 못하는 것은 여성의 리더십이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자가 뭘 그리 나서냐(?)’는 그릇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 자존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많은 교단에 정착됐지만 여성들의 목사안수를 금지하는 교단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과거 모 교단의 총회장이 “기저귀 차고 강단에 서면 안 된다”는 발언으로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이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다름없다.

비록 여성의 목사안수와 장로안수를 허락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숫자는 남성들에 비해 미약하기 그지없다. 특히 1년에 한 번 치러지는 정기총회에서 여성 총대의 비율은 가장 진보적인 교단이라 분류되는 한국기독교장로회의 경우에도 8.2%에 머물고 있다.

지금의 한국교회는 오랜 가부장제 아래서 여성의 공적역할을 배제해온 관행을 조금도 떨쳐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인 변화는 물론 세계교회의 흐름에도 역행하는 모습이다. 여성을 대등한 주체가 아니라 보조적 존재로 두고 여성지도력 배출과 함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갇혀 예배, 교육, 봉사 갖가지 행사 등 교회 활동 전반에서 성차별적 역할 분담을 공공연히 따르고 있다. 한국교회의 여성과 남성은 아직도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동등한 협력자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도력과 여타 능력에서 남녀 간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성을 지도자로 고려조차 하지 않는 교회가 대부분인 것은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성적 고정관념과 편견에 갇혀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한국교회는 교회의 모든 의사결정기구에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를 확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여성 지도력 함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원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존중하고 존중을 받을 때 비로소 하나님나라가 가까이 있는 것이다. 교회가 남성우월주의와 남성중심주의적인 인식을 버려야 사랑과 평등의 공동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에는 한국교회가 율법적이고 억압적인 교회풍토를 쇄신하고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주체로서 하나님나라의 확장과 복음 전파를 위해 힘껏 매진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예장 열린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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