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권토중래(捲土重來)! ‘흙먼지 일으키며 살아서 다시 돌아오리라!’
어렵고 힘들 때 마다 새로운 재기를 꿈꾸며 외치는 리더들의 생존화두(話頭)다.
지금은 비록 패하고, 의지가 꺾어야만 하지만 다시 전열을 재정비하여 새로운 기세(氣勢)로 지나간 패배를 반드시 설욕하리라는 각오가 담겨있는 이 구절은 중국 초(楚)나라 항우(項羽)와 한(漢)나라 유방(劉邦)과의 전쟁에 대하여 두목(杜牧)이라는 당(唐)나라 시인이 읊은 시에 나오는 시귀(詩句)다. 2017년을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권토중래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서초패왕(西楚霸王)으로 자처한 초나라 항우[項羽]는 해하(垓下)에서 한왕(漢王) 유방과 명장 한신(韓信)과의 전쟁에서 패하고, 분에 못 이겨 자살하고 말았다.

병력과 물자 등, 모든 면에서 우세했던 항우가 패한 이유는 다양하다.

오로지 자신의 우세한 전력만 믿고 상대방을 과소평가 한 일, 승리에 대한 확신도 없이 무리하게 군대를 운영한 일, 휘하의 제후들에게 봉토(封土)를 나누어주면서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해 병사들과 승리의 이익과 성과를 공유하지 못한 일, 감정과 분노로 무리한 결정과 판단을 한 것 등등, 다양한 이유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해하성(亥下城) 전투에서 사면초가에 빠져 사랑하는 여인 우미인과 서른 한 살의 나이에 인생을 마감한 항우의 가장 큰 패착은 새로운 기회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는 것이다. 잠시의 분노와 수치를 참고, 다시 병사들을 모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권토중래(捲土重來)의 판단을 했더라면, 얼마든지 재기하고도 남을 인물인데 자기에게 다가온 위기에 힘없이 무너져 버린 항우는 결국 절망이라는 재앙을 마시고, 역사의 패배자로 남았다.

사실 항우(項羽)를 지원하는 초(楚)나라는 물자가 풍부하고, 인구가 많아서 항우가 고향으로 돌아가 다시 재기의 칼을 갈고, 때를 기다렸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패배를 수용하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한 항우 자신은 역사에 폼 나는 장군으로 기억되었을지 모르지만 그를 믿고 지원했던 초나라 원로들은 완전히 파산하였고, 그와 함께 전쟁터를 누비던 병사들은 객귀(客鬼)가 되어 전장에서 여지없이 쓰러져 갔다.

천 년이 지난 어느 날, 당(唐)나라의 시인 두목(杜牧. 803~853)은 항우가 마지막 숨을 거둔 오강을 지나면서 '제오강정시(題烏江亭詩)'라는 시(詩)를 지어 재기의 아쉬움을 노래하였다.

‘勝敗不可兵家期! -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兵家)에서 반드시 기약할 수 없는 불확실한 것이다

包羞忍恥是南兒! - 지금의 실패에 부끄러움을 가슴에 새기고, 치욕을 참는 것이 진정 남아다.

江東子弟多才俊 - 고향, 강동의 젊은이들 중에는 준걸이 많은데,

捲土重來未可知! - 흙먼지를 휘날리며 다시 재기할 수 있다는 것을 어찌 알지 못 하였는가’

권토중래(捲土重來)라는 말이 나오는 두목(杜牧)의 시(詩)다.

치욕과 분노와 부끄러움을 참고, 훗날을 기약하며 희망을 잃지 않는 권토중래의 철학은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희망이 있다는 것을 교훈한다.

오늘에 성공한 사람과 기업들 중에는 권토중래의 철학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한 기업과 사람이 많다. 어찌 이기는 인생만 살 수 있겠는가!

문제는 힘들고 어려울 때 포기하지 않고, 답을 찾아내어 미래를 준비하는 믿음과 긍정의 힘이다.

지금의 치욕과 분노 그리고 부끄러움은 잠시일 것이다. 주 안에서 꿈과 거룩한 목표의 성취가 중요하기에 피눈물을 흘리며 잠시 뒤로 물러서야 할 때를 분별한다.

‘장수가 전쟁터에 나가 공격을 명령함에 명예를 구하고자 해서는 안 되며, 또한 후퇴를 명령함에 죄를 피하려 해서도 안 된다. 공격과 후퇴의 모든 판단기준은 오로지 국가의 생존과 병사들의 안전에 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진퇴에 대한 지휘관이 가질 철학에 대한 말이다.

항우(項羽)는 치욕을 참고, 잠시 몸을 피했어야 했다. 흙먼지 일으키며 다시 돌아오겠다는 권토중래의 각오로 자신을 믿고, 목숨을 건 병사들과 자신에게 인생을 건 고향의 원로들에게 은인자중(隱忍自重)하여 승리로 보답했어야 옳았다.

절망을 용기 있게 끊어버리는 순간, 눈앞에는 새로운 희망이 보인다는 것을 항우는 깨닫지 못한 것이었다. 진정한 승리는 패배에 굴하지 않고, 용기 있게 다시 서는 것에서 나온다.

권토중래(捲土重來)!! 흙먼지 일으키며 다시 와서 반드시 개혁인의 통일을 이룰 수 있기를 주께 구하며 은인자중(隱忍自重)할 때다!

의로우신 왕, 예수!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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