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원 목사

정유년 새해가 밝았음에도 전 세계의 아픔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전쟁과 테러, 기아와 질병, 폭력은 그칠 줄 모르고, 하나님의 주신 소중한 생명을 탐하는 악의 세력들이 기운을 뻗치고 있다. 평화롭고 사랑이 넘쳐야할 세상이 아쉽게도 슬픔이 가득하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의 쿠르드계 세 살 배기 어린아이인 ‘알란 쿠르디’가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가족들과 함께 유럽으로 이주하던 중 지중해에서 배가 난파됐고, 터키 보드룸의 해변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어 전 세계를 슬픔에 빠지게 만들었던 사건과 흡사한 일이 미얀마에서 벌여졌다.

미얀마의 로힝야족 민간인 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로힝야 난민인 16개월의 무함마드 소하예트가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아이는 얼굴을 해변에 묻은 채 엎드려 죽은 모습으로 마치 터키 해변에서 발견되어 전 세계를 슬픔에 빠지게 만든 꼬마 쿠르디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슬픈 일들이 반복되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이제 막 자라나는 생명의 꽃들이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는지 비통하기만 하다.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이 비극이 언제쯤 멈출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어린이는 장차 전 세계를 이끌어갈 소중한 자원이다. 누구보다 아끼고 보살펴야할 대상이다. 오죽하면 예수 그리스도가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라고 했을까. 그만큼 어린이들은 사랑과 축복을 받아야할 존재다. 어리고 약하다고 무시하거나 폭력의 대상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그런데도 어린이를 향한 어른들의 무차별 폭력은 예수 그리스도에 반하는 행동이다. 부끄럽지도 않은가 되묻고 싶다.

이 땅에는 여전히 굶주리고, 배우지 못하고, 제대로 입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많다. 그들은 단 한 끼도 먹기 힘들어 주린 배를 움켜쥐고, 심각한 건강악화를 불러일으킬지 모르는 오염된 물을 마시며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언어조차 모르며 살아간다. 발바닥이 상처를 입어도 마땅히 신을 신조차 없다.

비단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지난해 드러난 몇몇의 사건들로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소리도 없이 생명을 잃었는지 잘 안다. 단지 어른의 홧김의 대상으로 몰려 갖은 폭력을 견디지 못해 죽임을 당한 것이다.

시대가 변해 이제는 달라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많은 곳이 양지가 됐지만, 아직도 음지에서 벌벌 떠는 어린이들이 있다. 우리는 제3의 알란 쿠르디가 나오지 않도록 이들을 지켜야 한다. 당장 우리 주변에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는 어린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누군가는 하겠지”가 아닌, “내가 해야지”란 생각으로 나서야 한다. 2017년은 어린이들이 중심이 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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