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이며 제19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2017년에는 ‘묵은 땅을 갈아엎고, 새 터전을 세우리라(호세야 10:11)’는 주제 아래 한국교회를 성찰하고 하나님께서 이 땅에 이루실 하나님나라를 기대하며 교회개혁과 사회변화를 위해 헌신하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지난 18일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회개혁과 교회일치 및 종교간 대화, 정의와 평화, 한반도 평화통일 등 각 사안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김영주 총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를 돌이켜봐야 한다. 한 세기 전 민족이 고난을 겪던 시기에 희망이 불빛이 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오늘날 당시에 비해 엄청난 교세를 자랑할만큼 성장했음에도 한편으로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사회개혁에 동참했던 신앙전통은 세속권력과의 결탁으로 설자리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김 총무는 이어 “이러한 교회의 과오를 참회하면서 사회의 개혁을 추동해 내고자 했던 신앙전통을 회복해야 한다. 루터의 종교개혁을 통해 중세교회가 거듭난 것처럼 이제 한국교회도 개혁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협은 지난해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 개혁과제들을 찾고자 노력했다. 이를 결과로 ‘새로운 95개 선언(가칭)’을 정리하여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한국교회에 제시함으로 이 땅에 바른 교회를 세우기 위한 논의를 추동해 내고자 한다. 한국교회 안에 내재돼 있는 변화와 개혁의 가능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한국교회의 진정한 개혁은 과거 역사적 과오들에 대한 반성을 전제로 한다는 취지에서 ‘기억과 반성’이라는 주제로 다음달 27일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하반기에는 다양한 가치가 충돌하는 현 사회와 미래의 환경에 교회가 어떻게 대처할지를 고민하는 의미에서 ‘고백과 선언’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대회를 개최하고, 도서 ‘당신에게 개신교회란 무엇인가’(가칭) 출판 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교회 내 만연한 성차별 문화가 성범죄와 성폭력 문제를 야기한다는 인식 아래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자료를 제공하거나 지속적인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교회내 성폭력 추방을 위한 활동을 벌여 나갈 방침이다.

올해 부활절인 4월 16일에는 ‘부활절 맞이’를 진행한다. 세월호 참사 3년과 종교개혁 500주년에 맞춰 ‘예수는 여기 계시지 않다(누가복음 24장 6절)’라는 주제로 개혁과제를 점검한다. 연이어진 촛불집회와 함께 더욱 근본적인 질문과 개혁의 방향으로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고, 이러한 내용들을 모아 사순절 묵상집을 제작할 예정이다.

김영주 총무는 “종교개혁은 원칙적으로 교회의 부조리를 개혁하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 교회분열로 이어졌다. 분열은 순간이지만 일치를 위한 노력은 매우 긴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그리스도교 공동의 유산으로서의 종교개혁’이라는 관점을 견지하면서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주간을 시작으로 ‘갈등에서 사귐으로’의 번역과 출판, 신학토론회와 논문집 출판을 지속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무는 또 “우리는 다종교 다문화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웃종교인과 함께 살아가는 현실에서 이해와 인정은 이웃을 향한 존중이고 사랑이다. 낯선 이를 환대하는 일은 기독교의 전통이며 사랑의 실천이다. 신앙의 자유를 위한 순례가 다른 이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하고 다종교사회에서 평화와 공존의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이슬람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우리에게 낯선 문화와 전통인 중동의 역사와 종교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박근혜 정권의 부패와 최순실을 비롯한 비선과 측근들의 국정농단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는 다시 30년 전의 암흑으로 회귀할 위기에 처했다. 과거 광장 민주주의의 실패를 거울삼아 촛불민의에 나타난 우리의 과제를 되새기며 촛불 민심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 또 실효적이고 지속가능한 실천방안은 무엇인지를 모색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주 총무는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개성공단의 전면폐쇄와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이 상징하고 있듯 남북의 긴장은 고조되었고 군사적 긴장감은 증폭됐다. 이러한 상황은 동북아시아 평화 역시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교회가 남남갈등을 증폭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국교회와 소통하며 대북인도주의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 세계교회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국제협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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