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2016년 12월 기준 한국 선교사 파송 현황은 2015년과 거의 동일한 172개국에 27,205명을 파송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보다 1명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이번 결과는 한국교회의 선교사 파송이 ‘자기 정화, 자기 돌아보기’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한국 선교가 질적 성장을 위해 본격적인 출발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이제부터 하향선으로 내려갈 수도 있는 위기상황에 처했음을 알리고 있다. KWMA의 선교사 파송 현황에 이르면, 이른바 주요 교단들은 선교사 증가가 뚜렷했다. 2015년에 비해 335명이 증가했으며, 해마다 신임 선교사들이 배출되어 파송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와 동일한 수치로 집계된 것은 교단 간의 분리와 통합 과정에서 아직 정리되지 않은 숫자들을 마이너스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덧붙여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단에서 자료를 보내주지 않아 증가가 없는 것으로 처리된 경우도 있다. 단체의 경우에도 활발한 단체들을 중심으로 363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체 정리’(의미 없이 가지고 있던 수를 과감히 정리)에 들어간 수가 411명으로 집계되어 마이너스가 증가폭을 앞섰다.

이는 한국 선교가 질적 성장을 위한 기경을 시작하면서 다시 멀리 뛰기를 위한 준비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선교사 증가의 ‘제자리 성장’은 한국 사회에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는 위기와 교회 내부에서 나타난 여러 위기에 영향을 받는 단체들이 비로소 정확하게 ‘자리’를 찾아가기 위한 여정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단 선교부 및 단체별 증가 현황은 현장에서는 선교 훈련을 받는 후보자들이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지만, 1000명 이상의 파송 선교사가 소속되어 있는 GMS(합동), 감리회선교국은 2015년과 비슷하게 지속적으로 파송 선교사들이 늘고 있다. 선교단체의 경우도 100명 이상의 증가를 보이고 있는 인터콥을 비롯해 바울선교회 등의 단체들도 꾸준히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선교사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은 역시 아시아 지역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지역은 이슬람권, 불교권, 힌두권 지역으로 복음화가 일어나지 않은 지역이고, 한국과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점들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선교사 가운데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네 지역 합계만 해도 15,217명(전체 53%)으로 파송 선교사 반 이상이 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상위 10대 국가는 동북아X국, 미국, 필리핀, 일본, 서남아I국, 태국, 캄보디아, 동남아I국, 러시아/연해주, T국 등의 순서다. 미국과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방개척 지역이다. 한국 선교사들의 주요 사역으로는 교회개척을 비롯해 제자훈련, 복지/개발, 캠퍼스, 교육, 의료, 어린이/청소년 사역, 문화/스포츠 등의 순서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KWMA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냈다. 전반적인 위기 속에서 숫자는 내려가지만 다시 그 위기를 극복해 다시 상승시켜 나가는 이른바 ‘M자 곡선’을 그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한국보다 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비서구권 국가가 나올 것이라며, 그 때까지 한국 선교가 충실하게 맡은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KWMA는 마이너스로 증가 수를 표기한 곳은 교단보다는 선교단체가 대부분인 점을 인식하고, 단기 선교사들의 기간 종료, 개인적인 이유로 선교사를 연장하지 못하는 현상에는 교회 재정 지원의 중단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KWMA는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잘 보이지 않지만, 나비효과처럼 선교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교회가 지속적으로 선교사를 지원하려면 교회 자체도 든든해야 함을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교단 선교사들이 꾸준히 증가하듯이 자기 정화를 시작한 선교단체들도 지속적으로 양적 성장을 하려면 선교 중심의 건강한 한국교회로의 전환이 함께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KWMA는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가 다양하게 열릴 것이며, 평양 대부흥의 110년이 되는 해”라면서, “허리끈을 질끈 묶어야 하는 동기들을 찾기에 충분한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예년과 동일하게 나타난 선교 통계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뛰라는 도전을 하고 있다”면서, “‘위기감’ 속에서도 기도하며 계속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힘이 모아질 때 가능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