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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택 목사] 잃어버린 교회의 본질과 가치를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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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2  18: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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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종 택 목사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했다. 타락한 중세교회를 닮아가는 한국교회 안에서 제2종교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는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교회 구석구석을 들여다가 보면, 종교개혁을 하겠다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를 않고 있다. 그렇다. 작금의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이전의 중세교회보다 더하면 더했지, 타락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고통현장에서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지를 못하고 있다. 행동하는 종교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지난 130년 동안 한국교회는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것은 세계교회가 놀랄 정도이다. 이제 전국 방방곡곡 어디를 가나 십자가가 서지 않은 곳이 없다. 큰 도시는 교회당이 구멍가게만큼이나 흔해졌다. 거대하고 화려한 교회건물이 즐비하게 세워지고 잇다. 그것도 경쟁적으로 세워지고 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교회들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께서 사회적 약자들 속에서, 그들과 함께 벌인 하나님나라운동에 참여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갈수록 교회에 대한 신용과 기대는 떨어지고, 겉은 요란한데 속 빈 강정과도 같다. 예수님과 하나님을 호화로운 성전에 가두고, ‘성전예수’, ‘성전 하나님’으로 만들어 버렸다.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은 것이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이 아닌가(?) 이제 한국교회를 이끌어가는 목회자들은, 자신에게 교회의 본질이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교회의 본래 모습을 되찾고, 맡은 본분을 다하기 위해 먼저 교회가 무엇인지에 대해 대답하자.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교회의 토대는 그리스도다. 그리스도가 교회를 세웠다. 박재순 교수는 자신의 저서 <예수운동과 밥상공동체>에서 “참된 교회가 무엇인지를 알려면,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은 첫째 예수는 죄인들과 사귀었다. 예수님은 세리와 창녀가 의로운 하나님나라에 먼저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생각이 서로 다르고, 성격이 서로 다른 사람들, 지위와 신분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사귀고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이 가르침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은 거의 없다.

세상의 원칙, 오늘 교회의 원칙은 비슷한 사람들끼리 대화하고, 어울린다. 끼리끼리 사귀는 원칙, 유유상종의 원칙에 따라 세상 사람들은 살아간다. 그것은 교인들도 마찬가지이다. 부자교회에 가난한 사람이 가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소외되어 교인이기를 포기하는 것은 이를 대변해 주고도 남는다.

그런데 성서는 이와 전혀 다르게 가르친다. 처절하고 고통스럽고 치욕스러운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리고 죄가 많은 곳에서 은혜가 넘친다고 한다. 성서는 거룩한 하나님과 추한 죄인들의 만남을 이야기 한다. 서로 다른 것이 통한 인식, 서로 다른 이들과의 사귐이 신앙의 원칙이다.

서로의 생각이나, 성격을 넘어 서서 사귐을 가질 수 있을 때, 인간의 삶은 깊어지고 풍성해진다. 또 살맛나는 세상을 만든다. 분명한 것은 인종적 차이, 문화적 차이, 역사적 차이, 계급과 신분의 차이를 넘어서서 종과 자유인이 한데 모여 한 성령으로 한 몸을 이룬 것이 신앙공동체인 교회이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는 학벌이나, 지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친교를 나누는 사교집단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가난하고 무식하고 천박한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교회에 나올 수 없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교회는 부자가 되었다. 가진 것이 너무 많아 내려놓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목회자가 1000억원에 가까운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비자금을 관리하던 장로가 ‘죽임’을 당했다.
교회의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교회는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는 장소가 되었다. 이것은 교회가 아니다. 교회는 서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용납하는 자리이다.

둘째는 예수님은 항상 잃어버린 자와 소외된 자를 찾아 나섰다. 잃은 양의 비유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나타난다.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가시밭길과 벼랑 끝을 헤매셨다. 목자는 양 아흔 아홉 마리를 두고, 한 마리의 잃은 양을 찾아 나선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어깨에 메고 돌아와 기쁨의 잔치를 벌인다. 잃지 않은 아흔 아홉 마리 보다 한 마리의 양이 소중한 것처럼 목자는 행동한다. 이것은 예수님의 합리적인 계산을 뛰어넘는 초월적인 사랑이다. 한 마리의 양을 버릴 수 있는 목자는 아흔 아홉 마리의 양도 버릴 수 있다.

자기 개인의 욕심이 채워지면, 자기 가정의 행보만 이뤄지면, 세상이 어찌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시켜야 한다고 보는 사람들에게는 한 마리의 양을 찾아 가시밭길과 벼랑 끝을 헤매는 목자의 모습이 어리석게만 보일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세월호 사건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는 이유도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켜야 한다는 계산적인 사랑 때문이다. 하지만 이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지만 무조건적이고 초월적인 사람이다. 계산되지 않은 아가페 사랑이다. 예수님의 이런 어리석은 사랑에는 하나님의 깊은 진리가 담겨져 있다.

잃어버린 자를 그대로 버려두고서는 인간이 인간으로 될 수 없다. 레위인과 바리사이파 사람처럼 상처받고 버림받은 사람을 외면할 때, 나는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며, 인간 이하가 된 것이다. 잃어버린 자들을 외면하면 공동체의 토대는 무너진다. 소외된 자와 눌린 자, 그리고 고난당하는 자를 외면하는 공동체는 결속과 유대를 포기하는 것이다. 결속과 유대를 포기하는 공동체는 해체된다. 한사람을 버릴 수 있는 공동체는 백사람도 버릴 수 있다. 한사람의 아픔에 동정하지 않는 공동체는 죽은 공동이다. 무능한 인간, 소외된 인간, 고난당하는 인간, 자식을 바다에 수장시키고 아파하는 인간을 얼마나 잘 돌보느냐에 따라 그 사회와 교회의 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깨달아야 한다. 정신박약아, 불구자, 고통 받는 자, 고난당하는 자, 노숙자 등 이들을 안아주는 이들은 그들을 구원하기보다 오히려 이들을 통해 내가 구원을 받게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기독교발전협의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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