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한국교회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노력은 미흡하고, 대사회적인 영향력 증대에는 소홀하기만 하다. 통계청이 내놓은 기독교인 교세가 증가했다는 결과가 무색할 정도로, 한국교회의 상황은 화해와 일치가 실종된 분열의 연속이다.

한국교회가 자화자찬까지 했던 종교인 교세 중 기독교가 1등이라는 결과는 결코 한국교회가 진심으로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한국교회의 존재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어찌 보면 바닥으로 곤두박질한 한국교회를 향한 이 사회의 진실한 요구와 바람일지 모른다. 이 땅에 누구보다 낮은 자의 자세로 내려와 섬김의 본을 보이라는 추상같은 호통이다.

그렇다면 2017년 한국교회는 자만심에 빠지지 말고, 이 땅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종교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진심으로 섬기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사실 한국교회가 놀라운 부흥과 성장을 하면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것이 십자가 탑이다. 저마다 경쟁적으로 휘황찬란한 예배당을 짓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고, 세상적 흐름의 옷에 교회를 억지로 맞춰 끼우기 바빴다. 재물과 권력에 눈이 멀어 주의 종으로써 해서는 안되는 일에 나서게 됐고, 가장 낮은 자의 자리에서 섬겨야할 목회자는 가장 높은 자리에서 군림하는 형태가 되어 버렸다. 예수 그리스도는 결코 작금의 상황을 원치 않으신다. 이 사회도 한국교회의 이러한 행태에 동조하지 않는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세상적 재물과 권력이 아닌, 하나님의 명령만 쫓는 모습으로 보여야 한다. 교회 성장을 우선순위로 두지 말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 주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교회 재정의 10% 이상을 항상 나누고 섬기는데 예비해 둬야 한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교회가 앞장서 기틀을 잡아줘야 한다.

그리고 남과 북으로, 동서로, 이념으로, 세대차이로, 남과 여 등 흑백논리로 얼룩진 이 사회가 온전히 하나될 수 있도록 교회가 먼저 하나됨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단순히 몸집을 키워 하나가 되겠다는 것이 아닌, 한국교회 전체가 납득을 하는 하나됨으로 뭉쳐야 한다. 몇몇 기관이나 단체, 교회, 지도자, 목회자, 성도 등으로 실현되는 하나됨이 아니라,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인정받는 하나됨으로 거듭나야 한다.

여기에는 그 어떤 정치적 논리가 관여되어서는 안된다. 오직 하나님 안에서 모두가 똑같다는 정의로 서로를 이해하고, 허물은 감싸주는 대인배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파벌과 인맥 등 분열을 조장하는 하나됨이 아닌, 모든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진실한 하나됨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제왕적으로 군림하지 말고,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변하길 기대해 본다. 지금처럼 신격화된 모습으로는 결코 이 사회를 섬기고,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전력을 다할 수 없다. 그것은 세상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욕망의 바벨탑을 쌓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자신의 이기적인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와 축복을 먼저 생각하고, 그것을 나누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듯이 누구보다 겸손한 자세로 성도를 섬기고, 이 사회를 보듬는 주의 종이 되어야 한다.

2017년 한국교회가 이 땅의 온갖 어둠을 걷어내고, 꿈과 희망만 가득한 세상으로 변화하도록 누구보다 앞에서 이끄는 일꾼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사렛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