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와 후임목사간의 갈등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 둘의 바람직한 관계를 모색하는 세미나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 전병금 목사)가 주최하고,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가 후원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라는 주제로 김승호 교수(영남신학대학교 기독교윤리학), 백장흠 목사(한우리교회 원로),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 강준모 목사(남성교회), 최성은 목사(남서울교회) 등이 발표했다.

김승호 교수는 “원로목사와 후임목사 사이의 갈등은 심리적, 문화적, 역사적, 신학적 원인 등 교회 내외의 다양한 원인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갈등이 현재진행형인 교회가 많으며, 그런 교회들마다 갈등 당사자들과 가족뿐 아니라 교회 구성원 전체가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원로목사가 은퇴 후에도 후임목사의 목회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려 할 경우 후임목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반면 후임목사가 자신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원로목사의 영향력을 의도적으로 배척하거나 단절하려 할 경우 역시 갈등의 소지로 작용한다”면서 “리더십을 이양하는 원로목사와 리더십을 이어받는 후임목사, 그리고 이전의 리더십과 결별하고 새로운 리더십에 적응해야 하는 교우들 모두 리더십 이양과정에서 보다 신중하고 진지한 협력과 기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로목사가 은퇴한 교회를 떠나 새로운 교회에 출석할 필요가 있다”며 “원로목사가 자신이 목회하던 교회에 그대로 출석하는 것은 후임목사에게 목회적 부담을 줄 수 있고 교우들의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후임목사가 빠른 기간 내에 자신의 리더십을 공고히 가기 위해 급격한 변화를 시도할 경우에는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며 “후임목사는 자신의 목회철학 뿐 아니라 일반교우들과 중직들의 욕구, 원로목사와 함께 해 온 교회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 등을 잘 고려하여 목회에 있어서의 변화 방향과 속도를 잘 조절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장흠 목사는 “자신이 교회를 개척했어도 성장시켰어도 내 교회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로목사나 후임목사나 다 주님의 일을 했고 하러 온 것이다. 내 교회 내가 목회한다는 집착을 버려야 한다. 하나님 사역을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더불어 같이 해도 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원로와 후임은 경쟁자가 아니라 상호 협력자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인웅 목사는 “전임목사의 리더십과 후임목사의 리더십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므로 전임목사는 후임목사의 리더십을 세워주고 돕는 역할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전임목사가 몇십년 쌓아놓은 리더십을 후임목사가 따라갈 수가 없다. 장로교회는 담임목사가 중심이 되어 당회원들과 함께 협력하여 목회를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후임목사의 역량이 강화되어 장로들과 함께 목회를 균형 있게 잘할 수 있도록 원로목사의 자문이 당분간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준모 목사는 “영원한 전임자가 없고 영원한 후임자가 없다. 역지사지라는 말을 깊이 헤아려 보아야 한다. 전임자는 후임자였을 때의 상황을 정직하게 회상해 보면서 그 몫을 감당해야 한다. 후임자는 자신이 전임자가 되었을 때 어떤 입장이 될까를 솔직하게 상상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이어 “공동체를 위하여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같이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제 경우에는 ‘화평’이었다. 공동체의 화평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전임자건 후임자건 자신의 희생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전임자는 후임자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 후임자는 전임자를 존경하고 그에 합당한 예우를 최선을 다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은 목사는 “원로목사와 담임목사는 불화와 갈등으로 피차 괴로워하며 교회를 어렵게 하거나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 담임목사는 원로목사를 공경하고 존귀히 여겨 그가 가진 많은 경험과 교회에 대한 사랑을 담임목사의 목회에 활용하여 주님이 사랑 위에 세우신 교회를 더욱 잘 섬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원로목사는 담임목사의 위로와 사랑 속에서 주님이 부르신 날까지 담임목사를 도와 주님의 교회를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는 지난 2012년 한국교회가 한국사회로부터 비난받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 중심에 ‘목회자의 윤리 부재’가 있다고 판단, 윤리적인 바른 삶을 살기로 다짐하며 설립됐다. 교인들의 감시와 감독을 받을 수 있는 투명한 교회재정 실현, 담임목사직 세습 근절, 교회의 갱신과 진정한 부흥을 위한 말씀과 기도, 조국의 평화통일 등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