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신 목사

교회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교회 중 교인수가 100명이 안 되는 교회가 6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교회에 등록된 재적교인은 불과 7.5%에 그쳤다. 반면 교인이 500명 이상 출석하는 교회는 전체의 7.4%에 불과했지만 이들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은 전체의 74.4%을 차지했다. 이러한 통계 결과는 오늘 한국교회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비단 통합측뿐만 아니라 여타 교단들도 이러한 양극화현상이 만연되어 있다. 그럼에도 양극화현상에 대해 한국교회는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한국교회의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형교회의 역할이 크다. 대기업이나 사회지도층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대형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에게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형교회의 선교비나 구제비, 미자립교회 지원비는 교회 규모에 비해 빈약한 경우가 많다. 그마저도 교회 내에서 함몰되는 경우가 많다. 무작위로 가난한 사람, 재정이 어려운 교회에 지원되기보다는, 교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곳으로 예산이 흘러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구조는 한국교회 내에 만연한 양극화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대형교회들이 미자립교회 개척교회에 더 많이 지원하고, 나누고 베푸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미자립교회의 자립화 및 목회자 생활비 지원사업도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현재 교단 차원에서 미자립교회 목회자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교단은 예장통합과 기장교단 등 몇몇 교단에 불과하다. 대다수 교단들이 미자립교회 지원에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각 교단이 교단 차원에서 내실 있는 미자립교회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분가선교 또한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초기의 선교사들은 교회가 부흥할 경우에는 교회를 분립시킴으로 새로운 교회를 세워 교회가 건강해 지도록 했다. 따라서 대형교회가 몸을 나누고 작은 교회를 담보하고 지원하는 분가선교를 통해 한국교회를 성장시켜 나갈 때 우리 교회가 동반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교회를 여러 수로 나누는 것을 넘어서 자립할 때까지 서로 긴밀하게 기도하고 협력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방안도 양극화 해소에 효과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교인 감소로 어려움에 봉착한 농어촌교회를 향해 도시의 교회가 상생의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 협력과 지원을 함으로써 농촌교회와 마을을 살릴 수 있다. 도시 교회가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농촌교회를 지원하기 시작한다면 놀라운 변화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나만 잘 되면 되는 것, 나만 크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우리 한국교회가 함께 손에 손을 잡아야 한다. 큰 교회는 물질을 내놓고 작은 교회는 마음을 열고 하나 될 때,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질 것이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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