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희 원 목사

일간지 사회면을 보면서 여전히 빈부의 격차가 심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맞닥트렸다. 특히 상생이 없는 사회구조의 단면에 씁쓸한 마음뿐이다.

한쪽에서는 국내 굴지의 재벌 총수가 무려 400여억원의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5만원이 되지 않는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해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는 저소득층이 많다. 이들 중 미혼모인 A씨는 건보료 체납으로 인해 고운맘카드를 발급받지 못해 출산비 마련에 곤욕을 치르고 있으며, 어린 딸이 희소병에 걸렸지만 밀린 월세에 신용카드 빚도 갚지 못한 B씨도 건보료를 낼 형편이 아니어서 걱정만 앞선다.

또 생활고에 시달리던 무직 30대 가장이 재산 다툼 끝에 부친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하는 가하면, 폐지를 줍는 할머니를 등쳐먹은 사기범의 이야기도 우리를 한없이 슬프게 만들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이렇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버렸는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모두가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가야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이기심으로 나만 잘 살아가면 된다는 생각들로 혈안이 되어 있다. 가진 자가 없는 자를 짓밟고,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고, 이웃이 이웃을 속이는 세상으로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말 그대로 상생하지 못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세상은 하나님이 원치 않는 세상이다. 하나님은 가진 자들이 없는 자들에게 모든 것을 내어 줄 수 있는 세상, 자식들은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는 자식들을 사랑으로 감싸주는 세상, 이웃과 이웃이 형제보다 가까운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세상을 원하신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온전히 세워지는 것으로, 모두가 행복한 상생의 사회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이 땅에 세워질 수 있도록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적인 기준으로 1등이 되기 위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개인이기주의적인 행동은 한시라도 빨리 버려야 한다.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상대방을 더 배려할 때 비로소 상생의 사회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이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겸손하게 남을 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생은 설령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방이 이득이 될 수 있다. 마음먹기 나름이다. 내가 손해를 봤으니 기분이 별로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내가 조금 손해를 봤는데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라도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면 기쁘다고 생각하면 된다.

작금의 한국사회는 진보와 보수, 동서, 남녀, 세대차이 등 갈등의 연속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이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생의 길 밖에 없다. 내가 옳고 너는 그르다가 아니라, 우리가 모두 옳다는 정점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서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을 할 때이다.

기독교국제선교협회 이사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