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국 경 목사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Martin Luther King)목사는 그의 저서『자유를 향한 전진』(Stride Toward Freedom)이란 책에서 “어떤 종교가 인간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돌보지 않거나 부조리에 대해 방관한다면 그것은 있으나 마나한 종교에 불과하다. 이런 종교야 말로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말처럼 민중의 아편에 불과하다.”고 했다.

1910년 한일합방 후에 고종황제는 강제로 퇴위되었고 일본 인 데라우시가 총독으로 부임해 와서 우리나라에 강압정치를 시행했다. 일찍이 일본인들은 우리 조국 땅에 불법으로 침략을 해서 자신들이 필요한 것은 다 약탈하고 심지어 자유와 평화와 재산과 생명까지도 빼앗는 강도와 절도 짓을 서슴없이 자행했고 우리의 자유와 생존권마저도 침탈했다. 일본인들은 한국인의 민족정신까지도 말살하려 했고 무단정치로 우리민족에게 혹독한 탄압을 가했다.

고종황제는 헤이그에서 국제 만민평화회의가 있음을 알고 비밀리에 세 명의 밀사를 보냈으나 그 회의에서 우리 대표를 나라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주지를 않자 이준 열사가 그 자리에서 할복을 하였다. 이 일 후에 고종황제는 갑자기 붕어(崩御)하게 되었고, 황제의 장례식이 있던 날에 일제와 맞서 국내외에 거주하는 우리민족의 대다수가 두루 독립운동을 거사했다. 1910년 한일 합방이 이뤄진지 9년 후, 우리민족은 인류역사상 가장 뛰어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면서 거국적으로 만세운동을 펴 독립의 자주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다. 기미년 3월 1일 독립만세 운동에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 신자였고, 당시 기독교는 항일 투쟁과 독립운동에 중심이자 선봉이 되었던 것이다.

우리 민족사에 있어서 만일 3.1운동이 없었다면 우리 민족은 소멸되거나 초라한 민족으로 전락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기독교는 민족 수난기에 민족과 호흡을 함께 할 수 있는 신앙공동체로서의 기회를 가질 수도 없었을 것이며 오늘날과 같은 교회성장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독립선언문 가운데는 사랑과 평등, 정의와 평화 등의 기독교 정신을 반영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3․1운동은 위대한 자유정신의 발로요, 양심과 진리의 발로요, 민주정신의 운동이며 비폭력적으로 투쟁한 위대한 운동이다. 기독교 지도자와 성도는 정의의 편에 서서 조국의 해방을 위해서 재산과 목숨을 바쳐가며 싸웠다. 그 후 에도 기독교 지도자들이 독립운동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왔을 뿐만 아니라, 해방 후 건국과 국가 발전에 주역들이 거의 기독교인 지도자들이었다. 하지만 숭고한 선열들의 나라사랑과 독립운동 정신에 영향을 입고 살아온 우리 후손들의 오늘의 모습은 어떠한가?

국제투명성 기구에서 매년 경제협력기구(OECD)에 가입된 나라의 부패지수를 조사하는데, 금년도 1월 발표에 의하면 OECD 회원국 35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부끄럽게도 하위권인 29위에 머물렀다.

오늘날 우리나라 각계각층의 지도자은 물론 국민들 가운데 다수가 과거 애국선열들처럼 나라사랑은커녕, 자신에게 권력과 기회만 주어지면 사리사욕과 재산증식을 위해 부정에 끼어들어 사회를 부패하게 한다. 이와 같이 도덕성 추락으로 나라가 어지러운 때에, 98년 전 3․1독립운동 당시 국난을 맞아 독립운동에 목숨을 걸고 선봉에 섰던 지도자들과 애국선열들처럼 온 국민이 기독교 신앙과 애국사상을 가지고 밝고 아름다운 나라를 세우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3․1운동의 위대한 정신을 이어받아 이 나라가 통일을 이루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성과 도덕성으로 평화와 사랑과 정의를 구현하는 사회가 되도록 힘쓰자.

예장합동선목총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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