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승 자 목사

지난 2천년 동안 역사적 예수님은 철저하게 묵살 당했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교리적 신앙의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실존적인 예수님의 역사성을 증언하지 못했다. 한국교회는 영미선교사들로부터 보수적인 신앙을 그대로 전수받아 예수님을 초월적이고, 신적인 존재로서 생각해 왔다.

이제부터라도 그리스도인은 고착화되어 버린 분단된 한반도, 불의한 정권과 결탁해서 성장하는 한국교회 안에서, 아니 예수님의 역사적인 현장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역사적인 예수님에게 집중해야 한다. 예수님이 누구이며, 무엇을 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다윗 왕조 초기를 제외하고, 1천여년 동안 대제국의 압제와 수탈에 시달렸다. 이집트 제국에서 부역과 압제에 신음하던 사회적 약자인 히브리인들은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가나안 땅에서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를 세웠다. 하나님이 통치하는 나라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 나라는 얼마 가지를 못했다. 앗시리아, 바벨론, 페르시아, 시리아, 로마 등의 대제국에 의해 끊임없는 침략과 수탈을 당했다. 이스라엘 민족의 한 맺힌 고통과 갈망은 예수님시대 갈릴리 사람들의 삶 속에 그대로 배어 있었다. 예수님은 이들 속에서, 이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였다. 하나님나라를 선언하고, 인간에 의한 억압과 수탈을 거부했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연결되는 하나님나라운동을 일으켰다.

예수님의 공관복음서의 이야기는, 예수님이 이스라엘의 가난하고, 천박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과 함께 일으킨 하나님나라운동이다. 공관복음서는 예수님의 내면적 심리나, 개인적 자질에 대한 언급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언제나 예수님은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서 이루기 위해 가난하고 소외되고 떠돌이 병신 등 보잘 것 없는 사람들과 함께 행동했다.

예수님의 삶은 하나님나라와, 굶주림과 불구자, 정치적 및 종교적 압박과 소외된 사람들의 고난의 현실과 결부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예수님의 삶은 하나님나라를 지향하는 운동이었다. 오늘의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감당해야 할 선교적 과제는 분명하다. 한국교회는 이제라도 예수님이 벌인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현장에서, 이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여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수가 많으면 무엇하고, 화려한 교회들이 아무리 높으면 무엇 하겠는가(?) 밤낮 예수님을 부르는 한국교회가 얼마나 예수님을 알고 있을까? 도대체 예수님은 우리와 무슨 관계인가? 예수님의 공생애는 하나님나라를 지향향하는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운동이었는데, 한국교회는 이 땅의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

실제로 한국교회는 이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이들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보수주의와 기복주의, 식민지 신학과 지배이데올리기적인 정통신학에 빠져서 민족사로부터 버림받지는 않을까(?) 모두 고민할 때에 이르렀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의 개혁과 현신을 촉구한다. 그것은 기도이며, 행동이다.

햇빛중앙교회 담임•본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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