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용화 목사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발표한 ‘2017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분석’에 따르면 국민 5명 중 1명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로는 가톨릭에 이어 불교, 기독교의 순서였다. 한국교회가 신뢰받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는 ‘불투명한 재정사용’이 가장 높았으며, ‘타종교에 대한 태도’, ‘교회 지도자들의 삶’, ‘교인들의 삶’, ‘교회성장 제일주의’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교회가 왜 이렇게까지 추락했는지. 우리는 앞서 여론조사 결과에서 한국교회가 신뢰받기 위해 개선되어야할 것들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인 모습도 보여줬지만,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았다. 최근에 들어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면 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욱 부각되는 실정이다. 이는 한국교회가 스스로 바벨탑을 쌓아 올린 결과가 아닌가 싶다.

교회 분쟁의 대부분은 바로 불투명한 재정 사용에 있다. 몇몇 사건만 봐도 담임목사의 재정유용으로 인해 잘 나가던 교회가 어느 순간 반쪽으로 쪼개어 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외형적으로 반으로 쪼개어지는 것을 넘어서, 성도들은 가슴에 큰 상처를 입는다. 이 과정에서 성도들은 교회 자체에 실망을 느끼고, 교회를 떠나기도 한다. 심지어 큰 틀에서 기독교를 아예 떠나거나, 타종교로 옮겨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교회 지도자들의 그릇된 삶 또한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제왕적으로 군림하는 담임목사의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인해 성도들이 상처를 입고, 교회마저 위상이 타격을 입는 경우다. 그 중에서도 목회자의 성폭력은 한국교회의 위상에 큰 스크래치를 남기고 있다. 그것도 내로라하는 유명한 목회자들이 세속적인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그러한 일을 자행했다는 점에서 사회는 한국교회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여기에 무조건 부흥·성장만 하면 된다는 성장 제일주의는 한국교회를 더욱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에 있어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빚더미에 앉은 모습이다. 조금은 의아할 수 있는 부분인데, 현실이다. 외형적으로 크고 웅장한, 휘황찬란함에 목을 맨 나머지, 무리한 은행 빚 대출을 늘렸고, 갚기 어려워지자 결국에는 예배당이 소위 장사치에 넘어가는 일까지 자행됐다. 가까스로 교회가 넘어가지 않았어도, 천명이 넘는 예배당을 수용할 수 있는 곳에 고작 100명도 안되는 성도들이 있는 곳도 즐비하다. 이 모두가 남에게 드러내기 좋아하는 세속적인 욕망 때문에 벌어진 참사다.

상황이 이런데 누가 한국교회를 신뢰하겠는가. 어찌 보면 신뢰도에 있어 가톨릭과 불교에 이어 기독교가 꼴찌를 기록한 기윤실의 여론조사는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그런데도 한국교회는 진정한 회개와 각성을 하기 보다는, 분열과 갈등에만 치중하는 모습이다. 종교개혁500주년이라고 장엄하게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는 있지만, 진정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면서도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발언이나 지적에 대해서는 안티기독교의 공격으로만 여기고,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진정 한국교회를 향한 충성어린 조언을 들을 때이다. 싫은 소리를 했다고,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모른 척 하지 말고, ‘왜’라는 의문부호를 붙일 때이다. 그리고 ‘왜’그럴까를 생각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답을 찾아야 한다.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왜 가장 낮을 까. 국민 5명 중 왜 1명만 신뢰할 까. 왜 불투명한 재정이 개선되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했을 까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낮은 자세로 섬기고, 회개와 각성을 통해 거듭나겠다는 다짐과 함께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그 때 비로소 한국교회의 추락한 신뢰도를 되살릴 수 있다.

천안성문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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