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근 열 목사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털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양 같이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 (이사야 53:5-7)

사순절에 즈음하여 예수님의 십자가를 앞두고 고민하셨던 마음을 한번 이해해보자.

우리 대한민국의 가까운 역사만 해도 일제의 식민지와 공산군의 침략으로 황폐한 이 땅과 백성들을 하나님은 구해주셨다. 오늘의 우리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인 것이다. 그 은혜를 새롭게 되새기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교회와 나라를 위해 헌신을 다짐할 때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그랬던 것처럼 위기가 올 때마다 기도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는 반드시 있었다. 지금은 한국교회와 특별히 교회의 지도자들이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나아가 신뢰를 회복하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신뢰는 지도자의 최고의 덕목이다. 십자가를 앞에 두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던 예수님의 모습을 되새겨 보자. 중요한 것은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 라고 기도하셨다. 우리의 기도는 어떤가? 결정 다해놓고 내 뜻데로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지 않은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려고도 하지 않고 들을려도고 하지 않고 내가 다 정해놓고 하나님은 응답하시라고 마치 명령권자처럼 기도를 함부로 하고 있지는 않은가? 예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핏땀 흘려 기도하신 이유는 십자가를 지기 위한 기도였다.

사랑은 진실의 땅에서 자라는 꽃이요, 희생의 가슴에 맺히는 열매다. 예수님은 우리의 죄와 허물을 담당하시고 무너져 가는 조국을 안타까워하시며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소리내어 우셨다.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은 민족을 향한 십자가를 지고 안타까워 흘리는 눈물이 있어야 한다. 예수님은 눈물로 간구하셨다. 예수님의 눈물의 기도가 인류구원을 완성하신 것처럼 우리 지도자들도 하나님이 주신 사명과 민족의 과제를 완성시켜 나갈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큰소리치고 자기 주장만 일삼는다면 하나님은 얼마나 실망하실까? 오늘날 한국교회는 안타깝게도 눈물이 말라 있다. 스스로 지금 내 심장에서 예수님의 눈물이 흐르고 있는가를 측량해보자. 나를 위해 그 십자가에서 흘렸던 피눈물의 흔적이라도 남아 있는가 찾아보자. 아니 내 죄 때문에 버림받는 예수님의 이름이라도 마음에 진실로 새겨져 있는지 새겨보자. 그는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는데 나는 그를 위해 무엇을 드렸는가? 무엇을 내려 놓았는가? 내가 지는 십자가는 무엇인가?

이제 우리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마리아처럼 옥합을 깨뜨리고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시고 머리카락으로 씻고 그 발에 입 맞추는 헌신의 눈물이 있어야 한다.

바울처럼 눈물을 흘리는 목회자의 눈물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주기철 목사님은 목회를  ‘눈물 없이 못가는 길, 피 없이 못가는 길’ 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목회자는 단순히 교회의 지도자만이 아니다. 불의와 거짓과 싸우는 투사요, 세상을 보여주는 거울이며 세상을 인도하는 안내자다. 참 지도자는 교회 안에만 안주하지 않는다. 복음을 들고 사회를 깨워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세상으로 나아갈 때 교회와 목회자는 성경을 기초해야 한다는 점이다. 세상의 이념이나 철학이나 생각이 아니라 오직 성경에 입각해서 나아가야 한다. 성경의 자리를 다른 것들이 차지할 경우 바로 세속화의 위험이 드러나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복음을, 죄를 싫어하시는 하나님의 공의를, 서로를 용납하고 인정하는 교회공동체의 화해와 연합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때 한국 교회와 목회자가 복음의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깨끗한 그릇이 되어보자. 그릇이 더러우면 주님은 버리신다. 그릇의 능력은 깨끗한데 있기 때문이다. 죄를 버리고 말씀에 순종해보자.

이 시대 이 민족의 아픔과 죄악과 고통을 주님의 눈으로 보고 주님의 가슴으로 안고 가는 교회의 지도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다. 이 민족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지도자들이 한국교회에서 많이 나오기를 기도해 본다.

군남반석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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