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효 종 목사

올해 부활절은 4월 16일이다. 벌써부터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각 기관이나 단체, 교단, 교회에서는 뜻 깊은 부활절 예배를 드리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는 눈치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가장 중요한 절기이기에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다. 특히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해이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주의를 기울여야할 것이 있다. 바로 부활절 예배가 이벤트 위주로 흐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솔직히 올해 부활절 예배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겹쳐 어느 해보다 의미가 크다. 그러나 자칫 보여주기식으로 변질되어 경건해야할 부활절 예배가 이벤트성 행사로 전락할지 모른다. 그 의미는 온데간데없이 얼마나 크고 웅장하게 했는지에만 초점이 맞춰질지도 모른다. 이는 곧 각 기관이나 단체, 혹은 교단이나 교회의 경쟁적인 부활절 예배를 초래하고, 그 결과 가장 뜻 깊어야할 부활절 예배의 색깔을 잃고 만다.

따라서 올해 부활절 예배는 그 어느 해보다도 더욱 신중에 신중을 기하길 바란다. 안타깝지만 한국교회의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도 진정한 하나됨을 이루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진보권에서는 이미 따로 드리기로 예정이 되어 있고, 예장 통합과 합동 등 내로라하는 교단들을 중심으로 하는 부활절 연합예배도 따로 드려질 전망이다. 여기에 한기총과 한교연 등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관도 부활절 연합예배를 따로 드릴 것으로 보여진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을 기해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셈이다. 그렇다고 소망의 불꽃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비록 장소는 서로 다르지만, 한국교회가 저마다 회개와 각성을 통해 하나되기 위한 처절한 기도를 드리면 된다. 겉으로만 하나가 아닌, 진정 하나님 안에서 하나라는 생각으로 속까지 꽉 찬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기를 소망한다.

무엇보다 올해 부활절 예배는 가진 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닌, 이 땅의 소외된 자들을 달래주고 위로해 주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부활절 예배를 드리면서, 그 행사 자체로서만 의미를 뒀지, 나눔과 섬김의 본을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 결과 한국교회를 향한 눈길을 차갑게 바뀌었고, 사랑의 종교라는 타이틀마저 무색하게 사람들에게 부정적 인식만 심어줬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누구보다 이 땅의 소외된 이웃을 달래주는 한국교회의 참 사랑을 실천에 옮기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달래거나, 다문화 가정,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미혼모, 독거노인, 각종 문제로 억울하게 피해를 본 사람들 등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하는 부활절 예배를 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들에게 몸소 우러나오는 나눔과 섬김을 실천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참 사랑을 전해야 한다.

단지 얼마의 돈을 후원했느냐가 아닌, 그들의 마음으로 전해질 만큼 따뜻한 관심과 위로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각 절기마다 혹은 매달, 매주, 매일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그들이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소망과 희망이 되어 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마이너스 성장에 빠진 한국교회가 부흥과 성장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일지 모른다.

2017년 부활절 예배는 모두가 새롭게 거듭나는 의미 날이 되길 소망한다. 그리고 혼란에 빠진 대한민국과 국민들 모두가 불안해하지 않고, 밝은 미래를 향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흘러넘치는 순간이길 간절히 원한다.

예장 호헌 증경총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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