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월드비전은 세계 8개국 아이들의 ‘두려움과 꿈’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보고서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어떤 캐나다의 아이의 두려움은 깜깜한 것과 거미였고, 전쟁에 시달리는 시리아의 아이의 꿈은 고향으로 돌아가서 할머니를 보는 것이었다. 한국의 아이는 엄마가 없을 때가 가장 두렵고, 비보이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뉴질랜드의 아이는 가난이 없는 세상과 친환경 세상이 오는 것이 꿈이었다.

이 얼마나 소박한 꿈인가. 월드비전은 한국을 비롯한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리아, 독일, 뉴질랜드, 아일랜드, 시리아 등 7개 나라 7세부터 17세 사이의 아이들 각 100명에게 ‘두려움과 꿈’을 물었다. 그리고 분류했다. 여기에는 자신을 둘러싼 어른들이 만든 세계가 그대로 나타나 있다.

시리아의 아이 43명은 두려움의 대상이 비행기의 폭격과 포격, 폭발 등 물리적인 위협이 되는 것들이 등장했다. 그것은 폭격과 무기가 죽느냐 사느냐를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족과 헤어져야 하는 현실도 그대로 드러냈다. 최근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에만 시리아에서 포격과 공습으로 어린이 62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850명의 어린이가 무장 세력에 의해 소년병으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아이는 “누군가 총을 겨누는 것이 무섭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시리아의 아이들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지중해를 건너다가 죽임을 당했다. 시리아 아이 10명중 4명이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안내로 제3국에서 난민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 숫자는 헤아릴 수 없다. 전쟁의 참화가 아이들의 꿈을 그만큼 빼앗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아이 47명은 두려움의 대상을 죄물, 귀신 등을 꼽았다. 9명은 체벌을 두려운 대상으로 꼽았다는데 주목된다.

독일 아이의 64명은 미디어와 교육을 통해 접한 ‘전쟁과 테러리즘’을 가장 무서워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35명, 뉴질랜드는 33명이 두려워했다. 캐나다의 아이 73명은 자연에서 본 거미, 상어, 어둠 등을 두려워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두려움은 세계 어린이들의 공통된 것이었다.

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와 상황, 그리고 환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 만큼이 아이들이 순박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시리아의 아이들은 “전쟁종식과 시리아로 돌아가는 것, 평화”를 갈망했다. 한국의 아이 84명은 연예인, 우주비행사 등 특정한 직업을 꼽았다. 이 같은 대답은 꿈과 장래희망을 동일시 한 것으로 주목된다. 뉴질랜드의 아이 30명은 로키처럼 세계평화와 평등 등 공동체적 가치를 ‘자신의 꿈’이라고 대답했다.

이렇게 아이들의 꿈은 그 나라가 처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달랐다. 그것은 두려움도 마찬가지이다. 전쟁으로 지친 시리아의 아이들은 평화를 갈망했고, 공부만을 강요당하며, 설자리를 잃어버린 한국의 아이들의 상당수는 “체벌 없는 가정과 사회”를 갈망했다. 그래서 많은 아동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가식 없는 아이들, 예수님은 천국이 이들의 것이라고 했다. 전쟁이 없는 세상,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세상, 좋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는 세상, 부모와 함께 건강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있는 세상 등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 땅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들의 몫이 아닌가 싶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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