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정치 목사(?)
종교는 정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예수님도 군중을 선동했다는 정치적인 죄명으로 십자가상에서 죽임을 당했다. 로마시대나, 중세시대도 정치와 종교는 밀접한 관계에 있었으며, 정지, 경제, 문화 등 모든 삶이 종교에 예속되어 있었다. 당시 천상의 삶을 위해서는 종교에 예속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보니 종교는 타락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혁파하기 위해 루터는 종교개혁을 단행했다.
종교개혁자들은 “천상의 삶 못지않게 지상의 삶도 중요하다”는 학설을 내놓았다, 한마디로 종교는 세상권력과 밀착되어 있었다. 한국교회 역시 선교초기부터 권력을 등에 업고 선교활동을 벌여왔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교회는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교회는 권력과 밀착되어 있었으며, 뗄 수 없는 관계였다. 그러면서 자신의 들보는 보지를 못하고, 예언자전통에 충실했던 목사와 교단들을 정치목사, 정치집단이라고 비판했다.
교회가 사회적, 정치적으로 고난당하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예언자전통의 목사와 교단, 단체를 반국가세력, 좌파, 빨갱이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특히 70-80년대 군사독재정권에 맞서며, 빈민운동, 통일운동, 민주화운동, 농민운동 등을 벌인 목사들을 하나님나라에서 이탈한 정치목사로 치부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고난당하는 사람들을 외면하는 것은 거짓선지자나 하는 일이다고 성경은 교육하고 있다.
예레미야는 이런 종교지도자들을 향해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그들이 혀를 놀려 여호와가 말씀하셨다 하는 선지자들을 내가 치리라/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거짓 꿈을 예언하여 이르며 거짓과 헛된 자만으로 내 백성을 미혹하게 하는 자를 내가 치리라 내가 그들을 보내지 아니하였으며 명령하지 아니하였나니 그들은 이 백성에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예레미야 23장31-32절)고 경고했다.
예레미야 선지자의 말대로 한국교회는 거짓선지자들이 나타나 교회의 질서, 하나님의 질서를 무너트리는 잘못을 범했다. 거짓선지자들은 권력자들의 잘못을 눈감아주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불의와 결탁하고 거짓을 참으로 만드는 오류를 범했다. 교인들의 신앙공동체를 뿌리 채 흔들었다. 여기에서 이탈해 교회의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책임을 다하며, 예언자의 전통에 선 목회자들을 ‘정치목사’로 매도했다.
사실 보수적인 한국교회의 일부 목사는 일본제국주의와 결탁해 정교분리를 주창하는 등 고난당하는 한민족과 유리되어 있었다. 교단을 망라해서 신사참배를 결의하는 등 민족을 배반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한마디로 이들은 교회의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회피했다. 대신 민족의 분열과 교회의 분열을 서슴지 않았다. 오늘 한국교회가 정치적 이념갈등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평신도 교인들 사이에서 나라의 독립과 민족해방에 대한 작은 불씨가 살아남아 전국 방방곡곡에 세워진 교회가 중심이 되어 3.1만세운동을 일으켰다. 오늘 한국교회가 3.1만세운동을 기념하며, 기독교독립운동으로 평가하는 이유이다. 오늘 대한민국은 12.3 계엄 이후 계엄과 탄핵이라는 혼란한 정국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유독 기독교는 혼란한 정국 속에서 이념갈등, 세대갈등, 정치갈등, 지역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한국교회는 해방이후 조찬기도회라는 이름아래 예언자전통에 서 있는 목회자들을 ‘정치목사’로 매도하면서, 피 묻은 손에 기도를 해 주는 등의 잘못을 범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권력의 주변을 맴돌며, 온각 혜택을 누렸다. 그리고 권력자에 의해 핍박을 당하는 민족을 향해 ‘천당’, ‘지옥’을 외치는 등 싸구려 복음을 방매하는 잘못을 범했다. 이들이 바로 정치목사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