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연 향린교회
“경축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 위치한 향린교회 건물 외벽에 걸린 현수막의 내용이다. 이 교회는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집회를 열기 시작한 3월11일부터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결정이 나온 4월4일 아침까지 집회참가자들의 쉼터역할을 했다. 헌재의 탄핵이 결정되면서 “기쁨의 영업종료”를 선언했다.
이 교회가 주목을 받는 것은 일부 목회자와 교인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위해서 행동하고 있는데 반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과 함께하며, 교회 내 난방시설을 갖춘 어린이실·유아실·청년실을 개방, 이들의 쉼터로 활용할 수 있는 개방했기 때문이다. 교회는 시민들을 위해 생활필수품을 마련했고, 배를 채울 수 있는 컵라면 등도 제공했다. 수면실은 남·여공간과 중립공간도 마련, 철야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쉼과 함께 열띤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이 기간에 이 쉼터를 이용한 시민은 300여명에 이른다. 윤 전 대통령 탄핵선고 전날에도 31명의 시민이 이곳을 찾아 몸을 녹였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사회관계망 서비스(눈) ‘X’에 “야간쉼터 종료 안내문이 게제 됐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극우화된 교회를 걱정하며, 그래도 한국교회 안에 생명을 살리는 교회, 예언자적인 교회”라는 경향신문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사실 한국교회는 예언자 전통을 상실해 가고 있는 교회에 대해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걱정은 교인들의 입에서도 흘러나온다는데 참담하다. 이 교회는 계엄과 탄핵정국서 구역예배 및 공예배를 제회하고 모든 집회는 광화문집회에 참석, 시민들과 행동을 같이 했다. 쉼터를 이용한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 ‘X’에 “기쁨의 영업종료”를 선언하자, 누리꾼들은 “신세 많이 졌습니다”, “덕분에 따뜻하게 잘 자고 갑니다”, “시위를 위해 무일푼으로 올라온데다가 큰 도움이 됐다”, “향린교회는 잠자는 게 아닌 교류와 연대의 장이었다” 등 고마움을 글로 남겼다.
이러하듯 교회는 세상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여야 한다. 헌데 오늘 한국교회는 세상과 등지고, 기독교를 기독교인들만을 위한 종교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보니 한국교회는 기독교인만을 보고, 복음을 선포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독교인 700만명, 아니 560만명을 위한 교회가 됐다. 기독교인 60%는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 대해서 신뢰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교인들마저도 자신이 섬기는 교회를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계엄과 탄핵의 정국서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라는 표어를 내걸고 극우화되어 버렸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계엄을 반대하고,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데, 유독 한국교회만 탄핵반대운동을 벌였다. 일반 국민들은 교회를 향해 ‘개독교’라고 부르기에 이르렀고, 목사를 ‘먹사’라고 부른다. 예수님은 고난당하는 사람들 속에 현존하고 계시다. 예수님은 우리들 속에 현존하고 계시다.
향린교회는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이전부터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의 전초기로 그 사명을 다했다. 6월 항쟁 국민운동본부 발기인대회가 여기애서 열리기도 했다. 시위 때마다 향린교회를 찾아 심과 토론의 장에 참여한 김보라씨는 “방문 할 때마다 환대를 받아 감사하다”면서, “극우적인 행보를 보이는 교회들을 보면서, 개신교에 대한 편견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교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 교회 최필수 장로는 “지방에서 올라온 시민들이 은박 담요가 아니라 따뜻한 곳에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쉼의 공간을 마련했다”면서, “추위에도 광장을 지켜준 시민들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탄핵 후 첫 주를 탄핵 감사예배로 드렸다. 그렇다 세상과 등진 교회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지 않는다. 미래로 나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