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길 목사] 어머니의 마음

2016-08-03     기독교한국신문
▲ 문 용 길 목사

아들 그리고 딸들아 사랑하는 내 자녀들아
주님이 날 부르시고 너희들과 원치 않는 이별을 하고서야
더 다정하게 부르지 못한 지난날이 절망감으로 앞을 가리지만
시인의 손을 빌려 천국환송식에서 내 마음 전달하니 기쁘다
그리고 오늘이 있기까지 모든 것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리며
나의 이 마음 너희도 기쁘게 받아들이길 원한다

아들 딸들아 나의 이 무정함을 먼저 용서하기 바란다
좀 심했나 자성도 하지만 너희들의 어미로서 당당하고 싶었다
자녀들아 나의 이런 모습이 자랑스럽지 않더냐
나의 마지막 시간을 곁에서 대화와 섬김으로 지켜보며
꼬박 일 년을 간병한 딸이 자랑스럽고 한편 미안하기도 하고
묵묵히 곁에서 지켜본 큰 아들 상모의 그 순수한 모정과
천국입국 수속 수월하도록 도운 확신을 준 막내 상국이의 열정
어느 것 하나 이 어미를 위한 그 사랑의 섬김은 감동이다
진정 나의 자존심으로 표현하고 싶구나
자녀들아 그 긴 시간 병상에서 너희에게 내가 짐이 되고
늘 긴장 가운데 평안함을 한 번도 주지 못한 듯하여 내심
따뜻한 손 내밀어 너희들 손을 잡고 다정한 말로
언 땅도 녹일 이 어미의 마음은 전하지 못하고 눈 감았구나
이별할 때는 나 기다릴게 천국에서 만나자 이 말 하고 싶었다
주님 나라에 와서도 안타까운 마음은 쉬 사그라지지 않아서
어미의 마음은 어디서나 불변한 것인가 생각하고 있단다
평소 나답지 않아 당혹스럽기까지 하다만 이는 내 본심이다

사랑하는 자녀들아 세상이 짧고 헛된 것 누군 모르랴마는
나도 지난 날 내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했으나
살아남기 위한 경쟁 적자생존전략만이 사는 길인가 싶어
레지스탕스 일원처럼 처절한 투쟁의 삶의 연속이었지만
내 인생과 그 지옥 속에서 건재한 너희 사남매가 자랑스럽다
일제강점기 육이오 정치변혁의 터널을 빠져나온 것이 뿌듯하다
이 어미를 이해한다면 너희들은 날 향하여 손뼉을 쳐다오
내 자녀들아 평소 물고 늘어지듯 대화의 끈 놓지 않았던
이 어미가 귀찮은 듯한 표정도 읽었으나 그런 모습을 보는
이런 어미의 마음은 행복했다고 말하면 민망스럽겠니
너희도 애비어미가 되었으니 입장 바뀌면 이해가 되리라
천국과 세상 차이가 극명하다만 내 마음 여전하다
그리 지으신 분이 영원하시니 마음인들 여전하지 않겠니
이리 불변의 모성애를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께 감사한다
변함없는 내 마음 너흴 사랑하는 증거니 어찌 감사하지 않으랴
부탁은 앞으로 계속 나와 대화하자 이야기 나누자
너희들의 자랑스럽고 맛깔스런 그 신앙이야기 전해다오
그리고 너희는 누군가를 이롭게 하는 사람이 되어다오
이후로 장수 누리다 천국에서 너흴 기다린 나와 포옹하자구나
얘들아 슬퍼말아라 내 희로애락의 팔십여 년의 인생을 사랑한다

오 주님 감사합니다
내 인생의 주권자이신 나의 주님을 사랑합니다
(註) 7월 21일 병고 끝에 소천받은 임현익 집사의 마음을 자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어머니의 마음’이란 시로 유족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 어머니를 대신하여 전달하다

한마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