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길 목사] 아니 촛불로?

2016-12-06     기독교한국신문
▲ 문 용 길 목사

요즈음은 이 나라의 미래를 많이 생각하게 한다. 특별히 촛불집회가 이런 마음을 갖게 했다고 말하고 싶다. 촛불이 무슨 힘이 있을까? 거대한 대한민국의 대표 권력을 바꾸고 싶다면 촛불로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쉬운 마음이 있다. 물론 바꾸자는 말은 아니다. 잘 했다는 말도 아니다. 촛불 앞에 촛불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애처롭기까지 하다.

불의 역사에서 촛불은 그 진화단계에서 원시 초보는 아니지만 원시적 형태의 불이 아닌가? 원시시대부터 불의 역사는 몇 번의 진화와 혁명의 단계를 거쳐 지금은 레이저가 상용화 되어 인체 수술도 이 불로 거뜬히 해치우는 시대이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촛불로 세계역사를 뒤집은 예가 세계사에 있을까? 내 기억으로는 없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언젠가 광우병 촛불집회가 있었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 누가 그것을 기억해 낼까? 아무도 없다. 결과는 씁쓰름한 입맛을 남겼다는 말 밖에 다른 언급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이러한 시도를 다시 하는 것일까? 그래서 결론은 대선주자들이 무자격자들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얼마나 다행인가 현재 입에 오르는 주자들이 무자격자들이라는 결과야말로 국민적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는 이 소요를 잠재울 노력이나 대안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도를 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들을 바보들로 여기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 촛불집회를 기화로 언론들은 먹고 살판난 시장 장돌뱅이들처럼 소란을 피우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의 여망이 안정을 원하고 있기에 곧 촛불처럼 초의 수명이 다하여 꺼지든지 더 큰 바람 앞에서 사라지든지 촛불의 열기에 떨어지는 촛농으로 놀라 내던지든지 곧 그 수명은 다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헌정의 질서를 존중하는 7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나라가 아닌가? 그런데 그 수를 아무리 부풀려 떠든다 해도 촛불은 촛불일 뿐이라고 깨우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다만 시야가 좁은 결혼도 안한, 자녀를 키워보지 못한 범부만도 못한 체험을 가진 싱글을 최고 대표의 자리에 올려놓은 국민적 판단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섬세한 여성의 심리가 결국은 최순실 같은 이가 감언이설로 대통령의 마음을 사고 말았으니 여전히 사이비라는 것은 판단의 오류와 함께 자타가 손해만을 입는 결과를 낳는 것이니 피할 수밖에 없는 혐오스런 단어라는 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것 역시 국민적 수확이요 교훈이라면 그래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 나라는 대통령이나 국민 모두 비현실적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되었다. 사실 대통령의 죄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레지스탕스라는 영화의 한 장면에서 억울하게 잡혀 죽게 되었다고 울부짖는 자에게 옆에 서 있는 레지스탕스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죄목은 아무 것도 안한 바로 그것 때문에 죽습니다.”

대통령은 희랍의 어떤 철학자처럼 등불을 들고 진정한 인재를 찾아 헤매는 수고를 했어야 했고 국민들은 그 가냘픈 촛불로 거대한 대한민국의 대표 권력을 무너뜨리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촛불이 무슨 힘이 있으랴마는 분명 그 촛불 배후에서 조종하는 세력의 힘이 아닐까 싶어 후에 오는 사태가 걱정스러울 뿐이다.

누가 옆에서 “그런 말은 삼가시오. 촛불도 불입니다. 태워서 잿더미 안 될 것이 세상 천지에 무엇이겠는가, 답변해 보시오!” 라고 한다면 난 “유구무언이오” 이 대답으로 마칠 것이다. 작은 불씨가 온 천자를 태우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자고 대통령들이 그 모양인가? 감옥살이, 자살, 그리고 불가사이한 일은 하나같이 다 잘 사는 그의 자식들… 역시 유구무언이라…

그래서 시 한 수 읊겠다.

지도자
그토록 똑똑하고 / 명문대에서 수학한 별들이 / 권세를 잡으면 왜 바보가 될까 /
누군가 뒤에서 눈을 가리나 / 아첨이 귀를 막을까 / 입에 재갈 물렸나 /
그래도 말은 제대로 해야지 //
현실을 바로 보면 / 미래가 보이고 / 의의 안경을 쓰면 / 공동체의 내일이 나타나는 것을 /
나만 보이는 / 거울 앞에서 모양만 내는 구나 //
원하노니 / 큰 손은 그들을 번쩍 들어올려 / 훤히 밖이 내다보이는 유리창 앞에 세우라 //


한마음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