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경욱 목사

40일간의 사순절 기간을 보내면서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경건과 절제 속에서 회개와 갱신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오늘도 나의 고난의 삶에 다시금 오셔서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영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자신을 돌아보면서, 인간의 본질을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찾아보면서 진리를 깨닫는 시간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주님의 고난의 참 뜻을 알지 못하고 스쳐간다면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교회 생활을 열심히 한다할지라도 주님께서 골고다 언덕에서 고난당하신 그 의미를 알지 못하고, 주님께서 살을 찢기시고 피를 흘리신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주님께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순절과 고난 주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처럼 섬김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웃의 고난과 아픔에 동참하는 것이야말로 사순절 기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일 뿐 아니라 교회 본연의 사명이기도 하다.

당장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고통당하고 신음하는 이웃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1073일 만에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끌어 올려 진 세월호 유가족들을 보라. 그들의 찢겨진 마음과 끝 모를 절망을 어떻게 보듬어 안아야 하겠는가. 피지도 못한 꽃망울이 스러지듯 부서져 간 참담한 현실 앞에서 남겨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부활을 희망을 전해야 할 것이다.

비단 세월호 현장이 아니라도 우리 삶 주변 곳곳에 어려움에 처한 이웃은 한둘이 아니다. 당장 서울역을 비롯한 지하철역에 나가 보라. 으슥한 곳에서 밤이면 찬 시멘트 바닥에 누워 신문지를 덮고 자는 노숙자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이다. 직장을 잃고 남편으로, 아버지로서의 보람을 상실해 버린 우리의 이웃이다.

이런 노숙자들에게도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은 사랑이다. 교회가 그들 하나하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 이 관계는 계속해서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게 만든다. 너무 거창한 슬로건을 내세우면 누구나 부담을 안을 수 있다.

작은 일로 시작해야 한다. 그들을 찾아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중요하다. 큰 교회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그야말로 찬물 한 그릇 대접하는 정성을 쏟는 실천이 필요하다. 한번만 아니라 교회마다 연속성을 가지면 더 나은 공동체 사역이 나올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정을 향해서도 그리스도인들이 편견을 없애고 차별의 벽을 넘는데 일조해야 한다.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확실하게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수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다. 불법 체류자들도 있다 보니 그들은 인권은 사각지대에 방치되기 십상이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국내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3D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에게 교회는 따뜻한 손을 내밀어야 할 것이다.

이들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관심을 쏟고 호감을 갖게 한다면 선교적인 차원에서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이 고국에 돌아가서도 한국교회가 보여준 사랑과 배려에 대해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그들을 주님의 품으로 인도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

갈수록 그 수가 증대되고 있는 새터민(탈북자)들을 위해서도 우리는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새터민들은 미래의 통일한국을 생각해 볼 때 가장 중심적인 통일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자유를 찾아 온 그들을 교회가 품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교회가 감당해야 할 중대한 사역 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사순절 기간 동안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찾아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유독 2017년 부활절 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둠이 짙은 것 같다. 특히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 더욱 많아진 것 같다. 이런 때 그리스도인을 자처하는 우리들이 교회 안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교회 밖으로 나가 아낌없는 사랑을 전해야 할 것이다.

예장 대신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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