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화해와 통일 위한 평화의 행진과 기도회 광경(NCCK 제공)

1945년 8월 15일 광복절, 민족의 해방은 앞서 지적한대로 민족사적, 세계사적, 구원사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민족의 해방은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제국주의, 식민주의에 대한 심판을 의미한다. 또한 세계사에 대한 새로운 미래에로의 전위운동이었다. 이 같은 민족사적, 세계사적, 구원사적인 의미를 한국교회가 몰각하지 않았다면, 한국교회는 세계평화와 한반도의 평화에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안병무 박사는 자신의 저서 <역사 앞에 민중과 더불어>에서, “민에 의한 민족통일! 이것만이 진정한 통일의 길이라는 확신 위에 우리는 민족통일운동을 전개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고 있다.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교로 하여금 통일운동의 전선에 나서야 한다는 결단을 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과거나, 지금이나 남북한 평화적인 통일과 분단극복이 남의 나라 일처럼 생각하고 있다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이유는 선교의 개념이 너무 협소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통일의 문제, 분단극복의 문제가 다른 누구인가가 하는 일이고, 통일 후에 남한의 교회가 북한에 많은 교회를 세우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교회가 바로 역사의 한복판에서 밀려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한국교회는 지난 수년간 보수, 진보를 떠나 모두가 북한동포돕기를 비롯한 한민족 서로돕기, 남북한교회 교류, 한국대학생선교회의 북한에 젖염소보내기, 월드비전의 북한 국수공장 설립, 대한예수교장로회 열린총회의 북한 어린이돕기, 기독교대한감리회 서부연회의 북한동포 땔감지원 등을 활발하게 펼쳤다. 문제는 그것에 대해 “무조건 퍼주기”, “북한정권의 핵무기 개발비 지원” 등 비판의 목소리가 교회 내부에서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부차원에서 조성된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금강산여행이 중단된 상태에서 남북한 교류의 길은 갈수록 멀고 험하다. 여기에다 북한정권의 핵실험 등은, 평화적인 민족통일의 길을 험난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맞서 남한의 사드 배치 등은 이웃나라들과의 국제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으며, 통일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와 화해, 그리고 민족통일을 노래해야 할 교회는, 남북한의 분열을 고착화시키는데 일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예배시간 마다 빼놓지 않고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위해 기도를 드리고 있다. 그것은 행동하지 않는 교회의 관념적이며, 추상적인 통일운동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사실 한국의 기독교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노래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북한의 핵개발에 대응하여 남한도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책임 없는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은 핵무기 실험을 포기해야 함은 물론, 남한과의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 그리고 민족통일은 주변의 강대국이 거져 가져다가 주는 것이 아니다. 분단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이다. 해방이후 지금까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남북한이 주체적으로 한반도에서 논의해 본 적이 있는가. 한번 정도는 냉정하게 생각하고, 한국교회가 반반도의 평화와 세계평화에 어떻게 봉사 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해야 한다.

새로운 미래, 즉 하나님나라운동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인 전용호 목사는 “남북한의 화해와 통일은 한마디로 갈 길이 멀다. 북한은 북한대로, 미국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미국사람이 죽는 것이 아니다. 남북한 민족이 죽는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는 모든 결정을 1분 만에 내린다. 우리가 우려해야 할 부분이다. 여기에다 중국은 서해안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한다. 남한 또한 사드 추가배치를 공헌하고 나섰다.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전쟁은 막아야 한다. 이 길만이 남북한 민족 모두가 사는 길이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은,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국내용 선언이다. 보여주기식 선언에 불과하다. 이것은 남북한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남북한의 대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문대통령은 러시아를 비롯한 중국, 유럽대륙으로 뻗어가기 위해, 통 큰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미국의 다짐을 받아야 한다. 남북한 문제는 당사자인 남북한 당국자들이 지혜를 모아 풀어야 한다.”고 남북한 화해와 통일에 대한 기독교의 입장을 설명했다.

한국 그리스도교는 북한정부와 우리정부, 그리고 국제사회에 촉구해야 한다. 또한 같은 언어와 문화, 그리고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민족의 통일에 대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라도 한국 그리스도교는 ‘북한선교’와 ‘남한선교’를 떼어 놓고 말해서는 안 된다. 선교는 북한만도 아닌, 남한만도 아닌, 200여개국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한민족선교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는 맘몬과 바벨을 노래하는 관념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인 신학과 신앙에서 벗어나, 예수님이 역사의 현장에서 성취한 나눔과 섬김, 그리고 사랑과 화해의 신앙과 신학을 실현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호화로운 성전의 하나님을, 한민족의 하나님, 우주의 하나님으로 고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 그리스도교는 가던 길을 멈추고, 한민족의 염원인 민족통일의 한복판으로 들어가야 한다. 한마디로 한국 그리스도교는 한민족의 ‘역사의 현장’에서 예수님께서 실현한 화해와 나눔, 섬김의 선교를 실천, 민족과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교회로 거듭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의 화해운동이며, 하나 되는 운동이다.

분명한 것은 범교회적, 정치적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7.4 공동성명 3대 원칙을 바탕으로 한 통일논의의 발판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는 국민적 염원을 받아들여야 한다.

7.4공동성명은 첫째,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둘째, 통일은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실천해야 한다. 셋째, 사상과 이념, 제도의 차이를 초월해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 3가지 원칙을 높이 평가했다. 지금도 국민들은 남북한 당국자들이 이 원칙에 바탕을 둔 통일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분열을 넘어서는 제3의 길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 각 교단의 정기 총회가 다음 달 일제히 개회된다. 분열과 가들의 관계에 있는 한국교회가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말할 수 있는가(?) 교인들과 국민들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을 향해 정중히 묻고 있다.

영미 교파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인 한국교회의 분열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으며, 남북분단의 중심에 교회가 있었다는 사실 앞에서, 어떠한 방법으로든 한국교회는 분단극복과 평화적인 민족통일에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목소리이다.

한국교회는 “한분의 하나님, 한분의 예수 그리스도, 한분의 성령”을 고백하면서, 한국선교 130년 동안 분열의 분열을 거듭하는 아픔을 겪어 왔다. 분명한 것은 교회분열은 원인이 어떠한 것이었던 간에, 하나님과 민족 앞에 불의한 것이며, 죄악이다. 그것은 민족분단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또한 한국교회의 선교과제가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암시하는 대목이다. 교회의 분열이 지도자들에 의해서 계속되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교인들은 교파주의와 분파주의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다. 한마디로 교회 지도층의 분파와 분열주의가 먹혀들지를 않고 있다. 이것은 지도층들의 지도력이 점점 상실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오늘 교회의 예배의식이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간간히 교회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것은 한분 하나님, 한분 예수그리스도, 한분의 성령을 분파의 교회들이 서로 끌어당겨, 그 한분은 어디에도 임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민족과 사회와 세계의 불의를 보고서도 모른 채 하는 것으로 공허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공허한 예배의식은 흥분상태로 채워지고, 이를 한국교회는 성령의 역사하심의 표징으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성령은 복음과 구원의 영이다. 한분의 하나님과 한분의 예수그리스도를 민족과 사회, 그리고 세계에 증언하는 능력이다. 즉 민족과 세계, 그리고 사회의 불의를 근원적으로 꿰뚫어 보게 하는 눈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성령은 역사의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 통일된 대한민국을 창출하게 된다는 것이다.(박순경 박사 저 <민족통일과 기독교> 참고)

그렇다 민족과 사회, 세계의 불의한 질서를 보지 못하고 드리는 예배와 기도, 대형집회는 공허하기 이를 데 없다. 갈라진 민족에게 희망을 주는 복음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분파주의와 교파주의를 극복하고, 한분을 고백하는 하나의 교회로서, 민족의 요구(통일)에 응답해야 한다. 갈라진 교파와 기구들이 통일을 노래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언어도단이다. 기구적으로 교회들이 개체화되어 있어도,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교회를 위해서 기도하고 행동하면, 예배와 신앙의 일치를 이룰 수 있다.

한국교회는 복음에 반대되는 과거와 현재의 기독교 선교와 기독교의 과오와 잘못을 복음의 빛 아래서 밝혀져야 한다. 기독교는 선교 초기부터 영미의 교파주의자들에 의해서 분열의 씨가 심어졌다. 이것은 한마디로 한분의 하나님, 한분의 예수 그리스도, 한분의 성령을 고백하면서, 무익한 싸움과 분열을 거듭해 왔다. 그리고 반민족적인 요인들을 몰각하고, 민족분단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굳혀 왔다. 가던 길을 멈추지 않고, 돌아서지를 않고서는 새 시대, 한반도의 통일과 화해를 기대할 수 없다. 하나님의 새로운 역사가 일어나지 않고서는 한국기독교와 한민족은 계속해서 어둠 속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

박순경 박사는 자신의 저서에서 “남과 북의 갈등의 요인들을 넘어서는 제 3의 길이 정치, 경제, 사회, 사상의 상호 접근의 길이 열리지 않고서는, 교회와 민족의 새로운 미래, 구원의 미래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면서, “종말적인 하나님나라의 복음과 의는 체제들을, 주어진 어느 체제들도 이것들을 넘어서는 초월성을 지시하므로, 극복하고 넘어서게 하는 역사의 동력이다. 특히 한국기독교는 복음의 그러한 자유를 상실해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평화는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선물이다. 성서의 예언자들은 하나같이 모두 증언했다. 참된 평화는 무기에 의해서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하나님은 이것들을 파괴해 버린다는 것을 한국교회가 노래하고 선포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가 그렇지를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고백하는 한분은 이 땅에 평화를 주고, 하늘에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오셨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민족분단과 군사적 대립관계를 방관하면서, 행동 없는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노래하는데 에너지를 소비했다. 이러한 기도는 헛소리이며, 거짓말이다. 이것은 분명 비성서적이며, 반민족적이다. 기도하고 노래해야 할 복음의 자유를 상실한 결과이다. 즉 세계 상황과 권력에 휘말려든 교회는 평화를 기도하고, 노래할 자유, 하나님의 평화와 자유를 상실했다.

성서에서 말하는 ‘샬롬’은 평화의 원초적인 의미인 자연과 화합하는 삶, 사회에서의 번영을 향유하는 삶을 의미한다고 신학자들은 말한다.

“오늘 세계의 패권주의들과 기술과학의 결탁, 행무기 생산과 핵원자력의 위협은 바로 창조자 하나님의 축복을, 특히 세계의 약자층으로부터 박탈하는 일을 자행하면서, 평화를 운운하는 것은, 예언자들이 증언한 평화, 하나님의 창조의미인 평화, 즉 ‘샬롬’과 대치된다”

그럼에도 한국교회의 일부 목회자와 교인들은 ‘퍅스’에 의한 평화를 노래한다. 그래서 뜻있는 국민과 목회자, 그리고 그리스도인은 민족의 죄악과 세계의 죄악을 은폐하지 말고, 예언자적인 사명을 감당하라고 한다.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를 노래하라고 한다. 여기에는 일인을 위해 인민전체가 희생을 당하는 북한정권을 향해서도 핵무기 포기를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그리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어떠한 경우에서든지 막아야 한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침묵을 깨고, 평화와 화해를 노래 할 때 비로써 가능하다.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먼저 한국교회는 민족분단과 국가적 대립관계를 방관하면서 평화와 화해를 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민족과 민족들 사이에서 지배와 피지배자 관계, 남자와 여자의 불평등한 관계가 존속하는 한 평화와 화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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