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아침이 밝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온 누리에 충만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부활의 찬가가 이 땅 곳곳까지 울려 퍼져 한반도의 평화의 물결을 일렁이게 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참 사랑 어두운 사회와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광명의 빛으로 다가온다.

전쟁 위기까지 갔던 한반도는 훈풍이 불어 평화가 깃들기 시작했다. 지척에 두고도 총칼을 겨누고 으르렁 될 수밖에 없었던 한민족이 모처럼 ‘평화’라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됐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과 북이 그 누구의 위압이나 간섭도 아닌 남과 북이 주체적으로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모색하게 된 것이다. 이 소중한 기회를 붕당정치로 놓치지 않고, 분단의 세월 속에서 잃어버렸던 모든 것을 되찾는 계기를 삼길 바란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의 길로 돌아가신 것처럼, 남과 북 모두 서로의 눈앞에 이익만을 쫓으려 하지 말고, 부활의 이 아침에 한민족의 기상을 드높이는 결과를 도출해 내길 기대한다.

부활의 이 아침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생명의 열매가 되신 기쁨의 소식이 온 세계에 전달되어 모두가 함께 이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 작금의 세계는 여전히 전쟁과 기아, 환경파괴, 성차별, 빈부격차, 각종 질병 등으로 아픔을 겪고 있다. 매일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생명이 무차별적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생명은 어떠한 말로도 치부될 수 없는 존귀함이 있다. 함부로 생명을 앗아가는 일은 누구에게도 정당화 될 수 없다. 부활절을 기점으로 더 이상 이 땅에 이러한 아픔이 사라지길 기대한다. 주님 보혈의 능력으로 이제는 생명의 꽃처럼 피어지고, 서로를 향해 겨누었던 총부리도 모두 내려놓길 바란다. 오직 주님 안에서 평화의 온기가 확산되고, 생명의 꽃이 피길 소망한다.

부활의 이 아침 소외된 이웃들이 더 이상 편견과 차별로 아파하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 하나님 안에서 모두가 동등하듯이 이 땅에 살아가는 모두가 빈부의 격차 없이 온전히 살아가길 기대한다. 가진 자들이 없는 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을 수 있는 희망의 나라가 되길 염원한다. 그들이 밝은 미래의 꿈을 꿀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요, 후원자가 되어 두 손을 맞잡고 걸어가는 상생의 사회가 되길 꿈꿔본다. 모두가 행복하게 잘사는 하나님의 나라가 되길 간절히 대망한다.

부활의 이 아침 한국교회 안에 치유의 역사,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길 기대한다. 초기 한국교회가 보여줬던 사랑의 종교로서의 면모를 되찾아 이 땅의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으로 회귀하길 바란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서 내려 보는 오만과 자만의 목회자가 아닌,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섬기는 참 목회자로 거듭나길 기도한다.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고, 주의 종으로서 만천하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만 전념하길 요청한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벗어나, 진정 세상을 걱정하고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교회다운 교회로서의 모습으로 각성되길 원한다. 하나되지 못하고 갈라지고 분열하고 깨어진 과오를 반성하고, 하나된 모습으로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좋은 한국교회가 되길 고대한다.

부활의 이 아침, 십자가의 죽음을 넘어서 부활하신 주님의 능력이 우리의 삶 속에서 드러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삶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진정한 크리스천들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또 기대한다. 부활의 이 아침, 잔잔하게 들려오는 부활의 찬가가 온 천하에 가득히 퍼져 나가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그교협 증경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