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길자 목사.

예수 부활의 기쁨과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해야할 4월. 안타깝게도 따뜻한 평화의 소식보다는 매섭게 찾아온 한파처럼 전쟁의 참혹한 소식이 먼저 들려왔다.

외신들은 일제히 시리아 반군 및 국제구호단체 관계자들을 인용,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 7일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동구타 지역의 두마 일대를 화학탄으로 공격해 40~100명가량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그 참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친반군 성향의 구타미디어센터에 따르면 가스 공격으로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영향을 받았으며, 사린 가스가 든 통폭탄이 헬리콥터에서 투하됐다.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구호대 ‘화이트 헬멧’의 수십 구의 시신들을 보여주는 그래픽 이미지에 의하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전쟁의 참혹한 현실 속에서 고통당하는 것은 어른들뿐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까지 마찬가지로 고통을 당한다는 것이다. 독가스 공격이 가해진 상황에서 어린이들은 숨 쉴 수 있는 자유마저 잃어버린 채 산소마스크에 의존해 호흡하고 있는 상황이다. 누가 이 어린이들을 죽음의 길로 내몬단 말인가. 누가 그런 권한을 줬단 말인가. 분명한 것은 그 누구도 어린이들에게 잔인한 기억을 줄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서로 화합하고 상생하는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길을 선택하기에 매번 안타까운 상황까지 치닫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1차 세계 대전, 2차 세계대전 등 전쟁의 참혹함을 스스로 겪었음에도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서는 전쟁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전쟁은 그 누구도 온전하지 못하고 모두가 피해를 입는 잔인한 행위다. 그것도 화학탄까지 쏘면서 생명을 소중하게 다루지 않는 것은 국제사회를 살아가는 오늘에 있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예수 부활의 기쁨이 전쟁의 화마로 돌아오는 것은 결코 원하지 않는 결과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6.25전쟁의 참혹함이 오늘에까지 이어져 이산가족으로, 분단된 한민족으로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요즘 따뜻한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지만, 여전히 남과 북은 서로 총칼을 겨누고 있는 상황이다. 유일의 분단국가로 부모 형제자매의 생사도 모른 채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이산가족만 해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다행스럽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과 북이 대화의 물꼬를 터 왕래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언제 상황이 급변할지 모른다. 이제는 대립과 갈등의 반목에서 벗어나 용서와 화해로 모두가 함께 걸어가는 모습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

그럼 면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절호의 기회다. 반드시 남과 북이 끊어져 있던 연결고리를 다시 잇는 결과를 도출해 내길 바란다. 무엇보다 강대국들의 입김이 아닌 남과 북 당사자 간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깊은 대화를 나누길 소망한다. 가동이 멈춰있던 개성공단이 다시 재개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금강산 관광이나 이산가족 상봉 같은 일들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서로 조금씩 양보해 오직 한반도 평화만을 생각하길 기대해 본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 역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와 상관없이 인도적인 대북지원을 비롯해 하나님 복음을 전하는 사역에 주저함이 없기를 바란다. 이념과 정책을 벗어나 오직 이 땅에 소외된 자들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평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들의 손을 단단히 잡아주길 소망한다. 분단과 냉전의 질곡의 세월에서 평화의 세월로 바뀌어 가도록 그리스도인들이 평화공동체로 당당이 앞장서길 원한다.

빛사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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