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곤 목사.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전역에 평화의 바람이 힘차게 불고 있다. 서로를 향해 총칼을 겨누었던 동족상잔의 비극이 끝이 나는 것이 아닐까라는 기대감과 함께, 판문점 선언과 북미 공동선언문이 종잇장에 불과한 것인 아닐까라는 우려가 동시에 몰려온다. 어찌됐든 남북 평화 분위기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어 이 땅에 평화를 갈구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으로 작용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조류가 흐르는 가운데, 이제는 각 선언을 실체적으로 행동으로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남과 북, 미 3개국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을 향한 의지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말만 앞선 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을 경우, 모두의 바람과 달리 통일의 불씨를 꺼뜨렸던 과거를 답습할 뿐이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한반도에서 평화의 불씨를 되살릴 수 없을지 모른다. 남한과 북한은 이 소중한 기회를 헛되이 낭비하지 말고, 남북 관계 개선과 발전,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와 전쟁 위험의 실질적 해소,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력을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이뤄져야 한다. 이것은 그 어떤 것으로도 타협을 보거나, 협상을 할 사안이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시급하게 처리되어야 할 문제이다. 째깍째깍 돌아가는 평화의 시계 바늘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할 꼭짓점이기도 하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더해 민간 부분과 종교계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종교계, 그중에서도 한국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한국교회의 북한선교 사역은 크게 나무랄 데가 없이, 잘해왔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최근 잠시 중단되었던 대북지원 사역에 있어서 활기를 되찾아야 한다. 꼭 종교적인 색채를 따지 않더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여전히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같은 민족의 아픔을 모른 척 하지 말고, 그들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손을 내밀어야 한다.

덧붙이자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함에 있어서 여러 단체가 나뉘어 나서는 것보다, 하나 된 창구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어느 교단에서 어디에 무엇을 세웠다”, “어느 단체에서 얼마를 후원했다” 등을 내세우기 보다는,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어 한민족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었다”는 말이 훨씬 듣기에도 좋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더 이상 개개의 공과를 앞세우지 말고, 한국교회 그 자체로서의 사랑의 종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나가 되어야 한다. 아울러 작금의 북한에는 복음이 눌린 자들, 지하교회에서 힘겹게 하나님 말씀을 따르는 교인들이 있다. 그들의 믿음의 헛되지 않도록 한국교회는 통일 시대를 준비해서 그들을 보듬을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

혹자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정치적 논리로만 풀어가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물결의 일렁인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평화통일을 위한 피스메이커로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분열과 갈등의 주체가 되지 말고, 화합과 일치의 메신저가 되어 한반도 평화통일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 더 이상 한민족이 서로를 향해 총칼을 겨누지 않고, 한민족으로서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며 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진심으로 바라시는 한반도 평화의 모습이며, 전 세계 평화를 소망하는 이웃들의 희망이다. 모처럼 찾아온 평화의 기운이 사그라지지 않고, 활활 타오르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예장 합동총신 총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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