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았다. 이들이 있는 곳이 예수님의 ‘삶의 자리’였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또 예수님이 좋아서 무조건 따라 다녔다. 예수님은 이들의 ‘삶의 자리’에서, 이들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경험하고 살았다. 그는 예루살렘의 도시로 가지 않았다. 제자들과 농촌을 돌아다녔다. 특히 예수님은 이들이 수난당하는 현장에는 꼭 있었다.

그 현장은 예루살렘파들이 오랑케라고 천대하며, 무시하고, 세례 요한을 처형한 헤롯 안티파스의 통치영역인 갈릴리였다. 예수님은 세례 요한이 처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갈릴리로 돌아가서 삶에 지친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서서 저들을 멸시하고 구속하며 없신여긴 계층에게 저항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를 수호했다. 그렇다고 예수님은 절롯당처럼 폭력혁명가도 아니었다. 바리새파처럼 어떤 체제도 만들지 않았다.
이런 예수님이 최후에 갈릴리의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이끌고 하시딤 이래로 저주의 대상이 된 예루살렘을 향해 갔다.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태어나 갈릴리사람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운동을 벌이다가 예루살렘에서 십자가에 죽임을 당하셨다. 그리고 부활해서 갈릴리로 오겠다고 약속하셨고, 그 곳으로 오셨다. 그 곳은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현장이었다.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갈릴리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천박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멸시받던 사람들에게는 희망이었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 하나님나라에 대한 약속이었다. 우리는 이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치열하고 참담한 역사의 현장인 분단의 현장으로 들어가 그 곳에 교회를 세우고,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 평화적인 민족통일에 봉사해야 한다. 그것은 세계분열과 세계평화를 뛰어 넘는 것이며,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평화를 담보하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의 주체가 되어야 하며, 교인들은 평화적인 민족통일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교회와 교인들은 오늘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한민족선교와 북한선교를 전면 수정, 남북한민족이 함께 하나님나라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늘은 혼자서 가질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하나님나라도 혼자갈 수 없다. 남한 민족만 가는 곳도 아니다. 남북한 민족이 함께 가야 하는 곳이다.

안타까운 것은 한반도의 통일과 한민족의 화해를 우리민족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방이전부터 해방이후 오늘까지 분단과 통일, 민족의 문제를 한반도에서 남북한민족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번 해 보지 못했다는 사실. 지금까지 한반도의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열강들의 의해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논의되어 왔고, 논의되고 있다, 이제라도 남북한 민족이 주체가 되는 통일운동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곳에 교회가 있어야 한다.

한국그리스도인들은 자기십자가를 지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봉사하자. 그것은 남북한 민족이 함께 사는 길이다. 남북한 민족의 화해는 이웃나라, 강대국들이 가져다가 주는 것은 아니다. 너와 내가 마음의 문을 열고, 내가 너를 받아드릴때 비로서 완성되는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곧 세계평화를 담보하는 것이며, 예수님의 참평화와 사랑이 이 땅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교회가 로마의 평화(팍스)를 외쳐 왔다면,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자. 예수님의 참 평화를 한민족에 의해서 실현해 보자. 그것은 한민족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며, 창조신앙에 따라 나를 개방하고, 민족의 아픔에 모두가 동참할 때 새로운 나라를 희망할 수 있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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