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선교는 인간구원을 목적으로 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지구상의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는 모든 사람은 한 신(하나님)을 믿는다. 그것은 이단으로 규정된 교회들도, 잘난 교단의 교인들도 같은 신앙고백을 하며, 하나님을 찬양한다. 그래서 같은 신앙고백을 하고, 같은 주기도문을 외우며, 같은 성경과 찬송가를 부르면서 한국교회가 분열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리고 혈전을 벌일 이유도 없다. 한국교회는 이웃교회와 교단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화합과 일치를 향한 행진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장로교단만 가는 곳이 아니다. 그렇다고 감리교단만 가는 곳도 아니다. 하나님나라는 한국교회 전체가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역사의 현장’, 예수님의 ‘삶의 현장’서 하나님나라운동을 벌이면서, 이웃들과 함께 가야하는 곳이다. 또한 하나님나라는 남한 민족만 가는 곳도 아니다. 북한 민족도 함께 가야 하는 곳이다. 아니 230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민족과 세계민족이 함께 가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는 자본주의적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길들여져 개인주의적이며, 집단이기주의적이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나라는 개별적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콜럼버스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하나님이 승리하실 것이다. 그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백성들의 우상들을 비로 쓸어버리고, 그들이 처한 곳에서 하나님을 경배하게 할 것이다”이란 기도문에 희망을 걸고 신대륙으로 향해 항해했다.

그러나 이 희망은 500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평가해 보면, 하나님이 승리하신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가 승리한 것이다. 경배하는 것도 하나님이 아니라, 다우존스 주가지수이다. 찬양과 존귀의 대상도 하나님이 아니라, 사회주의나, 회교국가에서도 좋아하는 미국의 달러이며, 그것은 자본주의 보편문명이 되었다. 신을 호화로운 교회당에 가두고, 하나님을 마술봉으로 악용하는 한국개신교회의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런 상황에 놓인 한국개신교회가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서로 돌아가 성서의 경제사상인 나눔과 섬김의 선교을 새롭게 정립하고, 실천해야 한다. 사실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남반구 80%의 인구는 자본주의적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자본주의적 보편문명의 실체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예수님은 1천년동안 강대국들의 침략을 받아 자신들의 삶을 파괴당했던 유대인, 소외된 자, 가난한 자, 떠돌이들의 인간다운 삶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질서의 실현을 위해서 하나님나라운동을 선포하셨고, 행동하셨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한가운데 있다”고 했다. 이것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대안적인 것이었다. 그것은 현실적인 것이었다. 즉 하나님나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 이 세계 안에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믿음을 통해서 천상의 삶을 고백해야 한다. 예수님은 하나님나라가 유대 땅에서 시작되어 세계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을 전망했다. 그리고 하나님나라가 “오늘 성취되었다”고 선포하셨다.

예수님의 새로운 사회질서와 경제질서는 한마디로 ‘나눔’과 ‘섬김’, 그리고 사랑과 평화였다. 성경은 이것을 분명히 함으로서 부자와 가난한 자가 함께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라고 교훈하고 있다. “이방인의 통치자들은 백성 위에 군림하고 고관들은 권세를 부리는 것을 여러분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사이에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누구든지 크게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여러분의 종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여러분의 노예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많은 사람을 위해 자기 생명을 속전으로 주려고 온 것입니다.”(공동번역 마 20:24-28)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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