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중 곤 목사

몇 년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한국교회 신뢰도를 조사한 일이 있다. 조사결과, 교인 중 50%이상이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대답해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것은 오늘 한국교회가 130년의 역사 속에서 최대 위기에 놓였다는 것을 반증한다. 예수 그리스도인의 지체인 교회는 하나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의 교회공동체를 형제자매라고 부른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는 각자가 믿는 예수님이 다른 것 같아 안타깝다.

분명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모든 지체는 한 몸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서로 갈라져서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며, 신앙생활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데 오늘 한국교회는 예수님을 교리화시키고, 성직자들에 의해서 교회가 타락하면서, 교인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욕망의 바벨’에 길들여진 결과이다. 한국교회 어디에서도 하나 된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이제 한국교회는 목회자의 성향에 따라 믿는 예수님이 다르다. 한마디로 한국교회 안에는 진보적인 교인들의 예수, 보수적인 교인들의 예수, 정의로운 사람들의 예수, 불의한 사람들의 예수, 부자들의 예수, 가난한 사람들의 예수, 부자교회의 예수, 가난한 교회의 예수 등 다른 예수가 존재한다.

이렇게 한국교회 안에서 여러 예수가 존재하면서, 끼리끼리 당파를 만들고, 교회는 분열과 갈등의 중심이 되어 버렸다. 이같은 모습은 <기독교한국신문>이 연재로 계속해서 지적해 왔듯이, 개 교회에서도 연합단체와 마찬가지로 돈과 권력에 길들여져 갈등의 늪은 깊어만 간다. 이제 한국교회는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다.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한국교회에 의해 두 번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다 보니 한국교회는 교파주의인 집단이기주의가 만연되어 있다. 기독교 단체들이 곳곳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대한민국의 기독교 메카라고 불리던 종로5가는, 정치적인 목회자와 교권주의자들에 의해서 분열과 갈등의 본산이 되어버린지 이미 오래다.

그럼에도 분열은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교권주의자들의 만행은 도를 넘었다. 정치꾼들 간에 ‘정의’라는 이름아래 고소고발사건이 끊이지를 않고 있다. 그것은 7년 동안 고소고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일부 교인들은 종로5가를 무대로 삼아 분쟁을 조장하는 목회자들을 향해 회개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그것은 피도, 눈물도, 사랑도, 이해도, 용서도 없는 교회지도자, 아니 교회 정치꾼들의 마각이 그대로 들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에서 승복할 줄 모르는 정치꾼들의 형태는 한국교회의 연합정신을 실종시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연합기관 기관장을 선출하는데 과열을 부추기는 정치꾼들이 종로5가로 몰려들어 돈 선거를 부추기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을 비롯한 개혁측, 합동측, 대신측, 고신측, 합신측, 백석측,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8개 장로교단이 모여서 탄생시킨 한국장로교총연합회만 보더라도 그렇다. 처음 동연합회는 연합정신을 살려 8개 교단이 돌아가며, 회장을 맡았다. 하지만 동연합회도 무질서하게 장로교단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대표회장선거가 과열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대표회장을 경합시켜 한 몫을 챙기겠다는 정치꾼들이 등장한 것이다.

처음 동연합회 조직에 직접 참여한 교단들은, 대표회장 선거를 과열시키는 정치꾼과, 돈 많은 목사가 대표회장에 선출되면서, 2선으로로 물러나고, 여기에 염증을 느낀 교단은 동연합회 대표회장 선거에 불참하고 있다. 또한 돈과 권력에 길들여진 정치꾼들은 검증 없이 회원을 영입하는 일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의 장로교단을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좋게 평가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정치적인 술수가 밑바탕에 짙게 깔려 있다는데 서글프다.

예장 합동총신 총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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