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명 환 목사

부부란 슬픔과 고통, 그리고 기쁨을 함께 나누며, 즐거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부부는 촌수가 없다. 한 몸이다. 부부 중 한사람이 아프면, 그 아픔은 부부가 함께 느낀다. 하나님이 그렇게 인간을 창조하셨다.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시고, 들짐승과 가축을 만들고 아담에게 이름을 지어주도록 했다. 그런데 동물과 짐승에게서 아담의 짝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하나님은 아담이 잠든 사이 갈비뼈를 빼내 숨을 불어 넣어 하와를 만드셨다.

아담이 하와를 보자 즐거워하며, 내 짝중에 짝이로구나 하며, 기뻐했다. 아담의 갈비뼈로 하와를 창조했다는 것은 여자와 남자가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남자와 여자는 한 몸을 이루며, 평등하다는 것을 창조 때 이미 부여했다. 그리고 어려운 일이 닥치면, 함께 나누어지고 헤쳐 나가야 한다. 원시시대부터 어머니는 길쌈해서 가족들에게 옷을 입혔고, 아버지는 농사를 지어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그리고 나무를 해서 가족들이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어느 평범한 직장에서 맞벌이하는 부부가 있었다. 부부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살고 있었다. 그래서 주변에서 이 부부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하지만 정작 이 부부는 주변 친구들의 가정을 더 부러워했다. 결혼한 지 10년, 그동안 십 수차례의 인공수정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한 난임 부부였다. 병원에서는 두 사람에게 신체적인 결함은 없다고 했다. 건강하다는 말에 오히려 더 속이 터진 부부였다.

요즘 TV에서 부모들이 자녀를 학대하는 뉴스를 볼 때마다 이 부부는 슬프고 참을 수가 없다. 화를 낸다. 저렇게 이쁜 아이가 우리 집에서 태어났다면, 정말 사랑받고 행복하게 자랐을 텐데ᆢ이들 부부의 나이가 40대 중반에 들어섰다. 이제 슬슬 포기라는 단어가 나오고 있었다. 입양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할지 매일같이 고민을 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이나, 남편 손을 잡고 가는 임산부의 모습을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을 남편은 너무나 가슴 아팠다.

남편은 아내에게 어떤 말을 전해야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는지 난감했다. 때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더욱더 어두운 곳에서 그저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고만 있는 아내가 너무 불쌍했다. 이러한 부부가 있는가 하면, 하나님이 주신 선물, 어른 아이들을 죽임에 이르게 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것은 인간을 사랑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세상을 편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이다. 아무렇게나 사는 사람이다.

그렇다. 세상의 모든 것이 쉽고 편안한 환경에서는 강한 인간이 절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서로의 고통의 경험을 통해서만 강한 영혼이 탄생한다. 통찰력도 생기고, 일에 대한 영감도 떠오르며, 마침내 성공할 수 있다. 그것은 나를 개방해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상대방이 겪는 고통을 함께 나눌 때 비로소 가능하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런 것이다.

하니님의 백성들은 주변에 이런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이웃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소망을 주어야 한다. 그것은 기도가 될 수도 있고, 따뜻한 말 한마디 일 수도 있다.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와 함께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로 꼽히는 소포클레스는 "낱말 하나가 삶의 모든 무게와 고통에서 우리를 해방시킨다. 그 낱말은 바로 사랑이다"고 했다. 무거운 고통, 삶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사랑이다. 사랑만이 나를 개방해 상대방을 받아드릴 수 있다. 사랑이 있는 곳에는 미움이 없다. 다툼도 없다. 미래에 대한 소망과 희망만 있다. 가정이 행복하고, 가족공동체가 행복하고, 평화가 흘러 넘친다. 그래서 하나님은 부부를 특별하게 창조하셨다. 그것도 여자를 남자 가슴의 갈비뼈를 뽑아 창조하신 것이다.

인천 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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